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어 주는 로봇 저학년을 위한 꼬마도서관 53
정회성 지음, 원혜진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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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로봇(지은이 : 정회성, 펴낸곳 : 주니어김영사)을 읽었다.




여러분은 말하는 로봇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로봇과 사람이 아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본 적이 있나요? 과학관이나 텔레비전에서 보았다고요. 이 책은 저장된 명령에 의해서가 아닌 실제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책을 읽어주는 로봇이야기예요. 이런 로봇이 세상에 있다니 생각만으로도 만나고 싶고 궁금하지 않나요? 인공지능을 가진 말하는 로봇인 ‘보보’의 활약상을 지금부터 저를 따라가며 한 번 만나보시죠. 궁금하니 빨리 소개할게요.




음~ 감정이 없는 로봇이 책을 읽어준다면 딱딱한 기계음은 듣는 사람들을 금세 지루하게 만든다. 사람처럼 감정을 담아 책을 읽어야 만이 듣는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고 책 내용을 제대로 전달할 수도 있다. 그런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보보가 해낸다. 보보는 아이들을 웃고 울게 만든다. 책을 통해 사람이 동화구연을 하듯 감정을 듬뿍 담아 책을 읽는다.




보보와 같이 감정을 담아 맛깔스럽게 책을 읽어주는 로봇이 세상에 있다면 날마다 책을 읽어달라고 부탁을 할 것이다. 한글로 된 책뿐만이 아닌 영어로 된 책도 부탁할 것이다. 이런 보보와 같이 인공지능 로봇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도슨트를 해준다면 로봇을 보기 위해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것 같기도 하다.




책과 담을 쌓은 마을 사람들을 위해 도서관장님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학박사에게 전화해 보보를 구입하게 된다. 그리고 도서관의 책 읽어주는 방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기 위해 기다리지만 보보를 찾아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보보를 괴롭히면서 마을을 떠나라고 협박한다. 그러던 중 링링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자아이를 만나고 둘은 친구가 된다.




링링이는 친구들을 데리고 도서관에 찾아가 보보가 읽어주는 책을 듣지만 건조하고 딱딱해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그렇게 보보가 마을에 온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도서관을 찾지 않는다. 급기야 도서관장은 마을 사람들을 불러놓고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보보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확인 도장을 받으라고 엄포를 놓는다. 그렇지 않으면 마을청소를 해야 한다고 반 협박을 한다.




마을사람들은 불만이었지만 청소를 하기 싫어 억지로 도서관을 찾았다. 하지만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사람들의 괴롭힘과 협박을 당하고 감정 없는 차가운 기계라며 놀림도 받는다. 그러다 심통이 아저씨에게 납치돼 고철 더미 속에 묻히게 되지만 링링이와 친구들의 도움으로 구출된다. 그때 처음 고마운 감정을 느끼고 차가운 기계였던 자신에게 감정이 생긴 것을 알게 된다. 그 후로 보보는 어떤 책이든 감정을 담아 재미있게 읽어주게 되었고, 도서관은 사람들로 붐빈다.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마을사람들도 점점 바뀐다. 친절과 양보를 잘하는 마을 사람들은 보보에게 감사장과 명예시민증을 준다. 그리고 보보는 이동도서관의 관장이 되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책 읽는 즐거움을 깨우쳐 준다. 정말 보보와 같은 로봇이 우리 동네 도서관에 있다면 아무리 딱딱한 기계음으로 책을 읽어준다 해도 인기폭발일 듯하다. 그런데 감정이 있어서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기까지 한다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될 것 같기도 하다.




