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집 일루저니스트 illusionist 세계의 작가 29
손석춘 지음 / 들녘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이란 무엇인가"

를 공부하면 가장 많이 고민하게 되는 문제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예술적 기능은 융합할 수 있는가."이다.

쉽게 말해

"자체의 예술성을 지켜야 하는가,

예술성을 포기하더라도 사회적 모순을 파헤치는

기능적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가." 라는 것인데

나는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옹호하는 편이다.

이유는 단순하게 말하면

사회와 함께 숨쉰 김수영 시인의 삶을 추종하기 때문이다.

복잡하게 말하면 복잡하기 때문에 하지 않으련다.

한겨레 신문 논설위원인 손석춘씨가 쓴 "아름다운 집"은

논픽션의 형태로 쓴 픽션이다.

일제 시대를 거쳐 북한에 정착한

한 사회주의자의 행적을 ?은 이 소설은

민족과 민중을 위한 그의 고뇌가 그대로 남겨있다.

고백하건데,

내가 사회주의에 관심과 호의를 갖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소설 때문이었다.

읽으면서도 책표지를 자주 들척거렸다.

정말 소설인가,

굳은 신념으로 일관했던 사회주의자의 고백이 아닌가.

속으로는 후자이길 바라고 또 바랬다.

그러기에 현대사 수업 시간에

일방적으로 박헌영을 옹호하지 않았던가.

하지만 최종적으로 순수한 픽션임을 확인했고

그래도 가슴이 뿌듯했다.

소설에서처럼 열린 신념으로 살아간 사회주의자가

어딘가에 존재했음을 믿기 때문이다.

손석춘씨의 소설이, 김수영 시인의 시가

한 사람의 머리와 가슴을 일깨울 수 있다.

이것이 문학이 가진,

일부에서 예술성이 떨어진다고 폄하하는,

중요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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