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사람과 종교에 관해 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거나 불편한 것이다. 처음 만난 책이 대놓고 '하나님은 존재합니다'라고 제목으로 말했으니 누군가는 책을 열지 않거나 불편하게 생각할 수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한번만 딱 표지를 열고 들어가는 말을 읽어보자. 읽는 독자를 전혀 불편하게 만들지 않고 정중하게 겸손하고 예의바른 태도로 우리를 초대한다. 나는 이점이 제일 놀라웠다. '친절하고 겸손한, 예의바른 태도, 강요하지 않음' 신에 관한 탐구 혹은 변증이라고 하면 자신의 생각을 주입하려고 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면 무시하고 격렬해지기 마련인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너무나 따뜻하게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것을 바란다. "신은 존재하나요?" "무는 무엇일까요?""무에서 유가 아무런 원인도 없이 나타날 수 있을까요?""유가 나타나도록 원인을 제공한 존재가 있을까요?" 강요가 아닌 선택할 수 있는 질문들이 쏟아진다. 그래서 질문에 대한 내 안의 답을 대답하며 읽게되면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늦어진다. 저자에게 반문하고 싶은 내용도 적어가면 더욱 늦어질 수도 있다. 결코 빨리 읽어지는 책은 아니다. 그렇게 읽어서도 안될 책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장점 하나가 여기서 또 나온다.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다. 평소에 생각하기 싫거나 귀찮아서 하지 않았던 질문들을 마음껏 주고 받으며 머리가 빡빡하게 굴러가는 느낌과 함께 지적 성장이 일어난다. 영상과 음악 등 생각하지 않고도 접할 수 있는 수많은 미디어의 노출에서 잠시 벗어나 오랜만에 지적향유를 누린다. 읽기에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깊은 뿌듯함이 밀려왔다. 참 좋은 책이라 많은 분들이 읽기에 도전해보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