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사라진 뒤에
조수경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수경 작가의 신작 '그들이 사라진 뒤에'

마음이 조금 불편해질 것을 각오하고 읽었다. 아동학대에 관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잠시 고민했었으나 내 마음 편하자고 피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읽기 시작했다.

티비뉴스로 접하는 아동학대는 매우 끔찍하다. 어떻게 부모가. 부모를 떠나서 어떻게 인간이.

우리는 타인이 혹은 사회가 약한자에게 강한 사람보다 강한자에게 강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만 우리는 약자를 알아보는 눈 또한 갖고 있다는것을 안다.

약자를 알아보았을 때 사람은 대개 돕기를 자처한다. 약자의 부탁 또한 쉽게 거절하지 못한다. 그러면 약자에게 강한 비열한 인간은 어떻게 된 것일까. 책에서는 비열한 인간 또한 그렇게 길러졌다고 설정했다.

아이에게 인간이하의 짓을 하는 남자 또한 제대로 사랑받고 존중받아본적 없는 사람이며 그를 길러준 선생을 짓밟은 자다. 그리고 남자 또한 아이로부터 똑같이 당할 수 밖에 없다.

악의 대물림, 화의 대물림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스쳤다.

삶의 스트레스를 제대로 해소해본적 없는 사람들, 건강하게 승화시키는 방법 또한 모르고 살아온 사람들.

대화나 위로의 방법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 이다.

예전 세대들은 제대로 해소하는 방법을 배워 보지 못했다. 저학력에 저임금에 지나친 노동에 그리고 그런 육체의 고통은 술 또는 폭력의 형태가 되어 가장 편한 가족에게 돌아갔다.

돈버느라 힘들었던 아버지의 폭력과 어머니의 악다구니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또는 정서적으로 겪은 폭력의 경험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성장하며 같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비슷하게 폭발하는 것이다.

작가가 말하는 선생과 남자와 아이에게 이어지는 폭력의 고리가 그렇고 어린 나이에 아기를 낳는 소녀 또한 정서적 학대를 당한 또 다른 아이다.

이 책에서는 아이들이 거래되는 곳을 설정하고 그 안에서 거래되거나 죽거나 상처받는 아이들을 표현한다.

그 곳에서 살아 남은 아이들은 제대로 성장 할 수 있을까. 타고난 눈치와 두뇌로 살아남은 아이 또한 앞으로 좋은 어른이 될수 있을까.

이 책에는 수많은 피해자들이 나온다.

부모에게 학대를 물려받은 어른과 그 어른의 학대를 피해 아이를 낳은 소녀나 소녀에게서 태어난 불쌍한 아이나 가정에서 계모의 학대로 피해당한 한나나 유나 요미 도우너 ..

어른의 세계속에서 아이들이 살아남기란 쉽지 않다. 늘 속고 이용만 당했으니까

그 아이들이 서로를 알아본다. 그리고 서로 돕는다.

아이들의 불안한 연대 또한 응원하기도 안타깝기도 했다. 나와 같은 처지의 사람을 알아보는 눈은 아이들에게도 있었다. 유나는 아이가 아니었다면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아이에게 아이가 구세주인것인데 어른이 어른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을때 아이들이 서로를 알아보고 구한다는 설정 또한 마음 아픈 부분이었다. 실재 있어서는 안되는 일.

책에서는 어른이 신고할까 망설이는 순간에도 ' 아이들 소리가 다 저렇지 뭐' 라고 그냥 넘기는 순간에도 아이들은 자기와 같은 부류를 한눈에 알아본다.

옆집어른도 알아듣지 못한 학대의 소리들을 옆건물 아이는 알아본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건 거창한게 아니다. 약자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습관인데 그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내 편함을 포기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폭력의 고리를 끊어낸 신수연 같은 어른들이 분명히 있다. 약자에게 몸을 날리는 오영준도 있다.

내가 폭력의 소리를 간과하는 옆집 아주머니가 될것인가

약자의 소리에 귀기울이는 신수연,오영준이 될것인가.

새해를 맞아 다짐해 본다.

(한겨레출판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그들이사라진뒤에

#조수경

#하니포터

#한겨레출판

#도서리뷰

#아동학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