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와이프
JP 덜레이니 지음, 강경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1년 8월
평점 :
절판


병원에서 깨어난 에비에게 팀은 말한다.

"당신은 인공적이라는 말이야. 지능도 있고 의식도 있어... 하지만 사람이 만들었지."

"이거, 투자자들을 위해 쓴 거야. 아마 도움이 될 거야"

[질문 : 코봇은 무엇인가요?]

퍼펙트와이프 중에서

이런 대화가 오고 가는 장면이 계속 될때까지도 나는 팀이 무슨 계략이 있어서 에비를 코봇이라고 속이는 줄 알았다.

그가 당신 머리 뒤로 손을 뻗어 머리를 만지작댄다.

쉭하고 무언가가 빨려 들어가는 소리, 이상하고 차가운 느낌, 그러고는 당신의 피부가, 당신의 얼굴이, 얼굴이 수상 스포츠용 고무 옷처럼 벗겨지며 그 아래로 단단하고 하얀 플라스틱 두개골이 드러난다.

퍼펙트와이프 중에서

이때부터 막 깨어난 코봇 에비나 독자인 나나 마찬가지로 혼란스러워졌다.

로봇이 나오는 소설이라니, 이거 장르가 SF 과학소설이었나?

당신은 팀의 완벽한 아내였던 에비 컬런을 대신하여 만들어진 AI 봇으로 일명 컴패니언 로봇=동반자 로봇이었다.

코봇은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뒤 겪는 상실의 고통을 덜어주고 곁에 함께 있어주며 위로와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는데 다른 로봇과 다르게 공감할 수 있다는 특별함이 있었다.

에비의 기억을 업로드한 당신은 팀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 자폐를 앓고 있는 대니를 만나고 생활하면서 점점 기억의 빈자리를 섬광처럼 메꿔나가게 된다.

테크 산업계의 거물이면서 자상하고 완벽한 남편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팀의 지금 모습이 정말일까?

진짜 에비 컬런은 어떻게 사랑하는 대니를 두고 자살을 할 수가 있지?

왜 그녀는 팀 몰래 아이패드를 숨기고 몰래 자료를 검색하면서 완벽하게 사라지는 방법을 알아보았을까?

당신은 번쩍 떠오르는 당신의 직관과 사슬처럼 연결된 실마리를 따라가다가 팀이 당신을 만든 이유를 알게 된다.

진짜 에비는 실종 상태고, 당신은 그녀의 기억을 업로드한 상태에서 그녀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는 직관으로 숨은 장소를 찾아내는 역할이었던 것이다.

당신을 갈등한다.

내가 그녀보다 팀과 대니에게 어울리지 않을까?

그녀를 찾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거지?

실종된 에비로부터 도착한 메시지와 주변인들이 하나씩 말해주는 사실 속에서, 갈라테이아증후군으로 의심되는 남편으로부터 대니를 빼내어 탈출하려 한다.

아슬아슬한 탈출 속에서 실종된 에비가 기다리고 있는 별장이라고 생각되는 곳에 도착하기 전,

당신은 갈등한다.

에비를 죽이면 내가 진짜 그녀가 되는게 아닐까? 아닌가? 그냥 코봇 에비 그대로인가?라는 갈등속에서 문을 열고 마주친 사람은....

프로이트가 주장한 사랑하는 곳에서는 욕망할 수 없고 욕망하는 곳에서는 사랑할 수 없는 갈라테이아 증후군을 앓고 있는 팀의 사생활 민낯이 책장을 넘길수록 속속 드러날 때는 정의감에 불타오르며 읽었고, 당신이 자폐를 앓고 있는 대니의 눈높이에서 교감을 나눌 때는 가슴이 따듯해짐을 느끼며 읽었다.

퍼펙트와이프를 읽는 내내 조금씩 풀려나가는 미스터리에 흥미가 생기지만, 진정한 내용은 뒤쪽의 반전이 아닐까 싶다.

정말 그 어떤 추리소설보다도 더 기막힌 반전이어서, 당황한 나는 읽으면서도 순간적으로 사고 회로가 정지되는 느낌을 받았었다.

보통의 소설은 읽으면서 뒷부분이 예측 가능한데, 퍼펙트와이프는 기가 막히게 예측을 피해나갔다.

반전, 감동 중에 하나만을 가지고 있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은 두 개를 다 가지고 독자의 마음을 훔치는데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끝까지 읽어본다면 코봇 애비가 당신이라는 이인칭 시점을 사용하는지 알게 되며 놀랄것이다.

퍼펙트와이프는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듯한 입체감이 느껴지는 영미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읽고 서평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