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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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lbutkid_book

#나의괴짜친구에게
#고정순작가
#아름다운그림책

아, 예쁘다.
그림들을 한참 보았다.

유명세를 얻는다는것은 어떤것일까 생각해본다. 돈과 명예를 얻는 것이니 감당해야 한다고 보는게 맞는 것일지. 이목을 끄는 유명인들을 보면 안타깝다는 생각이 간혹 들곤 했는데 고정순 작가는 이 책에서 유명인의 외로움에 대해 그렸다. 그림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물감속에 고독이 느껴진다. 물감이 흐려지면 마음도 흐려져 사라질것 같다. 뒷 모습이 더 측은해 보인다.
더 유명해질수록 기대를 받을수록 글렌굴드는 외로웠을 것이다. 자유가 없었겠지?
마음이 쫓기는 자의 안타까움을 작가는 잘 그려냈다. 두툼한 겨울옷 속으로 장갑 속으로 숨어버린 달팽이 같은 글렌 굴드의 두려움이 그림책 전체에 느껴진다. 세계에서 자유롭고 싶었던 마음과 안정을 찾기 위해 고집했던 의자에 대한 예술가의 안타까운 애정이 그려져 있다

고정순작가의 마음 또한 같은 마음일까. 점점 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찬사를 받을수록 더 고독하다고 느끼는걸까. 생각하니 슬퍼지네...
이 세상의 모든 쫓기는 자의 마음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책이다.
외로움을 이미지화 한다면 적당한 책.
아름답고 쓸쓸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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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 MBTI 테마소설집 1
정대건 외 지음 / 읻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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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를 열심히 배우러 다닐 때는 미처 몰랐다. 이렇게 대유행이 될거라고는. 이럴줄 알았으면 더 공부하는건데. 이런 데서도 나는 내 특성이 드러났다. 끈기가 없다. 한때 잠깐 붐이라고 생각했는데 앞으로 별자리 혈액형 등등과 함께 사람을 나뉘는 기준이 될 것 같다. 물론MBTI가 별자리나 혈액형보다야 근거가 있겠지만. MBTI를 바탕으로 소설이 쓰여지다니 신기했다. 살짝 걱정했다. 재미없으면 어떡하지. 그런데 재미있다. 아주 많이. 좋아하는 작가님이 여러분 있다. 이유리 작가. 김화진작가. 이서수 작가 그리고 새로 알게된 서고운 작가까지.MBTI 의 특성을 어쩜 이리 잘 녹여냈는지. 특히 나랑  유형이 같은 이유리 작가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와 같았다. 니거 내 이야기잖아. 이거 난데. 


 현실 감각없는 대책없는 즉흥적인 사람. 그때가서 생각하는 사람 닥치면 해결하지뭐 내일 괴로운 일을 앞두고서라도 오늘 노을을 봐야하는 사람. 낯선사람이 낯선곳이 두렵지 않은 사람 상처받더라도 부딛히는 사람. 이런 특성들이 이렇게 등장인물에 녹아들다니. 

하지만 안좋은 점도 있다. 이거 너무 나같잖아.. 그래서 오는 약간의 찔림. 


 이서수 작가의 '알고싶은 마음' 또한 재미있는 표현들이 많았다. 특히 그 만조를 발견하고 생각을 뻗어가는 순간. 만조때문에 일어날 일들을 상상하는 순간. 누군가에게는 쓸데없는 상상이 본인에게 활력소가 되는 순간. 그렇게 상상의 나래를 펴다가 날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와 끝나지 않은 여운을 친구와 나누는 공감의 순간.  여태 소설을 읽으면서 이렇게  재미있게 웃었던 적이 있었나.이거 내가 하는 장난인데. 

나도 마음이 잘 맞는 친구와 이런 쓸데없는 대화를 상상하는데. 지구 어디엔가 우리랑 비슷한 사람이 있겠지 하면서 우리의 대화와 톤을 알아듣겠지 하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진지하게 설명하고 노는데. 온해와 은명이 나와 친구같아서 그들의 위기와 행복을 조마조마하고 유쾌하게 조였다 놓았다 하는 작가의 필력에 놀랐다.


