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각의 지배 -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
존 앨런 지음, 윤태경 옮김 / 미디어윌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유난히 먹는 것을 좋아하고 주말엔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것을 삶의 크나큰 즐거움으로 생각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이 먹는다는 것의 행위를 통해 기쁨과 즐거움을 느끼리라 생각한다.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행위가 아닌 음식의 맛과 감각을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시각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생각하는 잡식동물’이다. 저자는 ‘인간은 두뇌로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모든 동물은 먹어야 산다는 점에서 공통적이지만 음식에 관해 인간만큼 높은 수준의 인지능력을 가진 동물은 없다고 한다. 인간은 왜 그토록 다양한 음식을 먹게 되었는지에 대해 저자는 인류 최초로 직립보행을 한 유인원을 예로 들어 설명한다. 발로 걷는 유인원이 수백만 년에 걸쳐 여러 종으로 진화했고 아프리카 대륙을 벗어나 세계 각지로 이동했다. 보통 영장류는 포유류와 달리 나무 위에서 서식하는데, 직립보행을 하면서 인류의 조상은 숲에서 나오게 됐고 식물성 음식뿐 아니라 동물성 음식, 고기도 섭취하게 됐다는 것이다. 어느 시점에서인가 초식동물에서 잡식동물로 변하기 시작했으며 이것이 모든 생활방식에 변화를 가져왔다. 사냥에 성공하려면 집단적 협력과 함께 노동의 분화가 필요했고, 지능이 높아져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인간과 음식의 관계에 인류학과 진화, 과학을 접목시켜 궁금증을 해결하게 해준다

인간의 식성이 잡식성으로의 변화와 함께 인간 진화에 결정적인 구실을 한 것은 불을 이용한 조리 기술의 발견이라고 한다. 인간은 불을 이용함으로써 다양한 식재료를 바삭한 음식으로 바꾸어 먹을 수 있게 됐다. 저자의 추정에 따르면 우리가 바삭한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원래 영장류가 즐겨 먹던 곤충의 맛을 떠올려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불을 발견한 후 기존에는 먹지 못했던 동식물까지 먹게 되면서 오랜 시간 동안 바삭한, 혹은 아삭한 음식을 먹어 온 생득적 선호가 튀기거나 구운 음식을 통해 더욱 강화됐으리라 설명한다.
평소에도 바삭한 음식을 좋아하고 튀긴 음식을 즐겨먹곤 하는데 이러한 행동이 곤충을 잡아먹던 조상의 행동과 습성이 그대로 유전되어 전해진것이라 생각하니 미묘하고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이 밖에도 음식의 문화적인 선호도에 대해 설명한다. 가령 왜 미국인은 간편한 음식을 좋아하고 프랑스인은 탐미적인 식사 문화를 즐기는지 평소에도 궁금한 부분이었는데 이 책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다. 구대륙에 비해 식량이 풍부했던 미국은 음식 문화의 평등이 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것을 의미했고, 프랑스의 경우에는 음식의 맛을 평가하고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이 사회 계층 이동의 수단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지심리학·현대생물학·뇌과학·문화인류학 그리고 음식의 역사와 영양학 전반에 걸쳐 풍부한 자료와 지식을 통해 미각에 관한 새롭고 다양한 시각들을 안내한다. 인간의 음식과 역사, 식문화에 관해 굉장히 배울점이 많았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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