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나쓰메 소세키 지음, 김정오 옮김 / 하다(HadA)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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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셰익스피어, 일본 국민작가, <나는 고양이로소이다>의 저자 나쓰메 소세키의 책 <도련님>을 만났습니다.

1906년도에 집필된 이 책은 백 년도 더 된 시간이 지난 고전인데요, <도련님>은 실제 저자가 1년 동안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쓴 소설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의 죽음과 형과의 불화 후 적은 돈으로 학교를 졸업한 도련님은 도쿄를 떠나 시골 중학교 수학선생님으로 가게 됩니다. 처음 방을 얻는 과정부터 시작해 곱게 자란 도련님은 시골 사람들에게 휘둘리기 시작하는데요.

어려운 말과 학식을 내세우며 엉큼 떠는 교감 '빨간 남방'과 그 빨간 남방과 어울리는 아첨꾼 미술 선생 '따리꾼' 그리고 군자 같은 영어 선생님 '단물 호박', 남자다움과 언변이 좋은 수학 주임 '높새바람' 그리고 주인공 '도련님'의 좌충우돌 학교생활이 펼쳐집니다.

도련님은 학교에서는 온종일 정탐을 당하듯 학생들에게 시달리고 집에 오면 집주인인 골동품상에게 시달립니다.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겠지만 앞에 나서기엔 언변이 모자란 도련님.

술수에 능하고 약아빠진 교감 '빨간 남방'과 미술 선생 '따리꾼'을 혼내주기 위해 '높새바람'과 의기투합하기도 합니다.

정의감 있지만 조금은 모자란 그를 언제나 한결같이 응원하고 북돋워 주는 인물인 기요 할멈. 할멈은 그 집안의 시녀지만 어찌 보면 부모보다 더 그를 위해 주는데요, 그는 많이 배운 선생들을 기요 할멈과 비교하며 할멈이 그들보다 훨씬 낫다고 여깁니다.

불의의 선두주자인 빨간 남방과 따리꾼을 실컷 두들겨 패주어 혼내주긴 하지만, 결국엔 수학 주임과 시골마을을 떠나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도련님.

사회에서 진정한 악이 뭔지 또 그 부패 속에서 벗어나려고 저항하지만 순수한 도련님이 부조리를 모두 벌하기엔 힘이 없어 보입니다.

백 년이 넘는 시간 전에도 현재에도 여전한 사회문제들. 그리고 그 문제를 알면서도 쉽게 타파하지 못하는 우리네 인생을 그렸기에 백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그의 책을 좋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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