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쫓아오는 밤 (양장) - 제3회 창비×카카오페이지 영어덜트 소설상 수상작 소설Y
최정원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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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겁하고 초라해도, 그게 진심이었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에서




주인공 이서의 가족은 하늘뫼 수련원으로 여행을 가게 된다. 이서의 아빠와 여동생인 이지는 즐거운 듯하지만 이서는 그렇지 않다. 이서는 그저 지쳤을 뿐이다. 이서는 진심으로 웃을 수 없다. 그런데 갑자기 휴대폰 전화는 먹통이 되고, TV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이 나타난다. 몸집이 거대한 그것은 곰과 늑대를 합쳐 놓은 것처럼 기괴한 생김새를 갖고 있다. 그것은 소리 없이 나타나 사람들을 먹어치운다. 하필 이서의 아빠가 자리를 비운 틈에. 이서는 여동생인 이지를 등에 업고 아빠를 찾으러 나선다.

또 다른 주인공인 수하는 교회 캠프 때문에 하늘뫼 수련원에 갔다.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엄마가 하도 가길 원해서 어쩔 수 없었다. 수하는 사람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혼자 조용히 있는다. 그런 그의 앞에 소녀가 나타났다. 수하는 소녀의 화상 흉터를 뚫어져라 본 것을 사과한 뒤에도 계속 소녀가 마음에 걸린다. 그녀의 감정 없는 얼굴이. 그리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것만 같았던 소녀, 이서를 만나게 된다. 유실물을 갖다주기 위해서 잠시 머문 관리실에서. 절대로 그 소녀 같지 않은 얼굴을 한 소녀를.



사람들이 잘 찾아가지 않는 수련원. 그 수련원에 갑자기 나타난 정체불명의 괴물.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그것에서 쫓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다는 아니다. 그보다 중요한 이야기는 주인공들의 내면의 변화다. 그 변화 또한 괴물한테 쫓기는 것처럼 숨 돌린 틈도 없이 몰아친다. 현실에서나 책 속에서나 과거의 상처는 아물지 못하고, 우리의 뒤를 쫓아온다. 그 상처한테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필사적으로 도망친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의 주인공들도 그런 것 같았다.



폭풍이 쫓아오는 밤을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한 번에 다 읽을 생각이 없었다. 그냥 앞부분만 조금 읽고, 몇 일에 걸쳐 읽을 생각이었다. 책을 한 번에 다 읽으면 시간이 통째로 베어먹힌 느낌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풍이 쫓아오는 밤은 너무나 궁금해서 책을 중간에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이 책은 집어드는 순간 다 읽기 전에는 내려놓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뒷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특히 괴물의 정체는 생각지도 못했다.

몰입도와 반전에 휘둘리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폭풍이 쫓아오는 밤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서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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