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가정과 자녀와 사랑을 원한 올그런 같은 남자들의경우는 어땠을까? 보스턴에서 묵게 된 호텔에서 나는 항구가 내다보이는 카페 자리에 여자 동행과 함께 앉은 남자를 보았다. 남자는 여자를 몹시 사랑했고 세심하고 자상하고 다정하게 그를 대했다. 여자는 샌들과 재킷과 선글라스와 팔목의 금팔찌까지 모두 벗어 옆에 둔 채였다.
햇빛 아래 반짝이는 맨팔에 남자가 입을 맞출 동안 먼 곳만 바라보던 그는 이윽고 남자의 입술과 햇살에 등을 돌리고 자리를 떴다. 얼마 후 남자는 여자의 샌들, 팔찌, 선글라스와 가방, 자기 카메라와 선크림 그리고 휴대폰을챙겨 그늘진 테이블로 뒤따라 자리를 옮겼다. 남자의 삶속 누군가가 혹은 무엇인가가 그로 하여금 모든 짐을 짊어지고 모든 입맞춤을 자진할 만큼의 용기를 준 것이다.
이렇듯 남자가 그를 더 원하는 상황에서 여자는 남자의용기를 꺾지 않으면서도 그런 대화의 운을 떼기 위해 어떤 방안을 모색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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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가 아는 여자 중에 여성성이라는 유령을 복원시키고자 하는 이는 몇 되지 않았다. 게다가, 유령이 뭔데? 여성성이라는 유령은 허상이자 망상이자 사회적 환상이다. 연기하기에 매우 까다로운 인물이며, 그 역할(희생, 감내, 고통의 와중에도 발랄함을 잃지 않기)을 연기하다 끝내 이성을 잃고 만 여자도 수두룩했다. 그런 이야기라면 결단코 다시 듣고 싶지 않았다.
다른 재능을 가진 새로운 주인공들을 찾을 때였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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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한 기분이었다. 나는 가부장적 현실에 사는 e- 가모장이었다. 삶은 고달팠고 내겐 대본조차 없었다. 내가 대본을 쓰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그나저나 자두는 어떻게 됐나고? 구지가 지하철역에서 말을 건네 온 남자와 대화하면서 베어 먹었다. 과즙도 풍부했고 과육은 단단하고 탱글탱글했다. 내가 대본을 쓴다면 이 자두가 플롯의 터닝포인트가 될 거였다. 그리고 남자는 이런 대사를 쳤을 테지.
"그나저나 당신, 머리에 나뭇잎 붙은 거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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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에게 화내는 소리를 들어서, 그게 끔찍하게 지겨워서 나는아예 화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 누군가에게 화가 나면참다가 마지막에 말없이 관계를 끊어버리는 식으로 살아왔다.
하지만 아이에게 화난다고 해서 관계를 끊을 수는 없으니 소리지르는 미숙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출한 것이다. 아이에게 감정적으로 혼내고 소리 지른 날 밤이면 죄책감에 잠이 오지 않았다. 내가 아이를 망칠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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