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 처음 읽는 허버트 스펜서의 '교육론'
허버트 스펜서 지음, 유지훈 옮김 / 유아이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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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0년에 나온 '고전'을 이제서야 읽다.


  챕터는 4개로, 가장 중요한 지식, 지, 덕, 체 순으로 간결하다.

  교육학 전공자로서 '뭐야 당연한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드는 문장들도 꽤 많았지만...
1860년에 이런 통찰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에 감탄하면서 읽게 되는 책이다.

  물론, "힌두교를 믿는 인도인들은 주식이 변변치 않아 풍부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영국인을 당해 낼 재간도 없고, 체력과 정신력 또한 열등하다.(220쪽)"같은 문장은 경악스러웠지만 1860년임을 상기하면서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었다.

  사실 최근에는 개인적으로 수업 비평에 관심이 있어서 연수도 듣고 상대적으로 미시적인 것들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 차 있었다. 교육학 공부를 하던 학부 시절에 했었던 고민들은 싹 잊고 교과교육 내부에 골몰해 있었다고 애써 미화해본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는 거시적이라고 해야할 지, 좀 더 근본적인 것들에 대한 관심을 다시금 가지게 되었다.


"시간을 지혜롭게 쓰는 요령을 터득하는 것이 교육의 비결이라는 옛말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88쪽)"
"기존의 문화가 쇠퇴하는 가운데, 새롭게 부상하는 것 중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관찰력이라는 체계적인 문화다.(91쪽)"
"리히터는 부모의 역할에 대한 관행과 통념이 혼란에 빠졌다는 점을 아래와 같이 지적했다.(149-150쪽)"
"아이의 과잉교육이 위험하다는 점은 의식하면서도 청소년의 과잉교육을 두고는 이를 거의 의식하지 않으니 신기할 따름이다.(248쪽)"

  두서없지만 밑줄 그은 문장들을 나열에 보면 위와 같다.

  계속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아동은 아니니까, 자꾸만 '준어른' 취급을 하면서 아이를 혹사시키는 데 일조하는 생활을 해온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되는 구절이 많았다. 특히 아이가 가진 '관찰력'에 주목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관찰력과 호기심을 조소로 넘겨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우리 학교 현실이 자연을 거스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교육 전공자가 아니라면 오히려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부분도 많을 것 같다.

  사회 전반적으로 지덕체와 본질에 대한 고민이 확대된다면 수능시험 문제풀이 대비로, 넘치게 쏟아지는 각종 수행평가로 24시간이 모자라게 바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의 삶도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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