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방에 아마존을 키워라
베티 도슨 지음, 곽라분이 옮김 / 현실문화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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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위는 가장 원초적인 성의 표현 방식이다.
성적 억압 상태를 개선시켜 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위다
자위를 통해 자신의 성적 반응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비밀스러운 성적 사실들을 몸과 마음을 통해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이다.
성적 기술도 배우고 익혀야 하는 것이다.
자위는 에로틱한 기분을 자아내는 방법이고 자신의 성기를 사랑하고 성적인 자신감을 고양시키는 방법을 배우는 길이며 성을 자각하여 오랜 성적 두려움과 억압으로부터 자유롭도록 이끄는 최선의 방법이다.
‘모든 성경험이 가능한’ 스무 살(?)

이 책을 읽고서 유아 성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그래서 유아 성교육서 중 하나인 오래된 책인「성, 아기때부터 사춘기까지」(주정일, 1982)을 다시 꺼내 읽어보았다. 이 책에 정의하기를 성교육은 남녀역할의 차이점을 알고 성이란 나쁘고 창피해서 남에게 숨겨야 할 것이 아닌 정상적인 생활의 일부분이라는 것을 어린이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성교육의 목적은 성에 관한 지식전달 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적 성장 발육을 돕고 그 성적 성숙이 사회의 윤리․도덕에 부합되어 원만한 인격을 갖게 하며, 스스로를 자연적․사회적․실존적 존재로서 온전하게 성숙시킴을 돕는 데 있다.
◇ 성교육은 언제부터 할 것인가?
생고(生苦)가 지난간 뒤에, 기저귀를 갈아줄 때 무릎을 눌러 다리를 쭉쭉 펴주는 엄마의 감촉, 젖을 물려주는 엄마의 체온을 통해, 그리고 아기를 보고 사랑스러워하는 아빠의 눈길과 얼러주고 다독거려 주는 할머니의 손길을 통해 ‘사랑의 성교육’의 기초는 다듬어 지는 것이다.
◇ 누가 할 것인가?
어린이 주변 사람 모두가 성교육자가 될 수 있고, 또 ‘바로 내가 어린이의 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특히, 성교육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부모이다.
◇ 바람직한 부모의 성교육
- 부모가 성교육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부모 자신이 알고 있는 성에 대한 상식이 정확한 것인지 확인해 보고, 성에 대해 건전하고 올바른 지식과 태도로 자녀를 이끌 수 있는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 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성에 대한 호기심이 싹트기 시작하여 계속 질문을 하며 성장한다. 이때 가장 바람직한 부모의 태도는 자녀가 마음 놓고 질문할 수 있는 미더운 부모가 되는 것이다.
- 자연을 사랑하는 부모는 주변 동식물을 대상으로 자연스러운 성교육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고, 또 부모의 태도에서 생명 존엄의 가치관이 자리 잡힐 것이다.
- 아이들이 성에 대해 질문할때는 그때마다 짧고 정확하게 대답해주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예를 들면, 발달 단계에 따른 답변(Q. 아기는 어디서 와? )의 경우는 다음과 같다.
3~4세 : 엄마의 뱃속에서 자란단다
5~6세 : 엄마의 자궁이라고 하는 특별한 곳에서 아기가 자란다
8~9세 : 엄마의 다리 사이에 길이 있어서 그곳으로 나온다/아이가 나오는 길이 따로
있단다
9세이상 : (인체에 대한 그림을 그려서 설명하거나 가지고 노는 인형을 이용해서 설명)
고무줄처럼 아기 나오는 길도 꼭 오므리고 있던 것이 아기가 나올때가 되면
크게 늘어나서 아기가 나오게 되며, 나온 뒤에는 저절로 오므라져 전과 같이
작아진단다.
참고) 과도한 대답을 하기 보다는 성에 대한 질문을 하는 아이에게 “뭐 말야?”, “왜 그렇게 생각했니?”, “왜 그걸 물어보고 싶어졌지?”하고 되물음으로써 아이의 성숙정도와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 대화의 습관을 통해 바람직한 성교육을 할 수 있다.

유아들이 성에 대해 궁금해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 성에 관한 구체적인 질문
1.“아기는 어디서 태어나는거야?”
“엄마의 뱃속에는 아기가 자라는 방이 있어. 그 방에서 밖으로 나오는 길을 따라서 나오는 거야.”라고 대답해주세요. 아기를 다리 밑에서 주워온다고 하거나 배꼽에서 나온다는 등의 무책임한 말은 엄마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지게 합니다. 아이가 이러한 질문을 했을 때에는 임신과 출산을 관련시켜서 교육할 수 있습니다. 동생이 생겼을 때 불러오는 엄마의 배를 만져보게 하거나 태동 소리를 들려주면서 이야기해주세요.

