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행복
김미원 지음 / 특별한서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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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8. 그는 허영이나 지식욕, 권력욕, 물욕에 휩싸인 어른들을 이상하게 바라보았으며 순수한 어린이의 세계에 머물고자 했고, 조그마한 별에서 의자를 옮겨놓으며 시시각각 달라지는 해 지는 모양을 보고 싶었던 낭만주의자이며, 끊임없이 비행을 동경했지만, “비행기 덕분에 우리는 직선을 배웠다. 이륙하자마자 우리는 샘터와 외양간 쪽으로 가는 길들을 버렸다며 첫 마음을 잊지 않았던 조종사이며, 이 세상에서 진정한 사치는 인간관계의 사치라며 사람을 존중했던 작가다.

 

작가가 소개하는 생텍스의 한 부분이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초반 속도가 더뎠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속도 안에는 일상의 바쁨도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음의 여유가 생겨 처음부터 다시 책을 읽었다. 그리고 다시 읽지 않았으면 후회했을 깊이와 단단함을 만났다.

 

인생의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독서의 양이 글안에 고스란히 들어있었다. 삶에 대해, 사람에 대해, 자녀들에 대해.. 가장 좋았던 부분은 마지막 파트인 생의 한가운데. 한 챕터마다 작가, 화가, 예술가 등등 한명을 정하고, 그 사람의 삶과 작품에서 주는 의미를 담았다. 그들의 인생을 어느 것 하나 대충 넘기지 않고 자신의 삶과 가치관과 연결한 글들은 나에게 새로운 자극이 되었다. 책을 읽고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지, 어떤 고민이 좋을지에 대한 동기가 자극되고, 많이 알고 있다고 자랑하지 않지만, 저절로 드러나는 작가의 마음을 닮고 싶어졌다.

 

P93. 눈물은 사라져가는 숙명을 가진, 생명 있는 것들에 대한 연민이다. 약한 것, 흘러가는 것, 지는 것, 부서지기 쉬운 것, 남루하고 씁쓸한 것에 대한 연민이다. 세상을 본 만큼, 세상을 돌아다닌 만큼, 책을 읽은 만큼, 사람을 만난 만큼, 경험한 만큼, 꼭 그만큼의 눈물을 흘릴 수 있다. 눈물에도 급이 있어 더 진한 눈물가 짠 눈물이 있다. 때론 눈물 한 방울이 쏟아지는 눈물보다 더 진할 수 있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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