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 식당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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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온 링고는 모든 것이 사라진 빈 집을 맞이하게 된다.

유일하게 남겨진 건 할머니의 유품인 겨된장뿐이었다.

음식점을 차릴 창업 자금, 요리를 하며 모았던 소중한 그릇들, 행복했던 추억들...

모든 것은 남자친구와 함께 사라지고 충격으로 목소리마저 잃고 말았다.



링고는 남은 돈 몇 푼을 탈탈 털어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열다섯 살에 떠나온 시골 고향으로 향했고, 친하지 않은 엄마의 집으로 들어가게 됐다.

집 옆의 창고에 작은 식당을 여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엄마의 애완 돼지를 돌보는 조건으로 돈을 빌려서 하루에 한 팀만 받는 달팽이 식당을 열게 된다.

그 작은 공간을 책가방처럼 등에 메고, 나는 지금부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와 식당은 일심동체

일단 껍데기 속에 들어가 버리면 그곳은 내게

'안주의 땅'이다.

[달팽이 식당]

달팽이 식당은 전날까지 손님과 면담 혹은 팩스, 메일로 대화를 주고받아 무엇이 먹고 싶은지, 가족 구성, 예산 등을 미리 파악해서 어울릴만한 메뉴로 구성하게 된다.

오랜 기간 상복을 입고 지냈던 마을 할머니의 변화를 시작으로 달팽이 식당을 다녀간 사람들은 각자의 기적을 경험하게 되면서 다양한 사연의 사람들이 변화를 바라며 찾아오는 식당이 되었다.



손님들에게 사연에 어울리는 다양한 메뉴들의 음식을 소개하는데, 음식을 만드는 과정의 묘사가 너무나 섬세해서 작가분이 요리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들게 만들 정도였다.

손님들이 음식으로 인해 치유되는 과정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링고와 엄마의 갈등 부분이 해결될 때가 아닐까 싶다. 엄마에 대한 오해부터 죽음까지의 서술이 우울하지 않고 담백하게 쓰여있어서 더 깊이 있게 와닿았으며 특히, 애완 돼지를 요리하는 부분은 슬픔을 넘어 경건한 마음이 들게 하는 매력적인 필체가 느껴졌다.



달팽이 식당의 표지에 반해서 읽어보게 되었는데 요리와 함께 치유되는 손님들의 사연도 재미있었고, 힘든 순간을 요리와 함께 헤치고 성장해 나가는 주인공 링고의 모습도 응원하게 되는 가슴 따듯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서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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