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하나에 어머니
정윤주 지음, 민트홀릭 그림 / hummingbird(허밍버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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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딸이 어머니께 쓰는 편지들과 일기를 쓰듯 엄마와의 옛 추억을 떠올리며 쓴 글들로 이루어져있다.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나도 언젠가는 이 책의 저자처럼 엄마께 책을 써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인데... 글로 적어서 하나하나 엄마께 받은 사랑과 감사했던 그 순간을.. 그리고 죄송스런 마음을 알려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평소에는 엄마께 나긋나긋하지도 못하고 다소 툴툴 거리는 경향이 있는터라.. 더욱 내 마음을 고백하고 싶은 마음에 책을 꼭 써서 전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편지로는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엄마에 대한 고마움을 책으로 써서 전해드리면 언젠가 먼 훗날 나혼자 남게 되었을때 조금이라도 덜 죄송스러울까?  하는 생각이 이따금 들기도 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저자의 삶과 내 삶이 달라서인지... 옛일을 회상하는 부분들에서는 사실 그렇게 큰 공감을 느끼지는 못했다.
그러나 삶의 과정은 달라도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은 같다고 본다.


저자가 써놓은 엄마에 대한 글귀들을 읽으며 나 또한 엄마에 추억과 생각에 빠져본다.

 

엄마는 최고의 요리사야

-본문 24쪽-

정말 우리 엄마는 최고의 요리사였다!

전라도 음식에 손맛까지 더해져서 항상 우리집은 밑반찬이 참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우리 아빠는 참 좋았을 것 같다.. 살림과 요리 잘하는 여자를 만나서..
그런데.. 우리 신랑은 안타깝다..ㅡㅡ;; 살림도 못하고 요리는 어쩌다 좀 하는데 잘 안 치우는 여자를 만나서;;ㅎㅎ

이제는 연세가 드셔서 엄마의 솜씨도 함께 나이 들어버렸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엄마가 차려주신 친정밥상은 매일 내가 손수 해서 먹는 얕은 반찬들에 비하면 여전히 깊은 느낌이 드는 밥상이다...
엄마의 밥상을 오래도록 정말 오래도록 찾아가 볼 수 있게 되기를 이 글을 쓰면서도 진심으로 기도하고 기원해본다...

 

 

엄마는 참 대범하고 용감한 여인이야. 우리 엄마, 참 멋있다.

-본문 46쪽-

나는 어린 마음에도 우리 엄마가 슈퍼우먼이라고 생각했었다.
일도 하시면서 살림까지 잘 하시고 아이들 교육까지 신경쓰려 애쓰신 엄마의 모습에...
나이 들어서 그리고 엄마가 되어서 돌아보니,,, 그 때 엄마는 정말 너무도 힘드셨을 것 같다...
지금도 나는 엄마에 비하면 정말 새발의 피, 개미똥구멍 만큼도 안되는 '엄마' 역할을 수행중인데.. 그래도 힘들다고 맨날 투덜대는 내 모습이.. 부끄럽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내 부끄러움이 클수록 엄마의 그 당시 고생이 더 크게 느껴진다...
엄마를 못 닮아서 참 아쉽다.
나도 엄마처럼 체력적으로 척척, 정신력으로 팍팍, 한 가정을 잘 일궈나가는 그런 멋있는 엄마이고 싶은데... 정말 쉽지 않다...

 

엄마가 해준 음식은 사랑이야. 그래서 더 맛있고 달콤한 거야.

-본문58쪽-

이 문장을 읽으며 정말 엄마의 사랑이 느껴진 음식이 또 떠올랐다.
내가 첫째 임신때 뜬금없이 수수부꾸미가 너~~~무 먹고 싶었다.
지금처럼 냉동식품으로 온라인 판매가 있던 시절도 아니고, 주변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도 아니였기에.. 그냥 생각만하고 지나가는 말로 얘기했었는데...
엄마가 그 얘기를 들으시고는 지인분께 재배한 수수가루도 직접 구하고 팥속도 다 만들어서 직접 수수부꾸미를 만들어주셨다.
그 감동은 정말 십여년이 지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신랑의 사랑보다 엄마의 사랑이 한 수 더 위인, 우주 최강이라는 것을 그 때 새삼 깨달았다.

 

엄마 사랑이 약이다. 그러니까 엄마가 의사다. -본문 149쪽-

우리 엄마도 우리가 아플때 민간요법 및 약을 제조 ㅎㅎ 해서 주셨다. 무면허 의료 행위인데도ㅎㅎ 신기하게도 잘 나았다.^^
요즘처럼 병원 가기 쉬운 세상이 아니였던 그 시절,  야밤에 아프면 엄마는 밤새 우리 옆에서 의사도 되고 간호사도 되주셨다.
성인이 되었을 때에도 밤에 배가 좀 아팠더니, 집에 있는 약중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약들을 한알씩 까서는 건네주셨는데..
"내가 반~의사야 걱정말고 먹어" 라고 당당히 권하신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

 

이런 글귀외에도 여러 글귀들이 엄마를 생각하는 저자의 아름답고 고운 마음으로 쓰여졌다.

 

이 책 중 가장 내가 생각하는 마음과 똑 닮은 내용이 있어서 본문 그대로 적어서 공유해본다.
나도 문득 이런 생각에 마음 한 켠이 시리고 멍해진 기분이 들때가 있었기에.. 더 이 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어느덧, 내 나이도 마흔이 훌쩍 넘었다.

어느 밤, 문득 잠에서 깨어 엄마가 없을 날을 생각하니,
심장이 '쿵'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심장에 커다란 구멍 하나가 '뻥' 뚫린 것 같은 느낌이...
제발...
오래오래 건강히 아빠와 우리 네 자매 옆을 지켜주기를,
엄마의 온기를 계속 느낄 수 있기를...
엄마가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인데...

어느 깊은 밤, 잠에서 깨어나
고개를 숙인 채 엎드려 하느님께 기도드렸다.

엄마 아빠 건강하게 오래오래 꼭 지켜주시길....
본문 -169~170쪽-

 

 

나도 엄마 없는 세상은 상상도 하기 싫고, 지금 이 나이에도 엄마 없이는 못 살 것 같다.
지금까지 나를 키워주시고 지켜주신 것도 너무 감사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최대한 오래오래 건강하게 함께 곁에 계셔주기를 진심으로 기도해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사랑하는 엄마가 계신다면 건강하고 오래도록 함께 하시길 진심으로 기도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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