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독한 세계사 - 개를 사랑하는 이를 위한 작은 개의 위대한 역사
이선필 지음 / 은행나무 / 2020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독한 세계사” 라고 했을
때 무엇이 연상되는가? 무심코 제목만 들었을 때는, 뭔가
지독한 것들에 대한 역사인가 생각했다. 물론 책 표지를 보며 그 “독”이 아님을 바로 알아차렸지만. “독(dog)”한
세계사”는 개에 대한 역사, 더 나아가 개와 인간에 대한
세계사를 다루는 책이다.
이만으로도 흥미를 돋우는데, 한 층 더 즐거움을 올려준 건 프롤로그의
첫 마디였다. “이거 완전이 개판 5분 전이네…”의 대한 유래로 책은 시작한다. 여기서의 “개”가 멍멍이의 “개”가 아님에 한 번 아, 하고 무릎을 탁 치게 만들고, 이에 더해 “개”라는
접두사가 가진 의미도 곁들이며 읽는 사람의 호기심을 건드린다.
제목대로 개와 인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동양과 서양 2부로 나누어
설명한다. 각각의 편에서는 고대부터 현대를 아울러 주요 국가 별로 가기 다른 개와 인간의 관계와 인연에
대한 재미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서양편은 인류 최초의 문명인 메소포타미아 로부터 시작한다. 개와 인간의
인연이 꽤나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개는 수호자로 받들어지고, 아무튼
고양이보다는 좋은 대접을 받아왔다. 반면 이스라엘에서는 썩 좋은 취급을 받지 못했다. 동물 숭배, 즉 우상 숭배를 금기하던 문화가 길게 이어져왔으니, 그 대상 중 하나인 개도 예외는 아니었을 테다.
이렇게 국가 별로 사뭇 다른 개에 대한 대접, 인간과의 관계를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특히 페르시아의 개를 위해 지켜야 할 여섯 가지 규칙이 매우 흥미로웠다. 개를 아껴온 것이 이처럼 옛날부터 라는 점이 신기했다. 요즘에도
적용하고 싶은 규칙들도 있었다. 특히 개를 죽이는 자는 채찍형에 처한다는 항목이 참 신기했다. 현대는 반려 동물의 시대라지만, 그 반려 동물을 막 대하는 주인들이
없지 않은데 그네들에게 주고 싶은 경고였다.
근대 유럽 초 개에 대한 취급이 좀 충격적이었는데, 직접 읽어 보기를
바란다.
반면 동양에서의 개가 가지는 위치는 어떠할까. 부제목은 “이로운 개, 의로운 개.” 로
어느 정도 시사하고 있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중국에서의 개는 생각보다 여러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인간의 이로움을 위해서도 이용되고, 신성시도 되고, 부정적으로도 여겨지는 등 다채롭다. 역시 수많은 민족으로 이뤄진
국가 답다.
전체적으로 개 뿐만 아니라 고양이 같은 다른 동물에 대해서도 비교적 폭넓게 다뤄준 부분도 눈 여겨 볼 만하다. 개와의 관계와 비교해서 보는 즐거움이 있다. 또한 비단 개 뿐만
아니라 해당 국가의 역사에 대해서도 짧지만 중요한 내용들을 다뤄주어 정말 역사 공부를 하는 느낌이 든다. 문화
뿐만이 아니라 종교, 신화, 그리고 그 속에서 가지는 상징적
의미 등을 다양하게 다뤄준 점도 좋았다.
과거 이야기를 하지만, “개”라는
접두사에 대한 의미, 혹은 미국 드라마 속에서 나오는 개가 가지는 의미 등 최신 트렌드도 놓치지 않고
있다.
번외로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국가를 뛰어넘어 많은 나라에서 발견되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렇게 개와 인간의 역사를 통해서, 앞으로 개와의 관계를 어떻게 쌓아
나가야 할 지 생각할 기회를 만들어준다. 나 역시도 반려견을 기르는 입장으로, 더 소중히 하고 가족으로 대하는 계기가 되었다.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