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한다 - 트라우마가 남긴 흔적들
베셀 반 데어 콜크 지음, 제효영 옮김, 김현수 감수 / 을유문화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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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트라우마로부터 벗어나면서 삶이 건강해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책이다. 트라우마 치료의 역사와 원리, 사례를 담고 있는 트라우마의 '바이블'이다.

내가 살아가면서 겪어왔던 일들이 나는 트라우마라고 인식하지 못했었다.
그러던 중, 어떤 한 사건들이 문득 떠오르면서 일상 생활에 영향을 줄 때가 있다.
그 때 생각했다. 그것이 나의 트라우마가 아닐까하고.
트라우마의 원인과 치료 방법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과연 치료를 할 수 있을까?

p.36-37
나는 보통 의사들이 하는 일을 했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한 부분에 집중한 것이다. 바로 톰의 악몽이었다.
…… "그 약을 먹으면 악몽이 사라진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그건 내 친구들, 그들의 죽음을 다 헛된 일로 만들어 버리는 거잖아요. 전 베트남에서 죽은 친구들을 위해서 살아 있는 기념비가 되어야 해요."
나는 망연자실했다. 죽은 이들을 향한 충성심은 그가 삶을 버티게 해 준 힘이었다.

- 나는 악몽을 자주 꾸곤 한다. 어떤 꿈은 나의 잠재적 무의식에 잠들어있던 공포를 꺼내와 새로운 꿈을 만들기도 한다. 무섭다. 다신 꾸고 싶지 않지만 계속 반복하곤 한다. 만약 나에게 어떠한 일들이 없었더라면, 어느 부분의 기억이 상실된다면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p.57
트라우마는 마음과 뇌가 인지한 정보를 다루는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과 생각하는 것을 바꾸어 놓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도 변화시킨다.

p.244
우리 자신을 아는 것, 즉 정체성을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현실'이 무엇이고 과거에는 무엇이었는지 알아야 한다(혹은 최소한 자신이 안다는 걸 느낄 수 있어야 한다).

p.518
과거의 일을 현시점에서 신체적으로 다시 경험하며 안전하고 자신을 지지해 주는 존재들로 이루어진 '한정된 공간' 속에서 그 기억을 다시 쓰는 과정은 원래 기억을 보충해 줄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 내는 아주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나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믿는 것, 지지하는 것, 헌신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주장할 수 있게 해 주는 행위 주체 의식이 발달하지 못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신이 버려지고, 쓸모없고 존재감도 없는 존재라고 느끼면 어떤 일도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트라우마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들은 모두 각자가 가진 힘이며 생존하기 위해 터득한 방법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총 680페이지의 이 책은 사실 읽기가 쉬운 내용은 아니다. 무엇보다 지금 현재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트라우마가 대체 무엇인지, 그리고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것에 있어서 꼭 필요한 책이라 말할 수 있다.
'트라우마가 있나요?' 그럼 주저하지 말고 이 책을 집어주세요.
(가능하다면 모든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의 책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남들과 함께 있을 때 안심할 수 있어야 정신도 건강하다는 것이며, '관계' 는 의미 있고 만족스러운 삶을 형성한다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어떻게 해야 이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다.
알고 있는 사실대로 행동할 것인지는 이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저자의 '닫는 글' 마지막 부분에서)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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