서고운 작가의 '도도의 단추'는 한번도 안쉬고 읽혔다. 결혼정보회사에서 매칭을 하는 영지의 부모님은 이혼했고 영지는 이혼의 이유를 명쾌히 알지 못한다. 남자친구와는 고슴도치만 남기고 헤어졌다. 고슴도치라는게 가시가 있는 동물 아닌가. 왜 고슴도치일까. 그리고는 영지는 박물관에서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뾰족했던 고슴도치는 어떤 상처가 있기에 그런행동을 한건지. 타인에게 가시를 세우지만 사실은 나의 헛헛함을 채울길이 없어 끊임없이 무언가를 넣었던 또 다른 나를 보는것 같아서. 나는 이 소설이 가장 재미있고도 슬펐다. 

읽어보라는 말 밖에. 


#읻다

#MBTI가어떻게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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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가 자살시킨 자, 반 고흐 텍스투라
앙토냉 아르토 지음, 이진이 옮김 / 읻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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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한 광인이란 무엇일까요?

진정한 광인이란 인간의 영예라는 지고의 개념을 더럽힐바에야 기꺼이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의미에서 미치광이가 되는 편을 택한 사람입니다. 

                                                     P42 


 책을 펼치자 앞부분에 고흐의 위대한 그림들이 있다. '폴 고갱의 의자', '아를의 빈센트 침실' ,'별이 빛나는 밤'. 자화상, 카페테라스, 해바라기 등등  

위대하고 아름다운 그림들을 다시 한번 천천히 본다. 우리가 통상적으로 아는 귀를 자른 고흐의 광기가 묻어난 그림들. 이렇게 흐르는 광기가 있어야 이정도 깊은 그림을 그릴수 있나. 그 광기가 화폭으로 흘러야 이렇게 마음을 움직일수 있는 예술작품을 만들수 있나. 그렇게 생각해왔다. 

고흐의 자살을 사회가 자살시킨것이라고 보는 이 책을 보니 궁금했다. 사실 사회가 자살시킨것이라면 그게 더 슬플것 같아서 망설여지기도 했다. 살짝.


 반고흐는 평생 동안 묘한 기개와 결단력으로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 했다. 그는 그것에 이르지 못해 불안 속에서 광증의 일격 속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다. p45


광증의 일격속에서 자살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 위안이 되었다. 고흐가 자신의 자아를 찾으려 했다는 이 말들이 궁금증을 더했다. 얼마나 고독했을까. 그러니 고흐의 자살을 광증의 일격으로 더이상 보지 않았으면 한다. 나조차도. 고흐의 죽음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예술가의 죽음을 우리는 가볍게 여긴다. 저자의 말처럼 예술가의 자살이나 죽음을 광증의 일격으로만 봤다. 죽음에 이르기 전까지의 자아를 찾으려 했던 과정들은 무시되었다. 이 책은 다르다. 고흐의 자아를 찾는 과정에 대해 간과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고갱은 자고로 예술가라면 상징과 신화를 탐구하고 삶의 요소요소들을 신화로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반면 반 고흐는 삶의 가장 통속적인 요소들로부터 신화를 이끌어낼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p.53


 고갱과 고흐는 자주 붙어 다닌다. 하지만 둘은 좀 다르다. 예술관으로 볼때 나도 고흐쪽이 더 좋다. 삶의 가장 통속적임으로부터 끌어내는 것이 예술이라 생각한다. 현실의 힘이 세기 때문이다. 그것을 해석할줄 알았던 재능을 가진 고흐가 그래서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이야기에 동감했다. 그래서 고흐는 위대하니까. 

이 책을 읽으면 고흐의 그림이 다시 보인다. 흔하게 만날수 있는 그림이지만 이 책과 함께 다시 보니 흔하지 않은 그림들이다. 고전이 이래서 위대한가보다. 세월이 지나서도 다시 보이고 책과 함꼐 읽어도 다시 보인다. 고흐의 입장에서 자꾸 생각하게 된다. 테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고흐와 테오 외의 누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고흐의 그림들에 대해서도 그림이 주는 영감에 대해서도. 전보다 고흐의 그림들이 서글프다. 고흐의 고립감에 대해서 더 생각하다 보니 그림이 주는 영감이 또 다르다. 이 책이 나를 흔들었다. 