보보는 책을 통해 감동을 선물하는 일을 지금도 계속하고 있을 것이다. 글쓴이의 말처럼 감정이 풍부해지려면 책을 많이 읽는 게 최고라고 한다. 우리들의 마음에 예쁜 꽃도 피고 푸른 나무도 자랄 수 있도록 항상 책과 함께 해야겠다. 책을 읽어주는 로봇이 세상에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지는 시간이었다. 여러분도 보보가 읽어주는 책을 상상으로 즐겨보실래요. 지금은 책속의 이야기이지만 언젠가는 사람처럼 감정을 담아 책을 읽어주는 보보와 같은 로봇이 우리 곁에 짜잔! 하고 나타날지도 모를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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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 고학년을 위한 생각도서관 30
노혜영 지음, 박윤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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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살 내 인생의 헛발질(지은이 : 노혜영, 펴낸곳 : 주니어김영사)을 읽었다.




형의 컵라면에는 찬물을 붓고 자신의 컵라면에는 뜨거운 물을 붓는 바람에 형한테 한 대 맞으면서 조연이 와의 엉뚱한 만남은 시작된다. 이야기 시작부터 형에게 불만이 그것도 아주 많아 보이는 조연이는 우연히 큰 이모와 작은 이모가 나누는 대화를 엿듣게 된다.




이럴 수가! 조연이가 복제 양 돌리나 복제 늑대 스널피처럼 실험실에서 조작되어 태어났다니. 조연이는 엄마 몰래 출생에 관한 기록을 찾다가 시험관 아기에 관한 책자와 시술 받으러 다닌 기록이 담긴 종이들을 발견하게 된다. 걱정과 우려가 사실로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독차지하는 형은 이름처럼 이 집안의 주연이고, 언제나 찬밥신세인 자신은 이름하고 딱 맞게 조연이다. 그러던 외할머니 생신 날, 평소 콩팥이 안 좋았던 형 주연이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신장 이식에 관한 말이 자연스럽게 오고간다. 기증자가 있다는 엄마 말에 가출을 결심하는 조연이는 자신이 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치료 형 맞춤아기라고 확신하고 자신을 지키겠다는 생각으로 집에서 탈출한다. 이런 쪽지를 남기고 말이다.

‘부모님께, 제 인생과 미래에 대해 생각할 게 있어서 여행을 다녀오려고 합니다. 금방 돌아올 테니 저를 찾지 마세요. 조연 올림.’




여기서 잠깐! 맞춤형 아기란 시험관 수정을 통해 아픈 자녀와 조직이 맞는 배아를 가려내 그중 질병 유전자가 없는 배아를 골라 낳은 아기를 말한다.




정말 조연이가 맞춤형 아기일까? 조연이한테는 미안한 말이지만 조연이가 맞춤형 아기가 맞다면 이왕 이렇게 태어난 거 아픈 형을 위해 신장 이식을 해줘서 형이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무작정 도망을 친 건 정말 비겁한 행동인 것 같다. 나였다면 정말로 형의 병을 치료하기 위해 태어난 맞춤형 아기라고 해도 방황하지 않고 당연하게 형을 위해 신장 이식을 해줄 것이다. 그건 사랑하는 가족이니까.




집을 나온 조연이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캠핑카 아저씨, 불량한 누나들, 주유소 할아버지, 허둥교 사이비 종교 집단, 백혈병을 앓고 있는 해실이’

우연이 집근처 Q마트에 세워둔 캠핑카를 구경하던 조연이는 경찰차 소리에 놀라 캠핑카 안에 몸을 숨기게 된다. 잠시 후 캠핑카는 조연이를 실은 채 출발해 버리고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캠핑카아저씨와의 인연이 시작된다. 아저씨와의 인연은 계속 되어 허둥교 사이비 종교 집단에 붙들려 병원식당에서 죽어라 일만 하다가 탈출하지만 곧 붙잡혀 어두운 방에 갇히고 만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주유소 할아버지와 캠핑카 아저씨, 주연이는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다 똥물 소동으로 간신히 탈출에 성공을 하지만 도망친 곳이 하필 ‘사랑의 장기 기증 센터’이다. 세 사람을 본 수녀님은 이들이 장기 기증하러 온 줄 알고 반갑게 안내를 해준다. 그리고 얼떨결에 캠핑카 아저씨는 주유소 할아버지를 따라 ‘장기 기증 희망 등록 서약서’를 작성하게 된다.




