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디자인 1

더 디자인 1 ㅣ 지식을 만화로 만나다 1
김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5월

저자는 지식만화의 세계를 넓히기 위해 뛰고 있는 김재훈 만화가입니다.

이번 책은 지식을 만화로 만나는 그 첫 번째 이야기 '더 디자인'입니다.

제목만 보고 혹시 디자인의 개요나 역사 이런 조금은 지루한 이야기를 만화로 그렸을까 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책은 여러 분야의 최고의 디자인들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디자인의 전체를 아우르다기보다는 일부를 보여주는 소소한 이야깃 거리라고 할 수 있지만 이런 시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의 탄생 비화를 읽는 건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특히 우리에게 익숙한 명품이나 명차 그리고 애플이나 코카콜라 같은 유명 상표의 탄생 배경은 매우 흥미롭게 느껴지는데요,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에게 그들이 모두 친숙한 것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디에서든 아는 사람 이야기가 재미 있듯이 아는 상표의 이야기가 재미있기 마련일 테니까요.

한 입 베어먹은 사과 모양으로 유명한 애플의 로고. 그것은 문명의 아이콘이 될 정도로 선풍적이었고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이렇게 디자인은 그 회사를 대표하기도 하고 떠오르게 하는 무언가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의 이미지를 함축시킨 CI가 요즘 더 중요하게 부각되기도 하는데요, 우리도 유명 대기업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게 그 회사의 CI입니다.

때로는 강직해 보이고 때로는 감각적으로 보이게도 만드는 그것들로 인해 기업은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합니다.

디자인을 할 때 언제나 충돌하는 게 있죠.

바로 창의성과 미학을 강조하느냐 돈을 강조하는냐입니다.

저자의 재치 있는 그림이 눈길을 끕니다.

물론 약간의 농담이 섞여 있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무시할 수 없는 일 일 테지요.

새로운 디자인은 때로는 거추장스러움을 벗고 실용성을 강조해 여성을 해방시키기도 하고(코코 샤넬),

겉치레를 버리고 유쾌함을 찾기도 합니다.

실용만 강조할 수 없고 미적 감각만도 강조할 수 없는 자동차와 비행기.

모터쇼와 에어쇼를 가보면 다양하고 멋진 그들을 만날 수 있는데요 이 모든 것에도 디자이너들의 눈물겨운 노력이 들어있었네요.

지금도 디자인은 계속 생겨나고 이제는 전문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어플이나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도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 책은 디자인이 무엇이냐는 개념의 설명이 아닌 전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디자인의 명멸을 더듬은 회상입니다.

재미있는 만화와 간단한 글로 그 재미를 더해주는 '더 디자인'

지식을 만화로 표현하는 저자의 의도가 딱 떨어진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