2.“남자와 여자는 왜 달라?”
아직 성에 대한 호기심을 나타내는 시기가 아니므로 단순한 형태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이는 “엄마, 나는 왜 ○○처럼 고추가 없어?” 라고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와 우리●●이는 아주 다르단다. ○○는 커서 아빠가 되고 ●●는 커서 엄마가 되기 때문이야. 그러니까 서로 다른거야.”라고 대답해주세요.

♧ 아기는 이미 태어날 때부터 성적인 욕구를 가진 인간으로 태어나며 4개월 때부터는 자신의 몸을 탐색한다고 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2세경부터 성적으로 강한 호기심을 갖게 되는데 이는 배변훈련이 시작되면서 생식기와 항문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스스로 지각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는 흥미가 생길 때, 그리고 궁금한 것에 대해서 질문을 할 때 부모들은 성교육을 시작해야 합니다. 성교육이란 성적인 행동에 대한 이해를 도움으로써 건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 성교육을 위한 부모의 역할
1. 아이가 알고 싶어 할 때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부분의 아이가 2세에서 3세가 되면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알게 되고 자신의 성에 대해서 인식하고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게 되면 자연스럽게 성에 대한 질문이 많아지게 됩니다. 이때 아이가 나이가 어리더라도 질문을 하면 반드시 대답을 해주세요.

2. 아이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거나 호기심을 진정으로 이해함으로써 신뢰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하도록 합니다.
성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궁금증을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아이의 눈을 통하여 사물을 보고 사고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가 자신을 이해해준다는 느낌은 앞으로 아이와의 대화 통로를 만드는데 중요한 바탕이 될 수 있습니다.

3. 아이들의 질문에 솔직하고 구체적으로 대답해줍니다.
① 성기를 ‘거기’라든가‘밑’이라는 말로 애매하고 완곡하게 표현하지 말고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부분이 어떤 이름으로 불리워지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아야 하고 자신의 몸을 소중히 여기는 것에 대해서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들이 자녀의 신체와 성에 대한 호기심에 대해서 정직하게 반응하는 태도가 아이들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② 인간의 신체와 유사한 인형이나 그림책을 사용하여 어린이의 호기심을 만족시켜 주는 것이 좋습니다.

4. 아이들이 갖고 있는 관심에 맞추어서 가르쳐줍니다.
부모들이 자녀가 갖는 관심 이상으로 성교육을 지나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모가 허용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녀가 알고자 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미리 알려주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5. 아이가 남녀에 대한 고정적인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합니다.
아이를 남녀로 구분해서 키우면 남자와 여자에 대해 고정적이 편견을 가질 수 있으므로 아이가 성역할에 대하여 건강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합니다.
“여자아이가 무슨 총을 갖고 노니?”, “남자 아이가 소꿉놀이를 하다니, 여자처럼”등과 같은 말은 아이의 다양한 경험을 방해하고 성차별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여자와 남자는 각각 다른 차이점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성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하는 것입니다.

6. 부모에게 감사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교육을 통해서 자신의 생명을 귀하게 여길 줄 알게 되고 타인의 생명과 귀함을 알고 나아가 인간은 귀한 존재임을 알도록 합시다. 살아있는 생명을 아끼고 사랑하며 자신과 남의 생명, 육체를 존중하는 마음을 기르는 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 더불어 자신을 세상에 나오게 한 부모를 고맙게 생각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아이가 자위행위를 하면 이렇게 도움을 주세요
1. 자위행위는 정상적이고 건강한 것이므로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벌을 주지 마세요.
아이에게 있어서 성기를 가지고 노는 것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을 가지고 노는 것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부모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지 간에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는 행동을 계속하려고 합니다. 벌을 주거나 위협을 주어서 아이가 수치심이나 죄의식을 갖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성기도 신체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것을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개념으로 말해주어서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기르도록 합니다.

2. 자위행위를 자주 하는 아이는 다른 놀이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신체를 많이 움직이는 놀이나 모래놀이, 물놀이, 점토놀이, 그림그리기 등과 같은 놀이 등을 하도록 유도를 해서 어린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도록 합니다.