짧다면 짧은 삼일 간의 가출로 많은 걸 보고 느끼고 생각한 조연이는 다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엄청난 출생의 비밀이라고 믿고 있던 조연이는 시험관 시술로 낳았을 뿐 조연이 나이 세 살 때 형은 아프기 시작했다는 것과 사실은 엄마가 형에게 신장을 이식해 주기로 했다는 걸 알고 미안해한다. 조연이가 제대로 헛발질을 한 셈이다. 그러던 중 형이 쓰러지면서 조연이는 진심으로 형을 걱정하게 된다. 자신만 그런 줄 알았는데 친구 호영이도 시험관 시술로 태어났고, 전 재산을 도박으로 날린 숙부(허둥교 교주)를 살리려고 간이식을 해준 캠핑카 아저씨를 보면서 조연이는 생각이 많아진다.




가출은 나쁘지만 가출로 인해 여러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연이의 생각의 키가 많이 자랐다. 다행히 신장 이식이 잘 되어 건강을 되찾은 형과 이제 6학년이 된 조연이가 앞으로는 헛발질하는 실수 없이 밝게 생활하길 바라고 형제 사이도 처음 내가 조연이를 만났을 땐 형에게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주연이도 조연이도 이 겨울 모두 잘 지내고 있으리라 믿는다.




조연이의 헛발질엔 웃음과 감동이 있다. 이 겨울 조연이를 따라 삼일간의 가출생활을 들여다보자. 단순 가출이 아닌 그 속에서 인생의 해답을 어쩜 어렵게나마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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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닮고 싶은 조선의 고집쟁이들 - 열정과 도전으로 성공한 조선 최고의 전문가들
아해와 이야기꾼 (김단아, 김명옥, 심재은, 최서현, 최정이) 지음, 한창수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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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으면 꿈을 향해 노력하게 된다. 꿈은 자신을 변화시킨다.’

본문을 읽기도 전에 작가 선생님의 말씀이 인상 깊게 다가와서 적어보았다.

이 책에서 소개한 인물들인 ‘천민 시인 홍세태, 시대를 앞선 소설가 이옥, 흔들리지 않는 사관 민인생, 고집불통 화가 최북, 최고의 만능 기술자 최천약, 천연두 전문어의 유상, 책을 만든 훈장 장흔, 장악원 악사 김성기, 상제 전문가 유희경, 호조 아전 김수팽.’에게서 꿈을 향한 열정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은 모두 신분 제도가 엄격했던 조선시대에 그 시대의 전문 직종에서 인정을 받고 알려지지 않았지만 많은 업적을 남긴 위인들이다.

이 책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조선시대에 이렇듯 숨어있는 훌륭한 인재들을 모르고 익히 알고 있던 위인들만 기억할 뻔 했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알려진 위인보다는 어쩜 알려지지 않은 훌륭한 인물들이 더 많지 않을까? 이 책에서 소개한 인물들을 보고 생각해 보았다.

이 책속의 인물들은 결코 우리가 알고 있는 익숙한 이름의 위인들이 아닌 신분이 낮거나 외면을 당해 알려지지 않은 숨은 인재들로만 엮어져 있다. 세상에 이름을 떨친 사람만이 큰 인물이 되는 게 아니라는 걸 이 책 속의 주인공들이 증명해 주고 있다. 돈이 많다고 해서, 신분이나 지위가 높다고 해서, 외모가 훤하게 잘 생겼다고 해서 결코 큰 인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큰 인물은 출세를 바라지도 않고 부를 탐내지도 않는다. 이 책에서 소개한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열정과 도전정신만 있다면 어떠한 어려운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내 꿈을 이룰 수 있고 자기 자리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교훈적인 의미가 가득 담긴 이 책은 ‘충무공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책 못지않게 훌륭한 책이다.

