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이 그들을 내쫓는 때도 있고 그들이 방을 버리고 떠난 때도 있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방이 그들을 내몰았다. 그렇게 수도 없이 이사를 다니며 얻은 결론은 한 가지, 집이없으면 희망도 없다는 사실이었다. 희망이란, 특히 서울에서 살고 있는이들에게 희망이란 집과 같은 뜻이었다.
이제 그 희망을 갖기 위해 서울에서 떠나게 되었다. 그는 뭔가 기이하다는 느낌을 저버릴 수가 없었다. 넓고 넓은 서울에서 그는 여태껏 집을갖지 못하고 살았다. 희망 없이 살았다는 말과도 다름이 없다. 그런데이제 집을 가지게 되었다. 다른 것은 서울이 아니고 부천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이 경우에도 집과 희망은 동의어인가. 그는 대답을 찾지 못하였다. 아니 쫓겨가는 것은 아니다, 라고 거듭 생각하기는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