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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독특한 서평단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가제본 서평단이라는 이름으로 유홍준 선생님의 새로운 책을 출판일보다 먼저 만나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뭔가 피드백을 하는 건 아니고, 10여 일 먼저 읽을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할까요.


중국편은 1, 2권이 먼저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1권에서 다루는 내용은 서안함양국제공항에 내려서 5일에 걸쳐 돈황에 이르는 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작가가 다루고자 하는 내용의 아주 작은 부분이지요.


유홍준 선생님은 프롤로그를 통해 중국 답사기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프롤로그는 창비 블로그에서 내려받을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changbi_book/221492165482


일단 우선적인 답사기 대상은 중국의 8대 고도입니다. 북경, 서안, 낙양, 남경, 개봉, 안양, 항주, 정주 까지입니다. 여기서 1권의 출발지인 서안이 포함되긴 하지만, 1권에서는 돈황에 가기 위한 출발지로 서안을 택한 것일 뿐, 서안을 다루지는 않습니다. 1권에는 8대 고도가 아예 포함되지 않았죠. 


8대 고도 외에 답사기에서 다루고자 하는 내용을 다시 언급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9번과 10번이 1권에서 답사기에 다루는 일부 내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돈황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2권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1, 2권에서 다루는 것이라 하는 것이 맞겠네요.


중국 답사기를 일단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을 듯 합니다. 1권은 막고굴 이야기가 막 시작되는 시점에서 마무리되어서 2권을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게 합니다. 도서 정보를 보면 1권이 352페이지인데, 일본편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프롤로그에 계획한 내용의 일부만 다루더라도 앞으로 몇 년간은 중국 답사기가 끊이지 않고 출판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답사기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웅장한 스케일입니다. 일단 사진부터 보시죠.


가제본이라 사진이 중간에 잘리지 않고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이 장점이네요 ^^ 실제 책에서는 사진은 컬러로 나오겠지만, 중간에 접히는 선이 생겨서 확 펼쳐진 모습을 볼 수는 없을 겁니다. 물론 이전에도 2면에 걸쳐 보이는 사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남한강 편에서도 "성신양회 채석장 풍경" 사진이 180, 181쪽에 걸쳐서 실려 있습니다. "성신양회 채석장은 엄청난 규모로 보는 이들이 할 말을 잃게 한다"라는 사진 설명처럼 광대한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겁니다. 중국편에서는 이런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는 겁니다. 나름 자제한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광활한 풍경을 보여주기 위해서 저런 사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한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마침 얼마 전 "당시 삼백수"를 구입해놓고 읽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의 답사기를 읽으면서 등장하는 시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네요. 사진 왼쪽이 답사기이고 오른쪽은 "당시 삼백수"입니다. 자세한 해설이 포함되어 있어서, 답사기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답사기 중에 등장하는 왕유의 "위성곡"을 찾아보았는데, 한자가 다르더군요. 앗. 오타가 아닌가 싶었는데, 그 당시의 시는 구전되거나 필사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여러 사본이 나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조금씩 구체적인 의미는 달라지는데 시의 전체적인 느낌을 해치지는 않는 듯합니다. 중국 답사기를 더 흥미롭게 읽으려면 "당시 삼백수"를 옆에 두고 같이 읽는 것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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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
김재훈 카툰, 신기주 글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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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봐서는 어떤 책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게임 키드들이 모여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까지, 넥슨 사람들 이야기'라는 소제목에서 '넥슨'이라는 회사에 대해 다루는 책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제목에서는 그런 모습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평소에도 잘 드러나지 않는 창업주 김정주의 모습은 이 책에서도 도드라지게 나타나지 않습니다. 물론 창업 스토리를 다루고 있으며 이전에 '넥슨'을 다룬 다른 책과 달리 김정주가 여러 차례 인터뷰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드러내었지만, 여전히 책 속의 주인공은 창업주가 아니라 '넥슨'이라는 회사의 성장기입니다.


* 넥슨을 다룬 책이 처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전에 박정주 게임 칼럼니스트가 쓴 '넥슨만의 상상력을 훔쳐라/비전비엔피'라는 책이 있더군요. 그 책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직접 넥슨 내부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관찰하고 쓴 글이 아니라 전체적인 히스토리를 풀어낸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애플에 대한 책도 마찬가지죠. 제대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은 '스티브 잡스/월터 아이작슨'이고 애플의 숨겨진 이야기를 주변 인물의 인터뷰를 통해 파헤친 책은 '인사이드 애플/애덤 라신스키'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플레이는 '김정주'와 '인사이드 넥슨'을 하나로 합친듯한 이미지입니다.


1990년 학부 졸업생이었던(그해 학점 미달로 졸업은 하지 못합니다) 김정주에서 2015년 여전히 새로운 친구를 찾아다니는 NXC 대표에 이르기까지 그와 함께 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입니다. 전길남 박사님이 남기신 '...이 책은 인터넷과 IT의 핵심인 도전과 혁신에 대한 갈증을 20여 년 동안 잊지 않고 간직해온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단지 기업의 이야기만 담은 게 아니라, IT 세계의 고충과 기회, 역사와 전망을 두루 담고 있는 보기 드문 책이다...'라는 추천사처럼 이 책은 단지 넥슨이라는 회사만을 다루는 것은 아닙니다. 넥슨이 시작된 90년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만 인터넷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 전길남 교수님에게 미운털이 박힌 김정주 창업주였지만 2002년에는 전길남 교수님 수업 중 진행된 세미나에서 2시간가량 넥슨의 이야기를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아래 주소에서 강연 영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회사 이야기도 다루긴 하지만 뒷부분에는 시스템과 네트워크와 관련된 부분을 다루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앞부분만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오래 전 영상이라 화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김정주 2002 넥슨 지난 9년간의 이야기' https://youtu.be/WGF43to30fI



