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전남친을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재회했다. 결혼식 날 입은 드레스라도 흠짓할 상황인데 이건 뭐랄까 더한 상황이다.
넉넉한 가정환경 덕에 스페인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채원.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버지 사업 실패로 사귀던 애인인 성준에게 이별 통보 한마디만 남기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에 와서도 채원의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병원에 입원한 아빠, 아직 학생인 동생, 어마어마한 빚까지... 그런 그녀가 택할 수 있은 길이 얼마나 있을까. 닥치는 대로 일을 해도 빚은 줄어들지 않고 살림은 힘들기만 하다.
그러던 때 고액 알바 제의가 들어온다. 이미 죽은 남자와의 영혼의 결혼식을 올리는 것. 대신 천일 간 어떤 남자와 연애를 금하는 조건으로 2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받는 계약. 생각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그녀는 당연히 그 계약에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그 결혼식 날 성준을 재회한다.
2억을 받았지만 아직도 녹록지 않은 그녀의 삶. 여전히 쉬지 않고 일을 할 때 스페인어 통역 일자리가 들어오고 그곳에서 그녀는 또다시 예전의 연인이었던 성준을 만난다.
회사의 대표와 단기계약 용역 직원으로 말이다.
채원의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보았기에 성준은 당연히 그녀를 유부녀로 오해하고 사정 설명하기엔 너무도 구차했던 채원은 차라리 유부녀로 오해받는 길을 택한다. 그때부터 시작된 두 사람의 삽질 퍼레이드~.
성준은 그녀에게 심장이 반응할 때마다 그녀가 유부녀임을 잊지 않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한발 물러나기 위해 몸부림친다. 하지만 가슴이 머리가 명령하는 데로만 되는 건 아니다. 벗어나려 할수록 점점 그녀에게 빠지는 마음에 괴로움은 더해가고 그때,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인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그녀가 과거 자신이 싫어 떠난 건 아니란걸.
'너는 나를 버린 게 아니라, 너를 버렸던 거였구나.'
그리고 지금 그녀 곁에 남자는 없다는 걸.
그 순간부터 그는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분명히 말하지만 멋대로 선 긋지 마. 나 넘어간다.'
절대 그에게 넘어가지 않으려 다짐하는 채원과 죽어도 선 넘으려는 성준.
하지만 독자들은 이미 눈치챌 수밖에 없다. 이미 둘 다 마음속 선은 넘었다는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