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의 문법 (2023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김용익.이창곤.김태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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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법
부유한 나라의 가난한 정부, 가난한 국민

서문_대전환기, 사회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하여
1부 다시, 국가의 역할을 묻는다
2부 ‘한국형 복지국가’ 설계를 위해 넘어야 할 3대 난제
3부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지 못한 2가지 이유
4부 ‘한국형 복지국가’로의 대전환을 위한 3대 로드맵

사회 정치에 대한 내용이다. 읽다 보면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차례에서도 보이는 것과 같이 '한국형 복지국가'이다. 한국이 복지국가가 되지 못한 이유와 그렇거 전환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에 중점을 맞춰 이야기한다. 저자는 지금의 사회정책이 변화해야 한다며 냉정하게 말한다. 그것은 독자들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여기서는 한 걸음 더 깊게 나아간다. 지금 바꾸지 않으면 점점 사회라는 것도 악순환이 되기 마련이다.

그것의 예 중 하나는 소득 불평등이다. 불평등이 악화할수록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비용도 더 들어가고, 사회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더 증가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것은 정치와 경제에 부담을 준다. 복지정책이 복지와 인권만을 위한 정책이 아니라 경제를 위한 정책인 이유다. 그렇지만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한국의 정책 입안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복지정책은 복지정책’이고, ‘경제정책은 경제정책’이라는 고정된 관점에 사로잡혀 있다. 복지정책은 경제의 바탕을 만들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경제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저자는 복지정책이야말로 인적 자본을 축적하는 정책이고,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정책이라고 하며, 현대사회에서 복지정책의 경제정책적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는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할 수가 없다고 시사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가 앞으로 만들어가야 할 나라의 모습을 사회정책을 중심으로 그려보고 그를 구현하는 방안을 설명한다. 저자는 한국의 사회정책이 왜 지금의 낙후된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를 이 책을 통해 밝혀보고 싶었다고 했고, 사회정책의 지체에 대한 분노의 일종인 감정들을 최대한 많은 분과 나누고 싶다고 했다. 이쯤 되니 저자가 궁금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총 3인으로 대표저자만 소개해보자면, 김용익 서울대 의과대학 명예교수는 사회.복지정책에서 이론과 현장성을 두루 갖춘 독보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민사회, 정부, 정당 등 다양한 위치에서 김대중 정부부터 문재인 정부에 이르는 시대의 한복판을 몸소 겪으며 관통하는 동안, 사회정책의 개혁이 자꾸 지체되는 현실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껴서 이 책을 쓰게 된 것이다.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또한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가 저출산, 고령화다. 그것의 심각성부터 문제 원인과 해결책까지, 그래프.도표와 같은 시각자료를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중학교 3학년 기술가정 책에 다루고 있는 문제다. 비슷한 맥락이지만 책에서는 더 자세하고 깊게 제시하고 있다. 일단 20년 동안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대해 해소나 완화의 실마리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절대 정상적인 것이 아니다. 문제를 잘 분석해서 일관된 정책을 펴왔더라면 완전한 해결은 아닐지 몰라도 지금쯤 해결의 ‘실마리’는 잡았을 것이다. 이 세 가지 문제를 푸는 방향을 제대로 잡을 수만 있다면 한국 사회가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그 와중에 기업과 고용시장은 현재 한국에서 저출산을 일으키는 가장 핵심적인 문제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이 문제를 풀지 않고 영유아 돌봄 지원만 잘해주면 출산율이 올라갈까? 그렇지는 않음이 자명하다. 그렇다면 영유아 돌봄 지원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업과 고용시장이 성평등 하고 가족 친화적이고 소득분배가 좋은 상태라면 어떨까? 저자는 출산율은 올라갈 것이라 예상한다.

마지막으로 공공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이다. 재정 규모가 매우 작은 정부에 속하는 상황과 소극적인 국가 역할 모형을 고려하더라도 정부가 재정 배분에 있어 조금만 방향을 바꾼다면 사회서비스 분야의 확충과 이를 통한 공공 일자리 창출은 충분히 가능하기에 그것도 기대해본다.

덧. 읽다 보면 '지니계수'가 잠시 등장한다. 모를 수도 있는 용어기에 설명을 남겨본다. 대표적인 소득분배지표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지표는 빈부격차와 계층간 소득의 불균형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소득이 어느 정도 균등하게 분배되는지를 알려준다. 값이 ‘0’(완전평등)에 가까울수록 평등하고 ‘1’(완전불평등)에 근접할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지니계수를 통해 국가간 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간의 소득 분배를 비교할 수 있고, 국가 내에서 시간에 따른 소득 분배의 변화상을 파악하여 소득 불평등 정도의 변화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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