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사람과 사물들 1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비타민 외 지음 / 푸른약국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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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편 다 색다른 재미가 있는 소설이어서 좋았어요.


따뜻한 색감의 표지처럼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이야기들이어서 겨우내 아껴 여러 번 읽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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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사람과 사물들 1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비타민 외 지음 / 푸른약국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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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재밌게 읽었습니다. 후루룩 쉴새없이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단편도 있고 깊게 생각하게 되는 단편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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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의 냄새
박윤선 지음 / 창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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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만화의 첫 회가 연재되었던 잡지는 다음호를 펴내지 못하고 사라졌고 2년 후 작가의 거주지인 프랑스에서 출간되었다. 한국에서 출간되기까지는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2019년은 모든 것이 변해버렸지만 작가의 어린시절 이야기 토막들은 잘 연결되어있다.

책의 첫 장면은 이렇게 시작한다. 

 

그해 나는 국민학교 이학년이었다.

 

국민학교 2학년인 민선은 뭐든지 잘하는 언니를 따라 가기 싫은 수영장을 억지로 다닌다. 증권으로 부동산으로 늘 바쁜 어머니가 똑똑해보여서 좋았지만 그게 늘 좋은 건 아니다. 엄마는 공부도 잘하고 수영을 잘하는 언니의 뒷바라지를 하느라 바쁘고 민선은 학원 근처에서 매일 김밥 한줄을 사먹는다. 비가 올 때도 학교에 데리러 오지 않아 비를 맞으며 늘 혼자 들어가야했다.


학교에서 2학년 담임은 예쁘다는 이유로 희영을 계속 칭찬한다. 거기서 민선은 이상함을 느낀다. 지금 생각하면 희영이 부모가 담임에게 돈을 준 게 아닐까 싶지만 아이들은 권력 구조에 따라 칭찬 받는 희영이를 추종하게 된다. 희영은 곧 인기인이 된다.


운동장에서 피구를 할 때도 아이는 생각한다. 

 

나는 아이들이 왜 피구를 좋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모두 다 죽거나 다 죽여야만 끝나는데. 이게 재밌나?

 

그런 나날들이 반복되고 민선은 갑자기 누군가를 곤경에 빠트리고 싶다고 생각한다. 정확히 말하면 어른들. 아줌마들.

 

'나쁜 것도 좋은 것도 그저 옷만 갈아입을 뿐.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다니며, 어찌나 끈질기게 살아남는지.'

 

아이의 시선으로 어른의 세계를 말하는 것은 무섭도록 정확하게 느껴졌다.

언젠가부터 창비의 만화책은 믿고 보는 것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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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 힘든 말
마스다 미리 지음, 이영미 옮김 / 애니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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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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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불안의 정서는 주인공 서원의 아빠 현수에게서 크게 두드러진다. 최현수는 살인을 저질렀다. 이 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가장 막중하다. 사고로 일어난 이 살인은 현수가 세령호에서 살게 된 그 몇 주의 시간동안 그를 극한에 달하게 한다. 매일 밤 자신이 죽인 세령이의 목소리를 듣고 맨발로 바깥으로 나가 엉망진창이 되고 그 와중에도 서원이의 나이키 운동화를 지키려는 모습은 연민을 크게 불러일으킨다. 이는 살인으로 비롯되었지만 근본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입을 닫기로 한 현수의 선택에서도 비롯된다.

 

현수의 불안은 서원에 대한 집착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 서원에 대한 집착에서 더 나아가 더 이상 아들에게 좋은 아빠, 좋은 가정을 만들어 줄 수 없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몇 주 간 그를 불안의 극한으로 이끈다. 즉 자신이 가진 모든 것, 현수를 잃을 것이란 불안감이 그를 엄습한다.

 

이러한 불안감은 작품 전반에 매개체인 오영제를 통해서 더 증폭된다. 오영제를 통한 대립관계의 형성은 상당한 긴장감을 이끌어 낸다. 매개체 오영제를 살펴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불안의 정점을 보여주는 최현수와 달리 오영제는 불안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인간이다. 이들 둘을 대비시킴으로써 현수의 심리상태를 더욱 극한으로 몰아넣는 것을 볼 수 있다. 현수의 불안을 극대화시키는 장치로서 치과의사가 쌓아올리는 구조물은 압도적이기 까지 하다. 그는 현수의 불안이 어디서 오는 지 이미 정확하게 파악하여 서원을 미끼로 삼아 굴리려고 한다. 그 계획은 무려 7년이나 계속된다.

 

이러한 소설의 불안의 정서를 더욱 돕는 것은 배경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다. 적막한 세령호의 구체적인 모습과 시체가 떨어지는 소리까지도 생생하게 표현한 점은 등장인물들을 둘러싼 어둠 속의 불안을 잘 표현하고 있다.

 

또 하나의 불안은 최현수가 어릴 적 아버지 최상사로부터 겪은 트라우마로 인한 것이다. 이는 부지불식간에 가상의 존재 '용팔이'가 나타나게 하여 야구 유망주이던 자신을 망가뜨려 놓는다. 실체적인 위험이 없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지속적인 불안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는 앞서 말했던 살인 후에 겪게 되는 불안과는 종류가 다른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불안, 최현수의 불안을 통해서 독자의 불안을 일으키고 이러한 감정을 통해 장르소설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매우 강한 흡인력을 보여줬다. 또한 이 과정을 통해서 결말 부분의 매듭풀기가 카타르시스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하여 심판 대신 침묵을 선택함으로써 얻게 되는 불안, 만약 발각되었을 때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는 불안, 오영제를 마주했을 때 본능적으로 보여지는 불안, 이 모든 최현수를 둘러 싼 불안은 상실로 빚어지는 불안이라고 생각이 된다.

 

혹자는 불안은 인간이 발전하게 되는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살인을 통해 평범한 인간이 겪게 되는 극한 카오스의 불안은 사람을 한계점까지 몰아내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들 뿐인 것으로 보인다.

 

불안은 위험하고 위협적인 상황에서 느끼는 적응적인 정서반응이라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인상 깊은 장면은 한가지로 단정 짓기보다는 여러 가지로 찾아 볼 수 있다. 최현수와 오영제가 최현수의 경비실, 혹은 댐에서 마주하는 장면 장면마다 극한의 불안감이 조성된다. 오영제를 마주할 때마다 보이는 최현수의 반응에서 불안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데, 이러한 불안은 극의 끝까지 극복되지는 못한다.

 

그러나 결국 최현수는 아들 서원을 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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