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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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는 양극성장애를 겪고 있는 자식의 이야기를 의사 엄마가 기록한 책으로서 기분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 모두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에는 주변에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을 많이 볼 수 있는데 기분장애는 우울보다 훨씬 심해서 자살 충동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저자의 자녀 역시 여러 번의 자해를 겪었고 병원의 입퇴원을 반복하며 병과 싸움을 해나가고 있는 과정을 기록하였는데, 자녀를 키우는 엄마로서 막상 책장을 쭉쭉 넘기기에는 무섭고 두려운 사실들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저자는 부부가 의사이지만 막상 자녀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다른 부모들처럼 아는 것이 없는 무지한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고 수용하기까지도 많은 시간이 걸렸으며 그 사이 아이의 자해가 반복됨에 따라 마음가짐이 바뀌었다고 한다.

정신질환의 가족이 생기면 그 원인을 개인적인 잘못, 특히 부모의 잘못으로 쉽게 몰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뇌와 관련된 이 병은 단순하지가 않아서 유전적 원인과 환경적 원인이 함께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하므로 자녀와 부모에게 일방적으로 잘못됐다고 몰아붙이는 행동을 지양하고 있다.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에서는 세계 유명인들의 정신질환 이야기를 통해 유전적 원인의 근거를 설명하고 있고, 부모의 양육방식과 말투에서 오는 환경적 원인을 짚어보고 있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인데 아이에게는 상처가 되는 일이

많았다.

아이의 생각의 결과 나의 생각의 결은 그 세밀함의 차원이

완전히 달랐다.

부모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지녀온 대부분의 언어 습관을

되돌아보아야 했다.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중에서

부모인 나는 내 아이가 누구보다 앞에 있고 강한 리더가 되는 걸 꿈꿨다. 그래서인지 아이에게 항상 강하게 말하고 내 생각을 훈계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춘기가 된 아이가 나와 대립을 하면서 그동안 엄마의 말과 행동 때문에 자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이야기할 때는 벼락을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처음에는 아이가 느낀 감정을 인정할 수 없어서 네가 잘못됐다며 수없이 다투었는데, 점점 사춘기와 우울이 겹쳐서 변해가는 아이를 보자 부모의 생각이 잘못되었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잘못됨을 인정한 시점부터는 이해할 수 없던 아이의 행동과 감정을 받아들이고 소통하는데 훨씬 수월해졌고 아이도 한결 편해지는 모습이 보였다.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를 읽어보면 우리나라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엄마가 자녀의 치부를 공개하는 책을 쓰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용감하게 출판을 하고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개선에 앞장 쓰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으며, SNS의 발달과 여러 가지 사회환경의 변화로 점점 뇌와 마음이 아파지고 있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이가 줄어들기를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서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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