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인 이야기 - 신에게 상처받은 영혼을 위하여
이상준 지음 / 두란노 / 2014년 9월
평점 :
품절


 내면세계에 대해서 탐구해가다가, 어느 날인가 '거절감'에 대한 칼럼을 읽는데 눈물이 주르르 흘렀다. 그러면서 평소에 내가 힘들어했던 순간들을 곱씹어봤는데, 거절당할까봐 너무나 두려워서 그랬던 순간이 많았음을 깨달았다. 거절감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 이렇게 저렇게 책을 검색하다보니 <가인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신에게 거절당한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

 나는 하나님을 믿는다. 하지만 때때로 그분이 나를 버리신 것은 아닐까 하고 염려할 때가 있다. 거부당한 듯 아픈 순간이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기쁨을 누리지 못할 때도 종종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어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전문적인 치유 기법이나 '아프니까 괜찮은 거야.'류의 싸구려 위로도 없다. 그저  성경에 나오는 가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덧붙여 풍성하게 한 작품이다. 가인의 일대기를 좀 더 자세히, 다시 말해 그(가인)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다면 아마 이렇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 사이사이에는 시편 느낌이 나는 저자의 서술이 들어가 있다. 가인이 왜 그랬고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안타까움 가득하게. 어느 정도 이야기가 진행되고, 저자의 시편이 살짝 나오고, 이야기는 그대로 진행되고. 흐름이 끊기지 않고 자연스럽게 서사가 진행되는 점이 참 좋았다.

 내용이 그리 많지 않아 어제 몇 시간만에 휙 다 읽었다. 그런데 여운은 아직도 남아있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아니, 사실 마지막 장면도 장면이지만, 책 속에서 묘사된 가인의 생애 전체가 결국은 하나로 수렴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런지.

 안타까웠다. 내 모습도 많이 보였기 때문에 더더욱.

 

 신에게 상처받은 분들이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그분들은 오히려 신과 가까이 있는 것이다. 다만 서로 엇나가 있을 뿐. '이 책이 훌륭하게 교정해줄 겁니다!'라고 보장은 못하지만, 도움은 될 것이다. 나도 다시 한 번 더 읽어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