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믿고 보는 자상한시간에서 또 한 권의 책이 탄생했다. 10년 차 베테랑 편의점 언니의 치밀어 오르는 이야기 [다정함은 덤이에요] 제목만 들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느낌이다. 봉부아 작가님은 세븐일레븐에서 삼 년, 씨유에서 사 년, 지금은 지에스25에서 사 년 넘게 일하고 계신 베테랑 편의점 언니다. 봉천동에 살면서 일하셨다고 하니 나도 봉천동에 거주하던 시절에 한번쯤은 마주치지 않았을까 하는 친근한 마음이 든다. 책 안에는 잔잔한 편의점의 일상과 그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소소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영화나 드라마 같이 스펙터클한 전개는 아니지만 우리네 삶의 진짜 스토리들이 때로는 가슴을 뭉클하게하며 눈물 짓고, 장면을 상상하며 슬며시 미소짓게 만든다. 책을 덮을 때 쯤에는 이것이 인생이구나 하는 생각마저 든다. 편의점이라는 공간에서 만나는 다양한 삶의 모습에는 탄생과 죽음, 기쁨과 슬픔, 벅참과 아쉬움 등의 여러가지 감정이 담겨 있다. 모든 삶이 그렇치 않을까? 각자가 머무르는 공간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경험하는 삶의 모습은 비슷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책을 통해 진하게 해보았다. 그리고 이런 삶에서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삶과 함께 살아가며 때로는 함께 울고, 함께 웃으며 의지해가면서 가는 길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왠지 오늘 편의점에 들어가면 봉부아 언니가 계산대에 서 있을 것 같다. 따뜻한 눈으로 내가 무엇을 사는지 바라봐주고 슬쩍 한마디 얻어주지는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이렇게 따뜻한 책은 오랜만이라 푹 젖어서 읽었던 좋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