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4. '피카소 아저씨네 과일가게'

피카소 아저씨네 과일가게 ㅣ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4
신영란 지음, 김성희 그림, 김신 도움글 / 주니어김영사 / 2012년 10월

도서명 :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4. '피카소 아저씨네 과일가게'
글쓴이 : 신영란 / 펴낸곳 : 주니어김영사

이 책은 옛 성인들이 아이들의 이웃으로 나타나 고민을 들어주고 지혜를 일깨워 주는 멘토가 되어 아이들의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교양서이다.
「인성의 기초를 잡아주는 처음 인문학동화」 그 네 번째 이야기에서는 피카소가 과일가게 아저씨로 변신해 부모님의 이혼으로 엄마와 떨어져 살며 집안환경, 친구 문제 때문에 고민하는 미루의 이야기를 듣는다.

한 부모 가정이 많은 요즘 미루네 가족이야기는 우리 이웃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언니들과 달리 엄마의 사랑을 못 받고 자란 미루는 내성적인 성격에 꿈도 없다.
그런 미루가 열정적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피카소 아저씨를 멘토로 만나면서 어떻게 달라지는 지 책속으로 들어가 보자.

방과 후, 집에 가야 반겨 줄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마땅히 갈 데가 있는 것도 아닌 미루는 새로 생긴 과일가게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가게 계산대 뒤에는 작업실 공간도 있고 가게 벽은 온통 그림으로 가득 찬 평범한 과일가게는 아닌 듯 보인다.
그리고 가게 주인은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피카소다.
본문 그림들이 마치 피카소의 작품을 보는 듯 이야기와 전시에 빠지게 만든다.

늘 할머니 심부름은 막내인 미루가 도맡아 하는데도 할머니와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 하는 건 오히려 작은언니 다루다.
다루언니의 철철 넘치는 애교가 얄밉고 못마땅한 미루는 생각해보니 한 번도 다정하게 아빠 품에 안겨 본 적이 없다.
대신에 그 사랑을 독차지하는 다루언니만을 예뻐하는 아빠에 대한 서운한 감정이 쌓여만 간다. 게다가 자전거를 몇 번이나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아빠는 언제나 바빴다.
결국 피카소 아저씨가 아빠를 대신해 미루에게 자전거를 가르쳐 준다.

몸의 중심을 잡기 어려워 자전거는 비틀비틀 몹시 위태롭게 움직였지만, 그럴수록 더 힘차게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간다. 막상 타보니 어렵지 않다.
그리고 가난해서 물감 살 돈도 없을 때 성공한 친구들의 그림에서 장점들을 발견하고 꾸준한 노력으로 찾아낸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아저씨의 얘기를 들으며 큰 힘을 얻는다.

“남과 비교해서 상처받는 일이 없었으면 해서야. 부러우면 너도 그만큼 노력하면 돼.” _p.44

피카소 아저씨는 미루에게 자전거 타는 걸 알려주면서 그걸 말해주고 싶었던 거다.
언제나 밝고 명랑한 데다 애교도 많은 작은언니 다루는 미루가 보기에도 할머니와 아빠에게 애정표현을 잘했다.
그래서 미루가 받지 못한 사랑과 관심을 받는다는 걸 깨닫게 되고 처음 자신도 다루언니처럼 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미루는 피카소 아저씨가 그림을 잘 그리는지는 몰라도 자신감만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던 재미난 일화를 잊지 못한다.
그건 피카소 아저씨가 파리에 머물 때, 우연히 카페서 만난 귀부인의 초상화를 그려주고 그림 값으로 당당하게 많은 돈을 요구한 이야기다.
귀부인은 황당해했지만 피카소 아저씨는 본인이 평생 투자한 노력이 그 정도 가치는 된다고 믿었기 때문에 당당히 많은 돈을 요구했다 말하는데, 피카소 아저씨의 말은 어린 미루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환경은 주변의 일에 불과해. 진짜 너의 가치를 말해주는 건 너 자신뿐이라는 걸 잊지 마!” _p.65

한편 무역회사 직원인 아빠가 소중히 간직해온 꿈이 목수였다는 말에 미루는 의아한 눈길로 아빠를 바라보며 처음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본다.
그리고 장이 안 좋은 아빠를 위해 할머니 어깨너머로 배운 요리솜씨를 발휘하면서 좋아하는 요리가 꿈이 될 수 있을지, 멋진 요리사 모자를 쓰고 음식을 만드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 본다.

꿈을 결정하지 못했다고 해서 고민할 건 없는 것 같다.
하고 싶은 일이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에서 찾으면 되고, 지금까지 해 본 경험 중에서 가장 흥미를 느꼈던 일 가운데서도 미래의 나를 발견할 수 있으며, 새로이 호기심이 생긴 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꿈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 가는 거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너의 가치를 만들어 줄 꿈을 찾는 게 중요해!” _p.99

피카소 아저씨와 친구가 된 미루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노력하는 방법을 배웠듯이 나도 주위에 아직 꿈이 없는 친구에게 피카소 아저씨의 명언을 들려주며 꿈을 찾도록 도와주어야겠다.
자신의 가치는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피카소 아저씨의 말이 자꾸만 귓가에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