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
마이클 달렌 지음, 이은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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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제나 영화를 보고 싶을때면 본편보다 예고편을 먼저 보는 습관이 있었다. 본편보다 예고편이 더 재미있었단 이유가 제일 클것이다. 영화의 아이덴티티와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 절정의 순간을 기가막힌 완급조절로 잘 버무려낸 예고편을 대하고 나면 본편에 대한 흥미와 기대가 사라지는 일도 종종 있었다. 사실 예고편은 그 자체만으로도 더 흥미롭고 더 많은 시선을 받는다.

 

 영화의 예고편의 경우와 같이 지금것이 다음의 것보다 더 나을 수 없는 사회, 언제나 다음 것이 더 나은곳이 바로 기대사회이다. 기대사회의 한 예로, 애플의 신제품을 발표하는 스티브잡스의 무대를 들 수 있다. 애플은 공식 출시일보다 항상 며칠 앞서 선주문 접수를 받고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서버가 마비되는 경우가 다반수이다. 아직 성능을 검증해보지도, 자기의 눈으로 확인해보지 않은 제품을 사기 위해 서슴없이 돈을 지불한다. 애플이 다른 기업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성은 바로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제어하는 능력'에 있다. 애플은 신제품 개발과 출시 프로젝트에 대한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하면서 약간의 정보와 잘못된 정보를 교묘히 섞어가며 조금씩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기대감을 극대화하여 마케팅에 성공한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하지만 이렇게 극대화된 기대감은 제품이 실제로 출시되는 순간, 그 순간을 기점으로 대개 실망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 제품이 넥스토피아에 존재하는 동안에만 사람들은 그 제품을 갖고 싶어 한다. 그들이 원하던 그 제품은 오로지 넥스토피아에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방식이 이렇다. 처음엔 믿기 어려울만큼 어메이징한 제품정보를 소문내고 그 다음, 그 제품이 실제로 출시된다고 발표한다. 하지만 그것을 손에 넣기가 쉽지 않고 경쟁자가 너무나 많다. 마침내 제품이 출시되지만 성능이 조금 업그레이드된 것 뿐이다. 이 과정은 애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업의 다음 마케팅에도 반복될 것이고 이러한 패턴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기대사회에서 사람들은 이미 했거나, 벌써 일어난 일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대신 곧바로 다음 할일에 더 주목한다. 어제 ㄱㅣ대했던 '그날'이 오늘이 되듯이 오늘의 새로운 관심사는 바로 '내일'에 있다. 명성이 과거의 '성과'가 아니라 '기대'에서 비롯되는 것처럼 말이다. 어쩌면 넥스토피아는 사람들에게 '미래'와 '기대'라는 흥분과 욕망을 가져다주는 마약과도 같은 존재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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