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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
투에고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9년 5월
평점 :
품절
투에고 작가의 공감 에세이 <나는 어른이 되어서고 가끔 울었다>입니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제목에서부터 나는 울컥했습니다. 어른이라는 통상의 나이 스물이 넘은 뒤로 운다는 건 어쩐지 부끄러운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지만 가끔 울었다는 제목은 그 말 만으로도 저에게 큰 위로가 되었습니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과거의 시간들, 하지만 그 속에서 아파하고 고민하는 우리들에게 그는 말합니다.
'나는 그저 순간을 살아갈 뿐이야"
현재를 살아라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지 말아라 하는 말들이 요즘 많이 들리지만 이만큼 마음에 딱 맞는 말이 있을까요? 순간을 살아갈 뿐이라는 것. 그 순간이 현재가 되고 그것이 우리의 과거가 되기에 그거 순간을 우리를 살아갑니다.
책 속에 중간중간 마음을 만져주는 것 같은 따스한 그림들이 등장합니다.
에세이를 읽다 보면 글과 그림이 따로 놀기도 하고 그림이 좋으면 글이 별로이기도 한 경우가 많은데 이번 책은 글과 그림 모두에서 위로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너무 애쓰지 말라며 곧 괜찮아질 거라고 주문을 외우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진정 당신이 원하는 일을 하라고 말해줍니다.
평온한 오늘이 감사하고 사소한 것들이 살아갈 힘을 주기도 합니다.
'서로가 익숙해진다는 것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음과 동시에 감정도 무뎌지는 일이다' (p152)
난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이 문장이 가장 슬펐습니다.
누군가를 오래 사랑하다 보면 편안해지고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처음 느꼈던 설렘도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립니다.
특히 남녀 간의 이 공식은 어쩔 수 없는 난제가 되기에, 그래서 더 슬펐습니다.
정말 아프고 슬플 땐 누군가 두 팔 벌려 가슴으로 안아줘도 깊은 슬픔은 가시지 않습니다. 슬픔은 그렇습니다. 누군가의 위로도 소용없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그럴 땐 그냥 어른이지만 울어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시간들이 모여 진정한 내가 될 테니까요.
시와 에세이 그 경계쯤 되는 작은 책은 한 권으로 사람을 참 따스하게 만들어 줍니다. 사람마다 다른 감정의 온도가 있는데요 이 책과 나는 다행히 딱 맞았던 것 같습니다.
손에 딱 잡힐 만한 이 작은 아이로 '적막한 자신'을 달래고 싶다면 <나는 어른이 되어서도 가끔 울었다>를 만나보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