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는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 - 한국어린이교육문화연구원 으뜸책 ㅣ 피카 그림책 34
그레구아르 라포르세 지음, 샤를로트 파랑 그림, 김경희 옮김 / FIKAJUNIOR(피카주니어) / 2026년 5월
평점 :
그레구아르 라포르세 작가님의, '나는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음을 단단하게 채워 주는 그림책
-두려움을 호기심으로 바꾸는 성장 이야기
-아이와 함께 읽고 싶은 치유 그림책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문득 이런 순간이 있습니다.
“왜 이렇게 스스로를 힘들게 하지?”
“괜찮은데도 왜 자꾸 불안해할까?”
그럴 때 떠오르는 그림책이 바로 그레구아르 라포르세 작가의 '나는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입니다.
제목부터 왠지 단단하고 고집스러운 마음이 느껴졌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그 갑옷이 사실은 ‘두려움’과 ‘불안’으로 만들어진 마음의 갑옷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주인공 마일로는 대대로 기사 집안에서 태어난 아이입니다.
좋은 기사가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언제나 갑옷을 입고 살아갑니다. 먹을 때도, 잘 때도, 집안일을 할 때조차 갑옷을 벗지 않지요.
혹시라도 실수할까 봐, 완벽하지 못할까 봐 늘 긴장한 채 살아가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사실 마일로가 그렇게 두려워하는 ‘용’은 오랫동안 나타난 적조차 없었다는 점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걱정하며 스스로를 옥죄는 모습이 우리 아이들과도 참 닮아 있었습니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친구들이 싫어하면?”
“못하면 창피한데…”
아이들의 마음속에도 저마다 작은 용 한 마리씩은 살고 있는 건 아닐까요.

그러던 어느 날, 폭우 속에서 마일로의 갑옷이 녹슬어 버립니다.
자신을 지켜 주던 갑옷이 오히려 움직이지 못하게 만드는 감옥이 되어 버린 것이죠.
그리고 그 순간, 마일로는 용기를 내어 처음으로 갑옷을 벗습니다.
이 장면이 참 뭉클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
두려움을 말해도 괜찮다는 것.
있는 그대로의 나여도 충분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마일로가 조금씩 깨닫는 과정이 따뜻하게 다가왔습니다.

샤를로트 파랑의 그림도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파스텔톤의 부드러운 색감과 섬세한 곤충 세계 표현 덕분에 이야기가 더욱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갑옷을 벗은 뒤 햇살과 바람을 느끼는 장면에서는 마치 답답했던 마음까지 함께 풀리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나는 절대 갑옷을 벗지 않아'는 단순히 기사 이야기나 성장 이야기를 넘어, 아이들의 불안과 완벽주의를 다정하게 안아 주는 그림책입니다.
새로운 환경이 낯선 아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아이,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아이와 함께 읽어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엇보다 책을 덮고 나서 꼭 아이에게 말해 주고 싶어졌습니다.
“완벽해서 사랑받는 게 아니야.
그냥 너라서 충분히 소중해.”
우리 아이도 언젠가 마음의 갑옷을 벗고, 자기답게 웃으며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게 만드는 따뜻한 그림책이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