식물일기 -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자라는 식물과 아이 키우기
권영경 지음 / 지금이책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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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일기
적당히 거리를 둔 만큼 자라는 식물과 아이 키우기

땅 위의 모든 것, 정말이지 모든 것을 제거해도 멀쩡한 뿌리 하나만 있으면 대부분의 식물들은 비웃듯 다시 자라난다. 그리고 그런 화생은 한 번에 그치지 않는다. 두 번에 그치지도 않는다.
-호프 자런, <랩 걸>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작은 것들에 느껴지는 소소한 감정들을 수집한다. 쉽게 감동하고 작은 일에 기꺼이 행복해 하는 삶의 태도가 코로나로 지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그리고 이 반복된 학습이 그 어떤 백신이나 치료제보다 훨씬 효과적일지도 모른다. 행복은 우연이 아니라 습관이라는 말고 함께 이 책을 시작한다.

싱어게인에서 이승윤 가수가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나는 에세이를 보면서 이것을 인용한 작가를 종종 봤다. 이 책에서도 화제가 되었던 말을 사용하며 이렇게 덧붙인다. 자신은 식물을 키우는 사람과 식물을 키우지 않는 사람들의 경계에 있다고, 함국인이지만 한국에 살고 있지 않은 사람들의 경계에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저자는 알고 있다. 작은 식물들이 인간과 자연 사이를 느리지만 확실하게 연결해 주고 있는 것처럼 앞으로도 쭉 글을 쓰고, 식물을 키우며 이쪽에서 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으로 있을 것이라고 한다.

식물을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식물 하나 키우는 데 뭐 이리 복잡하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저자와 함께 이 집을 푸르게 물들이는 이 고마운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잘 지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일은 삶을 좀 더 생기있기 만든다고 한다. 식물들 얼굴 한 번 살펴주기만 해도 이미 반은 했다는 것이다.

한 두 개의 식물이어도 좋다. 그러니 지금 당장 자연과 연결되는 시간을 만들자고 조언한다. 그들을 살피며 표정을 읽어내는 것, 그것이 연결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연결 스위치가 탁! 켜지는 순간 당신은 알게 될 것이다. 식물을 살피고 돌보는 일이 결국은 나를 돌보는 일임을.

이 책에는 편집장의 말이 맨 마지막에 담겨 있다. 언젠가부터 저자는 인스타그램에 식물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편집자적 감각으로, 또 다른 에세이 저자의 질투심을 담아 편집자는 이 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고 싶었다고 한다. 편집자와 저자의 인연도 잠시 들여다볼 수 있었다.

식물을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이 책을 본다면 집에 키우고 있는 식물을 살펴보고 보살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될 것이다. 아니면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초보자용 식물, 즉 거의 죽지 않는 식물을 사러 갈지도 모르겠다. 모두의 식물 라이프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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