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막연함에 속았다
권다예 지음 / 다독임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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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도 독특한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입니다. 막연함이란 사전적 의미는 '갈피를 잡을 수 없이 아득하다' 또는 '뚜렷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런 뚜렷하지 못한 어떤 것에 속았다는 건데 그게 무슨 뜻인지 궁금해집니다.

저자의 소개 글을 보니 아날로그적인 것을 좋아하고 자신을 사랑하려고 노력하는 평범한 여성처럼 보여 책을 펼치기 더욱 수월해졌습니다.

책은 멈 짓 하는 순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순간, 사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진 이 책 지금 만나봅시다.

사람과에 관계,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주변 모두와 관계를 맺고 살고 있는데요, 어릴 땐 그저 관계가 불편하면 피하면 그만이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절대 피할 수 없는 관계들을 맞닥뜨리게 됩니다. 직장동료 라든지 결혼 후 생기게 된 시댁이라든지요. 이럴 때 자칫 한 번 망쳐버린 관계는 나 자신에게도 커다란 타격을 줍니다. 관계는 언제나 나와 상대방이 존재하는데 그걸 망치는 원인은 대부분 나입니다. 때론 이기적이었던 그때의 나를 돌이켜 보기도 하고 만약 그랬다면 용서를 해보기도 합시다.

책을 읽다 가장 눈에 확 띄는 구간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집순이는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일까' 챕터였습니다.

저는 동적인 것보단 가만히 앉아 책을 읽는다든지 하는 정적인 걸 좋아합니다. 덕분에 가능하다면 완전한 집순이가 되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요즘 이런 집순이는 왠지 시대에 떨어진 사람 같고 발전이 없는 사람 같다는 인상이 지배적입니다. 그럴 때 저자도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것 같아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나열하는 집순이의 장점 부분에서는 빙그레 웃음이 나기도 했고요. 집순이도 나름의 방식대로 사는 것일 뿐 절대 인생을 허비하는 게 아니라는 말에 괜히 뿌듯해졌습니다. 그것 또한 내가 좋아하는 재충전의 방식이 테니까요.

우리는 어쩌면 평생을 막연함이라 것과 싸우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명확하지 않고 뿌연 안개 같은 그곳을 열심히 헤쳐나가고 있는 우리 스스로에게, 또 그것에 결코 굴하지 않으려는 우리 자신에게 박수를 쳐 줘보는 건 어떨까요.

나이가 어리든 많든, 순간순간 고개를 드는 인생의 막연함. 그 속에서 열심히 나가고 있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 '나는 막연함에 속았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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