즈우노메 인형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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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우노메인형 #사와무라이치 #아르테 #arte

 

P. 저주는 인간이 만들어 내는 거야.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모르고, 누가 만들어냈는지도 모르는.. 도시전설. 사람들의 입을 통해, 글을 통해 아무렇지 않게 퍼져가는 이야기들. 입을 통해 퍼지는 이야기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다. 그리고 이야기의 힘은 강하다.

 

기스기 리호. 중학생이다. 폭력적인 아버지, 힘이 없는 어머니, 학교에서의 괴롭힘. 가난함, 도망치는 삶. 누가 봐도 그녀는 피해자다. 그녀의 친구는 다운증후군인 이하라와 초등학생인 유카리가 전부다. 그리고 그녀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삶에서 도망치는 방법은 공포 이야기다. 수많은 무서운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서 현실을 잊는다. 가해자는 기억을 지우고, 피해자는 모든걸 기억한다는 말처럼 리호의 어린 시절 대한 기억은 반은 맞고, 반은 지워져 있다.

 

피해자가 만들어낸 소설은 진심이 담겼다. 그 안에는 저주가 담겨졌다. 즈우노메인형의 저주를 만나면 사흘안에 죽는다. 주인공 후지마는 글을 쓰기 위한 작가의 죽음을 통해 즈우노메인형을 알게 된다. 그리고 후지마 역시 죽음을 눈앞에 두게 된다. 후지마는 즈우노메 인형의 도서전설을 풀어낼 수 있을까? 그 이야기에 얽힌 사실들을 풀어낼 수 있을까?

 

도시 전설의 저주에 대한 소설이지만,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불행한 가족과 그 안에서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조차 헷갈리게 만드는 그들의 삶을 읽어나가는건 쉽지 않았다. 한없이 불쌍한 리호. 반면 어린 리호는 세상을 보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을 왜곡한다. 보다 나은 삶을 그리다가 원망하게 되고, 분노하게 된다. 시작점과는 다른 생각은 상상을 만들고 현실을 도피하게 만든다. 성인이 된 리호가 기억했던 삶은 왜곡된 상상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 상상을 읽어 내려가면서 서서히 밀려오는 무서움이 느껴진다.

 

시작은 쉽지 않았지만 읽기 시작한 후엔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궁금함에 멈출 수가 없었다. 과연.. 후지마는 즈우노메 인형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을까?

 

P102. 도서전설은, 그리고 무서운 이야기는 전해지는 것 자체가 무섭다. 데이터에 불과한 정보가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처럼 발신자의 조종을 떠나서 사람들 사이로, 세상 속으로 퍼져나간다.

 

P178. 이와다는 내게 저주를 떠넘김으로써 자신은 어떻게든 살려고 했다. 그에게 나는 자기 대신 죽어도 되는 사람이었다. 결국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나를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 것이다.

 

안 그래도 기다렸었어. 사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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