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의 예정 - 불확실성 시대에 믿음의 거인들이 붙든 항구적인 확실성 세움클래식 9
한병수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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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의 묵직함과 한교수님의 깊이를 미루어짐작해보니 이 책이 반가우면서도 선뜻 펼치기가 어려웠다. 먼저 마음의 준비를 하고 심호흡을 몇번 하고서야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사유의 대립은 대체로 논리가 아니라 전제의 싸움이다.' (16쪽)

첫 챕터, 두번 째 문장에서 벌써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몇 번이나 이 문장을 곱씹어보았다. 아! 너무 많은 것들을 시사해주는 문장이다. 그리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내용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예정이라는 주제에서도 많은 사유가 대립하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전제가 달라서 일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사유를 위해 가지고 있는 전제들을 내려놓고 책의 논리를 따라가 보기로 하였다. 거인들이라 불리는 이 사람들은 예정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고 있을까?

거인들을 만나며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이들이 하나님의 절대성을 철저하게 인정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기쁘신 뜻이 예정의 유일한 원인으로 내세우고 있다. 또한 단순한 인간의 호기심으로 출발하지 않고, 계시 의존적인 사색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점도 눈에 띄었다. 예정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방법이 아닌 애쓰고 노력해야 하는 계시의존적 사색! 어렵지만 거인들처럼 교회의 성도라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소개된 사람들이 예정을 이해하는 방식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고 특징들도 있지만 하나님 주권의 절대성, 계시의존적인 방식 추구라는 태도가 더 많이 와닿았다.

책을 읽으며 또 놀랐던 지점은 한병수 교수님의 원어 해석 능력이었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원문을 중심으로 논의하는 모습이 더 신뢰감이 느껴지게 했다. 역사를 공부해서 그런지 1차 사료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2차 사료보다 1차 사료에 접근하는 것은 어렵지만 더 확실한 방법이다. 저자는 성경을 원어로 번역해줄 뿐만 아니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도 초기 한국어 번역을 사용한 것에 감탄이 흘러나왔다. 이점 때문에 더욱 설득력있고, 내용이 힘있게 느껴졌다.

사실 한 번 읽어서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것 같다. 여러번, 그것도 천천히 곱씹어야 할 부분들이 참 많은 책이다. 다시 심호흡을 하고 들어가보면 어떨까? 함께 읽는 동지들이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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