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차대기를 찾습니다 ㅣ 사계절 아동문고 102
이금이 지음, 김정은 그림 / 사계절 / 2021년 6월
평점 :
작년에 인상깊게 읽으며 눈물까지 쏙 빼게 만드셨던 [알로하, 나의 엄마들]의 저자이신 이금이 작가님.
먼저 접한 책이 장편소설이라 [차대기를 찾습니다]와 같은 저자라는 걸 알고는 당황스러웠다가,
작가님의 동화는 또 어떤 메세지를 주실지 기대감을 가지고 책을 펼쳤다.
범상치 않은 이름의 소유자 차대기군.
우리의 대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한 번의 실수로 원치않는 별명과 그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다.
어쩜... 작가님은 우리 둘째의 이야기 속에 들어갔다 오셨나...
비슷한 사건을 겪은 적이 있어서 공감력 1000프로로 책을 읽을 수 있었다.
담임선생님의 배려가 부족해 대기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그 날을 떠올리면 상처가 되는 우리 모녀여서 대기가 너무나 안스러웠다.
반 친구들의 우연히 시작된 동명이인 중 유명인 찾기가 시작되면서 불리기 싫은 별명이 소문날까 두려움에 떠는 우리의 대기!
예나 지금이나 왜 그리도 배려없는 별명을 지어댔었는지...
이름이 특이하거나, 신체적으로 놀림거리가 있거나, 특수한 상황이 발생하면 연관해서 지어졌던 별명들.
딱히 연관관계도 없는데 이름만 비슷하다는 이유로 불렸던 내 초등 별명은 고 이주일 선생님이었다.
그리고 떠오르는 또 다른 별명은 대학시절 오른쪽 뺨에 있던 다소 큰 점때문에
누군가가 꼭 짜장면 먹다 튄 자국같다며 짜장점이라고 불렀더랬다.
그냥 웃으며 넘기고, 그렇게 부르지 말라며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채
혼자만 스트레스를 받다가 결국 아픔을 참으며 점을 지웠었다.
나만 빼고 모두가 재밌어하는 별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p.113 "내가 싫다고! 내가 그 별명 싫어한다고!"
아... 발을 구르며 힘껏 소리치는 대기가 그렇게 대견할 수가 없다.
꼭 그 때의 날 대변해주는 것 같아서 고마울 지경이었다.
소심하고 현실을 외면하려고만 하던 우리의 대기는 좋아하는 윤서와 함께 선행도 하며 점점 더 멋지게 성장했다.
p.131 '6학년에서도 똥자루라고 부르는 아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더 멋진 별명을 갖게 될 차대기다.
아니, 이제는 그런 별명쯤 무시해 버릴 수 있는 차대기다.'
어린 날의 치유되지 못하고 있던 내 상처에는 새 살이 솔솔~,
앞으로 이런 일들과 맞닥뜨릴지도 모를 우리 아이들에게는 훌륭한 대비책으로!
우리의 차대기군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