인물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깊이 탐구하고 그것을 향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신분의 한계에도 굴하지 않고 말이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작가 선생님의 글을 먼저 읽으면 그 글 속의 인물들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꿈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조선의 꿈쟁이들 처럼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리들의 꿈을 향해 열심히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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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미카엘 로젠펠트 지음, 오렐리아 프롱티 외 그림, 이정주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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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역사가 오래되고, 매력적이고, 신비로운 예술이다.’라고 본문에서 정의한 것처럼 음악은 우리의 생활에서 늘 함께하는 친구이다.

학교에서 일주일에 한두 번 배우는 음악수업으로는 음악을 깊이 이해하기에 많이 부족한 시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학원이나 개인 레슨을 받으며 음악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고자 시간과 돈을 투자한다.

전에 음악학원에서 악보 보고 외우기에만 급급했던 내 모습을 돌아보며 음악에 대해 체계적으로 기초부터 정리된 이 책을 만나니 이제야 제대로 음악공부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에 설레기까지 했다. 두고두고 음악공부 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사실 수학, 영어 못지않게 어려운 과목이 음악인 것 같다. 물론 이쪽 분야에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은 쉽겠지만 나같이 음악에 별 흥미를 못 느끼는 사람이라면 음표 한 개, 악보 한 장 보기도 어렵다. 그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어려운 게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동안 피아노학원을 다니면서 피아노와 단소, 리코더도 함께 배웠지만 어렵고 재미없어 그만 두었다.

그러다 이 책을 만난 지금 음악 책이란 게 그렇듯 온통 음악에 관한 이야기만 그림 없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열거해 놓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림과 함께 설명을 덧붙여 마치 그림 동화책을 보듯 쉽게 풀어 놓은 대다가 CD도 들어있어서 들으면서 음악공부를 할 수 있었다.

처음 이 책과 CD를 들었을 때에는 음악공부 하는 기분이었는데 잠잘 때마다 CD를 들으면서 잤더니 다시 음악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요즘은 즐겁게 박자까지 맞추며 듣게 되었다.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하루를 마치는 시간에 들으면서 잠을 청했더니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면서 잠도 잘 왔다.

낮에 들으면 마음의 휴식을 주고, 밤에 들으면 정신적인 휴식을 가져다주는 감미로운 음악 선생님인 ‘들으면서 배우는 음악의 모든 것’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통해서 나와 같은 휴식을 찾았으면 좋겠다. 감미로운 클래식의 시간을 오래도록 함께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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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열쇠의 비밀 일공일삼 66
앤드루 클레먼츠 지음, 이원경 옮김 / 비룡소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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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만약에 우리 아빠가 내가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에서 지저분한 곳을 청소도 해주고, 망가진 곳을 고쳐도 주고, 전기와 수도를 관리해 주는 관리인이라면 나는 어떨까? 나도 이 책의 주인공 잭처럼 아빠를 창피해할까? 복도를 청소하고 화장실을 치우는 아빠의 모습을 친구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도망 다니게 될까? 그런 아빠를 우습게보고 놀리는 못된 친구들에게 나라면 어떻게 말해줄 수 있을까?