#사회가자살시킨자반고흐

#읻다

#앙토냉아르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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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냄새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9
김지연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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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본다. 너도 나도 그도 우리도 겪은 코로나 라는 시기가 과연 무엇이었을까. 웃기기도 어이없기도 한 그게, 그 시기가 과연 뭐였나. 병으로 죽은 사람도 물론 많았지만 코로나가 멈춘 세계속에서 죽은 사람도 많았다. 문을 닫은 가게에서 돈이 없는 사업체에서 만날사람이 없는 골방에서. 코로나는 그렇게 우리를 알 수 없는 방향으로 데려갔다. 나도 코로나를 겪으며 후각을 잃었었다. 음식냄새보다 꽃향기를 맡을 수 없다는 것이 더 슬펐다. 원초적인 것보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감각이 죽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더 내 삶의 가치가 떨어진 것 같았다. 후각이란 그렇다. 내 삶의 가치. 

냄새를 맡지 못하는 K는 고립된 것 같다. 후각을 잃고 나서야 차를 향으로 맡아온 것을 깨닫는다. 

바다의 냄새를 맡지 못하고 사람의 냄새를 맡지 못한다. 있는데 없다. 보이는데 보이지 않는것 같은 작은 하나. 

후에 돌아온 그의 후각은 악취를 맡기 시작한다. 실재 나지 않는 냄새를 맡는 이 현상은 무엇일까 생각해봤다. 코로나가 남긴 상처일까. 서로가 서로를 금긋고 전염의 덩어리라 오인하고 확진자를 마녀사냥하던 상처와 흉터들. 작가는 코로나가 지나간 곳의 남은 흉터와 딱지들을 악취로 표현했다 생각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웃기다. 우리는 이제 모두가 코로나를 겪었고 얼마나 아픈지 가늠했기에 공포의 코로나는 공포의 실체로서의 영향력은 없어졌다. 하지만 우리는 기억하고 그 기억은 죄책감도 동반한다. 우리가 그때 그런 짓도 했었지 하면서. 거기에 대한 죄책감인가. 우리는 뜯어보면 하나하나 타인을 향해 냄새꽤나 풍겼던 존재들이었다. 김지연 작가의 태초의 냄새는 나에게 죄책감의 책이다. 누가누구를 삿대질하고 비난했던 그 죄책감의 시절. 서로의 속좁음을 한없이 들춰내는 그런 소설이다. 부끄러워진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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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은유 지음 / 읻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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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순수한것을생각했다 

#은유

#읻다출판사 

#도서리뷰

#인터뷰산문

#서평도서

 

그가 시번역가를 인터뷰 했다

시..? 


  나는 그의 행보가 즐겁다.

글쓰기 책을 썼고 미등록 이주아동에 대한 글을 썼다. 

청년 노동자에 대한 글을 썼고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글을 썼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쓴다. 새로운 이야기를 갖고 나온다. 우리가 미처 찾지 못한 이야기들을 발굴하는 탐험가 같다. 어쩜 이렇게 우리가 알아야 할 세계로 잘 이끌까. 어쩜 이렇게 여러 색깔일까.


 작가는 한국 사람들이 시를 많이 읽는다고도 책에 썼다.

나도 물론 그런 시절이 있었다. 봉인되긴 했지만.

그 시절 나는 시를 줄줄 외웠다. 내 마음을 대신 표현해주는 싯구를 찾는 것이 즐거웠다. 시는 내 어두운 마음을, 내 부끄러운 마음을  낭만으로 운치로 포장해주는 대변자였다.  그러나 살면서 내 세상은 메타포가 필요 없게 됬다. 직설적이고 강하고 슬프고 거친 감정들을 그냥 쏟아내면 되는 세월을 살았기 때문이다. 시가 필요 없어 졌다. 


 지금 나에게 '시' 는 새삼스럽다. 어색하다. 

어색한 '시' 인 들의 이야기를 은유작가가 썼다. 6명의 시 번역가가 각자의 이야기를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 같다. 

시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한국의 시를 얼마나 알리고 싶어하는지 도전하고 싶어하는지 얼마나 꿈이 많은지.

두가지 혹은 여러 언어 사이에서 그들은 왜 힘든 번역의 길을 택했는지, 왜 어려운 시를 더 번역하고 싶어하는지.

왜 포기하지 않았는지...

 6명 이지만 열정과 용기에 있어서는 한 명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봉인이 살짝 풀리는 느낌으로 책상에 앉았다.

또 생각치 못한 세상으로 사람들을 끌고 나오는 은유작가, 그의 에너지원이 궁금하다.


덧,  이 책은 가름끈이 역대급으로 길다. 이것마저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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