개인적으로 느끼는 이 책의 단점은 사진 자료가 하나도 없다는 점입니다. 엔씨소프트 이야기를 다룬 '김택진 스토리/김정남'은 100쪽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페이지마다 자료 사진이 들어가는데 이 책은 사진 한장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대신 김재훈 님의 글과 그림이 부족한 점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특히 이런 책은 수많은 인물이 등장하면서 각 인물의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보기 힘든데 이 책은 독특하게 등장인물 소개에 성격을 그대로 묘사한 캐리커처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재훈 님의 글과 그림은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카툰에서 처음 보았는데 어려운 이야기를 정말 쉽게 글과 그림으로 잘 구성해주는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 현대카드 라이브러리 카툰은 라이브러리에 소장된 책을 소개하는 카툰입니다.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library.hyundaicard.com/cartoon.hdc


'14장 세대교체' 본문 중에 아래와 같은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사이에 김정주와 오웬 마호니와 정상원과 박지원은 NDC에서 색다른 간담회를 가졌다. 넥슨의 경영진이 NDC에서 공개 대담을 한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때 김정주는 넥슨은 지금 체크포인트를 지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가 궁금해 찾아보니 당시 영상은 공개되어 있지 않고 관련 기사만 찾을 수 있네요(참고로 NDC 세션 자료와 영상은 해당 웹사이트에 공개하고 있습니다). 게임동아 기사를 참고하면 체크포인트 이야기를 한 건 김정주가 아니라 박지원 대표였는데 뭐 어찌 되었든 경영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류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 게임동아 기사는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NDC 14에서 펼쳐진 김정주 – 박지원 – 오웬 마호니의 토크쇼' http://game.donga.com/73469/

...예전에 우리가 잘 했던 것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한국에 돌아와서 하게 됐다. 당시엔 자유로운 분위기였고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시장도 우리가 만들어내는 것을 수용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던 성장기이기도 했다. 지난 10년간을 되돌아보면 내부적으로 우리가 외형적인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부적인 기여를 하지 못 했다고 본다. 회사의 포커스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보다는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라이브 게임 강화에 기울었던 것 같다. 성장에 대해 중점을 뒀던 시기였다. 그래서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것을 해야할 지 넥슨 직원과 정상원 부사장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의 DNA는 무엇인가. 우리가 잘 하는 것은 무엇인가. 실패해도 계속 도전을 했던 우리의 문화를 돌이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시장은 예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하는 시장이 아니고 우리의 체격도 커진 상황에서 과거의 길을 무작정 복원하는 것이 맞는 길인가? 복원한다고 잘 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시기다. 과거 10년 우리가 잘 했던 것을 되살리고, 상장을 통해 얻는 규모의 경제라는 장점도 있기에 이런 재미있는 시도와 도전을 남들보다 큰 규모로 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을 결합해서 우리는 어떤 길을 가야 할 것인지를 찾는 과정이다. 지금의 넥슨이야말로 체크포인트에 있다...


...'퀴즈퀴즈'는 넥슨이라는 회사의 틀을 영원히 바꿔놓았다. 경영진이 개발 조직을 움직여서 기획한 게임보다 자생적으로 태어난 게임이 더 성공할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었다. 넥슨은 그 뒤로도 오랫동안 '퀴즈퀴즈'의 기억을 잊지 않았다. '퀴즈퀴즈'는 넥슨이 내부에서 성공의 씨앗을 찾는 문화를 만들었다. 또 '퀴즈퀴즈'는 넥슨 안에 캐주얼 게임 DNA를 심어놓았다. 캐주얼 게임은 지금이야 넥슨의 간판 상품이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넥슨은 '바람의 나라'를 만든 MMORPG 개발사라는 자부심이 더 강했다. 현실은 '리니지'한테 주도권을 빼앗긴 2등 MMORPG 개발사였다. '퀴즈퀴즈'는 '리니지' 앞으로 보내는 넥슨의 대답이었다...


* 1999년 10월 출시된 '퀴즈퀴즈'는 이 책이 출간된 몇일후인 2015년 12월 31일 서비스를 종료합니다. '졸업영상'이라는 이름으로 마지막 인사를 남겼네요.

https://youtu.be/q5xJeqxr50I



375페이지라는 분량이 적은 것은 아니지만, 넥슨이라는 회사를 다 표현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넥슨을 제대로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넥슨뿐 아니라 엔씨소프트도 이야기해야 하고 엑스엘게임즈의 송재경 대표 이야기도 좀 더 깊게 들어가야 합니다. 송재경 대표는 독립해서 자신만의 회사를 만든 이후 아직은 뭔가 많이 아쉽네요. 최근 오픈한 '문명 온라인'도 아직은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 같고요.


* 최근 송재경 대표의 인터뷰 기사가 올라와 아래 링크해봅니다.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고갱처럼 봉준호 감독처럼 '자기 색' 확실한 게임 만들고 싶어"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6010828631


* 개인적으로 지난 9월 성남시에서 주관하는 모 행사를 통해 넥슨 판교 사무실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주말이라 실제 개발팀에서 일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는데 이 책을 통해 넥슨이라는 회사가 어떤 모습인지 어느 정도 머릿 속에 그려볼 수 있었습니다. 메이플스토리보다는 카트라이더가 왜 넥슨의 상징이 되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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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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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 작가라면 일단 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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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20 - 국민주 탄생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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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만 작가의 우리술에 대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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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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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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