3. 아이가 성기를 쉽게 만질 수 있는 요소를 없애도록 합니다.
아이는 성기가 손이 쉽게 가는 곳에 있기 때문에 만지기도 하므로 헐렁한 반바지를 입은 경우 바지 속으로 손을 쉽게 집어넣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손이 들어가기 어려운 긴 바지나 벨트가 있는 바지를 입히면 성기를 만지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 성폭행 예방 및 대처를 위한 성교육
1. 아이에게 자기 몸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줘야 합니다.
수영복이나 속옷을 입히고 “이 옷 안의 네 몸은 아주 중요한 부분이니까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보이거나 만지게 해서는 안 돼” 라고 말해줍니다.

2. 누군가가 원치 않거나 불쾌하게 느껴지는 접촉을 할 때 단호하게 “안돼요! 싫어요” 라고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3. 아이가 기본적으로 부모에게 신뢰감을 가질 수 있도록 사전에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너에게 무슨 일이 생겨도 끝까지 보호해줄테니 부끄러워 하거나 무서워 하지 말고 무슨 이야기든 엄마나 아빠에게 다 하는 거야”

4. 어디 갈 때면 부모님께 꼭 누구와 같이 가고 행선지가 어딘지 알리도록 합니다.
낯선 사람이 접근해서 엄마가 기다리신다고 같이 가자고 하거나 차를 태워 준다고 해도 절대 따라가지 않도록 교육시킵니다.

5. 집에 혼자 있을 때 낯선 사람이 오면 문을 열어주지 말라고 일러 둡니다.

6. 공공화장실에는 친구나 어른과 같이 가라고 말해 줍니다.

7. 아무리 오빠나 친척이라고 해도 남자와 단둘이 집에 있게 할 때는 신경을 써야 합니다.

8. 위급한 상황에 부딪혔을 때 급히 연락할 수 있는 곳의 전화번호를 알려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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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잘 버는 여자 밥 잘 하는 남자 -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이야기
알리 러셀 혹실드 지음, 백영미 옮김 / 아침이슬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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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은 식탁위에 차려 놓았으니까 먹고서 다음 주가 시험이니까 사회 ○○페이지까지 밑줄 그으며 2번 읽고, 내일 단소 수행평가 있으니까 5번 연주해야해…”

오늘도 어김없이 3시 반이 되면 이선생님은 핸드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면서 아들과 통화를 한다. 늘 이런 대화를 아들과 하는 선생님을 바라보며 숨이 막힐 정도로 답답하지만 아울러 미래의 내 모습이 이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등학교 고학년과 중학생 자녀를 둔 이선생님(48세). 맞벌이를 하고 있는 그녀는 최근 들어 자녀의 사교육비 과다 지출로 인해 점심도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 회사 창립 이래 초창기 멤버로써 10년 근속을 했지만 회사에서는 그녀가 자녀들의 학교 일 때문에 회사일에 몰입하지 못하고 자주 자리를 비운다거나 늦은 출근과 칼퇴근을 한다는 이유로 암묵적으로 사직을 권고하고 있다. 이선생님도 그만 둔다 그만 둔다 라는 생각을 2년째 하고 있지만 일을 그만둠으로써 겪게 될 가정의 경제적 위협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국계 회사에서 일하는 남편은 매우 성실하지만 성과에 따른 일자리라 이선생님은 지금 하는 일을 쉽게 그만 둘수 없는 상황이다.

 

“당신은 내 보험이야” 어느 대학원 박사과정선생님의 남편이 하는 말이다. 강선생님의 남편은 유명 전자회사 선임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연구원으로의 생명력은 매우 짧고 그래서 불안함을 느낀 남편은 석사과정까지 마치고 가정에서 전업주부로 있는 아내에게 공부를 더해서 직업을 갖는 것은 어떨지 제안하였다. 학업에 대한 열의가 있었기에 남편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가사와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강선생님은 매번 시간에 쫓겨 살고 있다. 수업이 시작하기 바로 직전에 반쯤 풀린 눈을 하고서 나타나서는 “오늘 핸드-아웃 자료 있어? 나도 복사 좀 해줘”라는 말을 건넨다. 어제도 초등학생인 아이의 학업을 봐주고 밤 12시에 들어온 남편에게 저녁을 차려준 후 대학원 과제물을 하다가 거의 밤을 샌듯하다. 이 수업시간이 끝나면 총알처럼 집으로 달려가 아들을 맞이해야 하고 밥을 먹인 후 학원을 보내야 한다. 학업을 즐기는 강선생님은 얼마나 행복하다고 느낄까?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이모씨(44세)는 자녀의 등교시간에 맞춰 함께 출근을 하고 하교시간이 되면 허겁지겁 품 안에 한 가득 일거리를 안은 채 퇴근을 한다. 하루 종일 업무에 시달려 피곤도 할 법하지만 그녀에게는 쉴 '여유'가 없다. 어린 자녀와 남편을 위해 저녁 준비를 하면서 동시에 밀린 빨래와 청소도 해야 한다. 이렇게 바쁜 일상이 쳇 바퀴마냥 반복된 것도 어언 9년재, 그녀는 '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곤 한다. 그러나 그녀는 근래 들어 이런 사식을 할 시간이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한다. 드르렁 드르렁 코를 고는 남편 옆에서 잠들기 전 잠시 사색을 하는 것이 그녀에게는 유일한 '여유'인 것이다.