이런 관리인은 학교에서는 꼭 필요한 분이시다. 우리 학교에도 이 모든 일을 관리해 주시는 관리인 아저씨가 한 분 계신다. 아저씨의 연세는 60정도 돼보이시는데 작업복 차림으로 학교 이곳저곳을 살피시느라 항상 바쁘게 돌아다니신다. 학교에서 가장 먼저 출근해서 가장 늦게까지 일하시는 분이 관리인 아저씨이다. 교문을 열어 등교하는 차량 교통지도부터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면 날마다 낙엽을 쓸어내느라고 허리 한 번을 제대로 못 펴시고, 눈이 내리는 날엔 혹시나 눈길에 우리들이 미끄러질까봐 내리는 눈을 다 맞으시며 눈을 쓸기 바쁘시다. 힘든 일, 궂은일은 모두 관리인 아저씨가 도맡아 하시니까 우리들은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고 생활한다. 선생님은 우리들을 가르쳐 주시고, 관리인 아저씨는 우리들이 학교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지킴이 역할을 해주신다. 그런 아저씨를 만나면 우리들은 공손하게 인사드리고 아저씨도 살짝 미소를 지으며 답례를 해주신다. 우리들은 알고 있다. 학교에서 관리인 아저씨는 꼭 필요한 분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데 잭은 우리들 생각과는 다른가 보다. 학교 관리인인 아빠를 창피하게 생각하고 골탕 먹일 계획이나 꾸미는 걸 보면 말이다. 나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잭은 저지르고 만다. 음악실 책상에 ‘초강력 껌 폭탄’으로 엉망을 만들어 놓다니 어이가 없다. 그러면서 반성은커녕 삼 주 동안 아빠를 따라다니며 조수 노릇의 처벌도 모두 아빠 탓처럼 여기며 빈정거린다.

이런 잭의 행동을 보고 이 책을 함께 읽었던 내 친구는 잭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신도 택시기사인 아빠의 택시를 타고 학교에 왔을 때 친구들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얘기했다. 다른 친구들 아빠는 자가용을 타고 오시는데 자신의 아빠는 택시를 타고 오셔서 창피했었다고 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그럴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잭의 행동이 너무 유치해서 이해가 안 갔다. 아빠의 일을 거들어드리지는 못할망정 아빠를 놀리듯 책상에 껌이나 붙이고, 친구들의 놀림이 싫었으면서 정작 잭 본인도 아빠를 놀리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잭이 언제까지나 아빠를 원망만 하면 어떻게 하나? 이야기의 결말은 과연 어떻게 마무리가 될까? 잭이 아빠를 존경하게 될까? 이런 조바심과 걱정을 하면서 책을 읽어갔다. 하지만 내 걱정은 관리인 사무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비밀 열쇠 두 개 때문에 봄눈 녹 듯 말끔히 해결되고 만다. ‘종탑과 터널 안 비밀 장소!’ 비밀 열쇠 두 개는 종탑과 터널 문을 열수 있는 열쇠이었다. 터널 안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 뜻밖에 터널 안에서 지내는 에디를 만나고 다시 터널 밖으로 나왔을 때 다 알고서 잭을 기다리고 있던 아빠를 만난다.

두 사람은 처음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항상 문제는 대화의 단절 때문인 것 같다. 대화를 나누니 이렇게 쉽게 해결될 거를 사람들은 가장 쉬운 대화를 통한 해결방법을 왜 모르는지 모를 일이다. 특별한 장소도 필요 없고 많은 돈이 드는 것도 아닌 내 말을 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주면 되는 것인데 말이다. 잭과 아빠도 그 화해의 가장 빠른 길인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아빠는 잭이 다녀온 비밀 장소에 얽힌 특별한 사연을 털어놓으면서 부자의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젊은 시절 힘들었던 때를 얘기하며 잭은 아빠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비밀 장소는 곤경에 처해 안전한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이 며칠 동안 머무는 곳으로 삶에 지친 사람들의 쉼터역할을 해주고 있었다. 잭의 아빠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고 학교 관리인으로 열심히 사시는 아빠를 비밀 장소를 다녀온 후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고, 관리인이란 직업은 아주 훌륭한 직업이라는 것도 인정하게 된다.

앞으로 잭은 학교에서 일하시는 아빠를 만나면 달려가 반갑게 인사하고 아빠의 일을 도와드릴 것이다. 이젠 놀리는 친구들 앞에서도 아빠의 하시는 일에 대해 당당하게 대꾸할 수 있다. 잭은 아빠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있으며,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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