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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평점 :
취향이 아니기에 평점 매기기 너무 힘들어
무난하게 별 세개로 한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서 생활하고 있을 누군가보다
훨씬 더 먼 정서적 거리감을 극복하기 힘든
에쿠니 가오리를 만난 건 얼마전이었다.
그녀의 출세작인 "냉정과 열정 사이"를 건너뛰고 만난거라
거리감이 생긴 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에쿠니와 나는 너무 멀다.
보고만 있어도 눈부심을 유발하는
"반짝반짝 빛나는"이란 예쁜 제목에 이끌려
일본 여성작가 특유의 맞지 않는 감수성을 예상하면서 봤지만
이건..너무 했다.
사실 소재에 이끌린 면도 없지 않다.
게이 남편과 결혼한 여자.
남편의 애인과 함께 만들어가는 삼각관계.
한때 게이와 결혼하는 것도 괜찮겠다고 심각하게 고민했던
과거의 전력이 있었기에 흥미롭게 읽어...
나가려 했지만 이건 당최.
아무리 소설이라고 진짜처럼 써야 재미가 있는 법인데
이건 진짜 있을 법한 이야기를 가짜처럼 써놓으니
재미가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다.
이 소설의 소재만큼이나 도발적이었던
두 명의 남편을 거느린 아내의 이야기,
박현욱의 "아내가 결혼했다."는 폭소를 터뜨리면서 읽었는데.
소재의 문제가 아닌 정서의 문제인 듯.
예전 일본소설로서 처음 접했던(작가는 한국계지만)
유미리의 "가족 시네마"를 읽고
다시는 일본소설을 읽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는데,
그래서 하루키도 외면하고 있다가
이제 막 그의 세계에 입문했는데.
일본 소설의 세계는 넓고도 넓구나.
맞지 않은 작가는 알아서 피해가는 수 밖에.
무라카미 류, 요시모토 바나나, 에쿠니 가오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