 

우리나라에 맞벌이 가정이 시대적 조류로 자리 잡은 지는 오래되었지만 가정 안과 밖에서는 여전히 가사와 육아에 힘들어하는 여성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고 있다. 아니 그 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거세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여성이 경제시장에 뛰어든지 오래지만 아직도 여성의 경제활동은 '선택'이고 가정을 돌보는 것은 여성에게 '의무'라 보는 가부장적 이데올로기가 우리 사회에 만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현대 들어 대다수의 남성들은 '아내가 일 하길 바란다'는 마음의 속내를 아주 당연하다는 듯 내비추기 시작하였고, 이제는 여성의 경제 활동이 집안일처럼'의무'라 말하기 시작한다.

여성의 산업경제에의 뒤늦은 편입은 남녀관계, 부부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이혼률의 상승, 변화한 여성과 변하지 않은 직장․사회 간의 긴장을 발생(‘지연된 혁명’) 시켰다. 혁명이 지연된 사회는 맞벌이 부부의 삶을 지원하는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고, 가사를 분담하는 남성들이 드문 사회, 이러한 긴장 때문에 많은 남녀들이 맞벌이 부부되기를 꺼리고 있다. 이 책의 연구관심사는 맞벌이를 하면서 행복한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부부들을 통해 현재의 경제 구조와 지연된 혁명 하에서 맞벌이 가정들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것이었다. 연구에서는 가사분담의 경제적, 심리적 측면 뿐 아니라, 남편과 아내가 가지고 있는 성 이데올로기, 표면적인 성 이데올로기와는 다른 내면의 이데올로기 등을 탐색하였다. 성 이데올로기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도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을 중요시 해 집에서 하는 일과 자신을 동일시하고, 남편을 그의 직장일과 동일시 해 남편보다 적은 힘을 갖기를 원하는 [전통주의], 남편이 하는 일과 자신이 하는 일을 동일시하고, 결혼 생활에 똑같은 힘을 갖기를 원하는 [평등주의], 자신을 집안일과 직장에서의 역할 모두에 동일시하는 [과도주의]로 구분하였다.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바에 따르면, 남녀의 역할에 대해 말하는 것과 그러한 역할 구분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일치하지 않기도 하고, 과거에서 비롯된 감정과 사회적인 관념을 무의식적으로 종합하여 성 이데올로기를 만들거나, 또한 현실 상황을 고려해 성 이데올로기 만들기도 하며, 남성의 경우 성 이데올로기를 실생활에 적용할 때 의식/무의식적으로 성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따라서 성 이데올로기의 균열, 당위적 감정과 실제적 감정 사이의 갈등, 내적 요구, 외적 조건으로 인한 성이데올로기의 제약이 있는 상황에서의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파악하였다. 각각의 부부들은 가족신화(family myth)를 만들고 있는데, 이는 진실을 은폐하여 가정의 긴장을 완화하려는 관념적 현실을 예를 들면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신화, ‘직업상 어쩔 수 없다’는 신화 등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사회 각계각층에 포진되어 있는 맞벌이 부부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이제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맞벌이 부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시대에 맞는 맞벌이 부부 및 가족의 심리적인 복지향상을 위한 사회 전반에 걸친 지원과 인식의 변화와 사회적 차원의 교육의 필요와 다양한 교육 및 복지프로그램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에 따라 맞벌이 부부의 심리적인 복지를 위한 견해를 몇 가지 정리해 보았다..

