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게 갔었어
신경숙 지음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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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작가와 창비와의 조합은 아버지에게 갔었어라는 책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을 선사할

수밖에 없는 만남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기 전에 한참을 망설였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돌아가신지 20여 년이 다 되신 아버지의 기억이 가슴에 콕 박혀 먹먹해

질 거란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 갔었어의 아버지는 격변의 시대를 살아낸 주인공이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 수많은 정치적인 혼돈의 시대까지...

책을 읽기 전의 예감처럼 나의 아버지와 시대적인 배경까지 어쩜 이리 똑같은지, 읽는 내내 감정에 휘둘려 눈물을 찔끔 흘렸다가 멈추기를 수차례 반복하며 읽어낸 책이었다.

어린 나이에 양친 부모를 잃고 졸지에 고아가 되어, 이른 나이에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그 자식은 자신 같은 삶으로 사는 게 싫어서 공부를 시키며 살아가는 퍽퍽한 삶이라면,

나이 드신 여느 부모들의 이야기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신경숙 작가답게 400페이지가 넘는 내용을 가득 채우는 소박하지만 뭉클한 필력으로,

살아온 시대의 흐름에 맞는 세월의 격변이 들어가고, 그 속에서 또 살아남아 가족 곁으로

돌아와서 묵묵히 일해내는 아버지의 모습을 잘 담아내고 있다.

 

아픔을 간직한 딸에게 뚝뚝 끊어지지만 진심 어린 말 한마디 건네는 모습,

 

아버지를 생각하는 마음은 있지만 살갑게 대하기 어려웠던 딸의 모습,

장남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큰아들과의 편지로 주고받았던 솔직한 이야기들,

연결돼 있는 듯하면서도 중간중간 관점이 바뀌어 나오는 이야기 부분에서는 양쪽의

마음이 다 들여다보이는듯해서 더 깊이 공감이 갔다.

 

거의 뒷부분에서 나오는 자신의 주변을 덤덤히 정리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읽으면서

또다시 눈물샘이 차오를 수밖에 없었다.

나의 아버지와 시대적인 배경이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아버지에게 갔었어를 읽으면서

더 깊이 공감되고 몰입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 나 또한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살가운 딸이

아니었기에, 긴 시간이 지나간 지금도 제일 후회되는 부분이 따듯하게 대해드리지 못한

점이었다.

아마도 지금 우리 아이들이 읽는다면 결코 느끼지 못할 아버지의 모습이겠지만,

나에게는 왜 소설 속의 이 분이 모든 아버지들의 모습처럼 보이는지...

 

업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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