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뒷세이아 - 영원한 고전, 철저한 고증,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오디세이>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호메로스 지음, 김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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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문화사의 『오뒷세이아』를 처음 펼쳐봤을 때, 순간 다른 책을 받은 줄 알았다. 예전에 읽었던 다른 출판사, 다른 번역자의 『오뒷세이아』와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다. 이전에 읽은 내용이 또렷이 기억나는 것도 아닌데 그 차이는 단번에 느껴졌다. 부리나케 역자의 해제부터 읽었다. 역시나. 『오뒷세이아』만큼이나 흥미롭고 유익했다. 짧지만 알찬 그리스 고전문학 교양 수업을 듣는 기분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차이는 번역문의 어순이다. 처음에는 이전 번역들에 비해 가독성이 조금 떨어진다고 느꼈다. 하지만 해제를 읽으며 역자의 번역적 선택을 이해하고 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원문의 행과 어순은 최대한 정확히 지키되, 서사시의 형식상 중요한 글자 수에는 융통성을 두는 방식. 형식과 내용 사이에서 최선의 균형을 찾으려 한 번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메로스의 세계관과 그로부터 비롯된 언어적 습관을 최대한 살리려 한 점도 좋았다. ‘횡격막’이라는 낯선 단어가 왜 반복해서 등장하는지, 작품 속 주요 단어들을 왜 그렇게 옮겼는지 역자가 구체적으로 설명해준다. 덕분에 번역된 문장을 읽는 것을 넘어, 그 문장 뒤에 있는 고대 그리스인의 사고방식까지 조금이나마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번역의 의도를 알고 다시 본문으로 돌아오니 처음에는 낯설었던 문장들이 오히려 재미있게 읽혔다. 번역된 어순을 따라가며 오래전 음유시인의 낭송을 듣는다고 상상해보기도 했다. 때로는 원문의 낯섦을 그대로 남겨두고, 우리가 익숙한 언어의 바깥을 잠시 엿보게 해주는 것. 이 『오뒷세이아』는 내게 그런 번역이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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