맞벌이 부부의 심리적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변인인 부모역할갈등에 있어 남편보다 부인이 더 큰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여전히 가정내에서 부인이 자치하는 역할 비중이 남편보다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역할에 다른 심리적 부담감과 책임감 등이 과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부인의 부모역할갈등의 수준을 낮추는데는 남편의 지지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따라서 남편은 가사도움이나 자녀양육에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부인과의 상호보완적인 부모역할을 수행함으로써 갈등을 예방하고 부모로서의 어머니와 대등한 아버지상을 정립하여 심리적 안정을 찾고 보다 나은 부부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맞벌이 부부의 부인은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높이고, 자신을 위한 직업생활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긍정적 사고와 함께 자부심과 자아실현을 이루고 긴장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시간을 자신에게 할애하여야 한다.

또한 직장생활에서 경험하는 스트레스가 심리적 복지 수준을 낮추는데 기여한다고 본다. 남편과 부인 모두 자신의 직업에 보다 충실하고 만족한 결과나 희열을 느끼거나 자신이 속한 조직에서 적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부모역할에 대한 갈등이 감소한다. 개인의 생활만족도 등 전반적인 복지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통한 직업적인 기술 능력향상이나 만족도를 증진시키고 자신의 배우자에 대한 협력 또는 지지가 보다 절실히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자녀양육에서 있어 상당 부분 맞벌이 부부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에 의한 양육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시설의 교육에 반하는 보육정책이 자녀의 나이에 적합하게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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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다니구치 지로 지음, 신준용 옮김 / 애니북스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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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가족 안에서 특히, 자식에게 이해되지 않은 아버지.

40살이 훌쩍 넘은 시기에 가족을 떠나 나를 찾아 가는 아버지.

아버지가 너무 외롭다. 이 아버지들은 왜 가족과 더불어 함께 살지 못했을까? 도대체 이 아버지들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일까? 가족은 아버지의 어깨를 억누르는 무거운 책임감의 존재들!!!아닐까?

난 가끔 대한민국의 남자들이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남자들의 집단은 대학때 꿈과 비전은 어느 결에 가족에 대한 책임감과 중압감에 휩싸여 집과 직장을 왔다 갔다하는 일벌레로 아니 돈 버는 기계로 전락해 있다. 그래서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을 때 결혼하여 얻을 수 있는 행복도 있지만 그에 비해 매우 넓게 확대되는 책임감의 영역을 어찌 할지 누나로서 걱정이 되었다. 지금 내가 공부하고 있는 즐거움, 행복함을 동생에게도 권하지만 감히, 꿈도 꿀 수 없는 동생의 현실에 마음이 아프기도 하다. 여성학에서 바라봤을땐 어떨지 모르겠지만 아직 미혼인 나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결혼이라는 탈출구를 열심히 생각하게 된다. 내가 한국의 여성이며 싱글이기에 지금에 공부하며 학생이라는 신분을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튼 지금의 내 삶에 난 충분히 만족하니까.

그에 비해 이 땅의 남성들(물론 매우 평범하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런 남성들을 지칭한다)은 도대체 어떠한 꿈과 비전으로 살아가는 걸까? 우리 아버지는 장남으로 태어났지만 어렸을 때부터 가족을 위해 그야 말로 동분서주하는 삶을 사셨다. 그렇게 열심히 사신 그 분에게 지금 남아있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무언가 열심히 산다는 것은 그 뒤에 올 찬란한 결과를 기대하는 마음이 있어서 였을텐데.. 세월이 지날수록 아버지는 지금 그저 나약해 가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남자에 불구하다. 그런 아빠에게 난 힘이 되고 싶고 기대가 되고 싶고 자랑이 되고 싶었다. 그것도 대학원에 와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가 너무나 이기적일 수 있지만 지금까지는 나만 나만 하고 살아왔다. 그런데 너무나 가족들을 위해 삶을 희생해온 우리 아버지에게... 나이 많지만 여전히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는 의존적인 딸, 힘이 되어 주지 못한 아버지로서 미안한 마을을 들게 하는 아들, 여유로운 삶을 살게 해주지 못한 아내, 뭔가 항상 바라지만 채워드리지 못해 미안함을 갖게 하는 할머니, 뭐 하나 아버지에게는 탈출구가 안 보인다. 어떡하나... 나도 아버지에게 내 마음을 전하고 싶지만 쉽게 말이 떨어지지는 않는다. 왜 이렇게 찐하지 못한 부녀관계가 되었을까.

기러기가 아니라 지방에서 홀로 20년을 갈매기 삶을 살아서 그 고마움은 아는데, 거기까지 이다. 뭔가 나도 아버지에게 해드려야 하지만 그 만큼에 능력이 되지 못하는 무능력에 한탄을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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