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과 소설가 - 대충 쓴 척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
최민석 지음 / 비채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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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과 소설가. 이 책을 고른 건 다소 충동적인 선택이었다. 이전 활동에는 벽돌책으로 명성이 어마어마한 유발 하라리의 위세에 기가 죽어서 다른 책을 선택할 엄두를 못 냈는데, 이번 신간들은 유발 하라리 책보다는 가볍다 싶어서 더 읽을 여력이 있겠다 싶어 김영사 홈페이지를 뒤적이던 중에 표지가 예뻐서 끌렸다. 물론, 인생의 긴 여정 중에서 언젠가는 책을 내고 싶은 꿈도 한몫 했다. 하..그래, 솔직히 말하면, 요새 내가 고민이 많다. 진로, 다이어트, 인간관계 등. 마침 비도 오고 그래서 학교 가는 길에 살짝 들고 갔다. 그런데 출판사는 김영사가 아니라 비채여서 살짝 당황했다. 찾아보니 김영사의 브랜드 중 하나라고 한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9월의 어느 날(아마도 저번주), 버스에서 읽은 이 「고민과 소설가」는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떠나지 않았는데, 일단 부제부터가 재미있다: 대충 쓴 척 했지만 실은 정성껏 한 답이라니, 참 솔직한 분이네! 라며 책장을 넘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읽기 전에는 좀 젊은 분이 쓴 책인 줄 알았는데, 웬걸, 솔찬히 자신 분이셨다. 그래도 사십대면 소설가 중에서는 젊은 축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하도 맛깔나게 써서, 어떤 사람이지? 라는 궁금증이 생겨서 찾아봤다.
최민석 소설가는, 2010년 단편소설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로 창비 신인소설상을 받으며 문단에 데뷔했다고 한다. 출간작으로는 소설집 「시티투어버스를 탈취하라」,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장편소설 「능력자」, 「쿨한 여자」, 에세이집 「꽈배기의 멋」, 「꽈배기의 맛」 등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솔직히 다른 작품들은 작가님이 책에서 거의 다(...) 나온다! 막 눈살 찌푸려지게 홍보하는 게 아니라, 센스있게 홍보하셔서 그런지 읽을 때마다 피식, 하게 된다.

다시 「고민과 소설가」로 돌아와서 말하자면, 이 책은 대학생들의 고민을 받아 답한 칼럼을 모아서 출간한 것인데, 내가 대학생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와, 이 고민이 나만 하던 것은 아니었네!'라는 질문들이 왕왕(꽤 많이) 있었다.  책은 크게 4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1장 자아, 2장 사랑, 3장 관계, 4장 미래로 되어 있다. 그 중 내가 흥미롭게 읽은 부분은 3장과 4장이다. 작게는 '머리가 너무 커서 고민이에요',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죠?'부터 크게는 '마음의 소리, 현실과의 타협. 어느 쪽을 선택해야 좋을까요?', '다 잘하고 싶어요.', '가벼운 인간관계가 적응이 안 돼요'까지. 작가님은 어떤 글에서는 정말 고민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훌훌 털어주시지만, 어떤 글에서는 뼈를 때리는(...) 충고를 하신다.(네, 제가 바로 뼈 맞고 드러누운 사람입니다.)


고민이 많은 당신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 책이 싫은 당신이어도, 가볍게 읽을만한 책. 최민석 소설가의 고민과 에세이, 사부작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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