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명가수 : 응애(된소리)발성
이순교.김영식 지음 / 종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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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감상을 말하겠다. 이 책은 쓰레기다. 몇 페이지 읽고 하는 리뷰가 아니라 진짜 제대로 읽고 쓰는 리뷰이니 살까말까 고민을 하는 분들은 꼭 읽길 바란다.


 

 이 책의 제목은 '나도 명가수-응애(된소리)발성' 이다. 요컨대 어린 아기의 '응애~'를 할 때의 발성을 좋은 발성이라 가정하고 아기의 응애~ 에서 착안을 하여 된소리를 냅시다! 라는 주장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책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건 먼저, 어린 아기의 울음소리가 좋은 발성이라는 전제이다. 갓 태어난 아기, 그러니까 치아가 없고 의사소통이 울음소리로만 가능한 아기 때에는 애초에 변성기가 오지 않았기 때문에 성대가 짧다. 성대가 짧다는 건 조금만 힘을 줘도 고음역의 울음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성대가 짧은 아기가 우는 소리가 무슨 우리가 한 때 잊었다가 다시 기억하고 몸에 익혀야 할 발성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부터 이 책은 마이너스다(참고로 아기도 지나치게 오래 울면 성대에 대미지를 입는다). 아무튼 첫장부터 된소리 발성을 어느 발음에서건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코칭을 하는데, 일단 이런 접근 방식부터가 잘못되었다. 장르를 불문하고 음악에는 다이내믹(강약)이 있기에 성대접촉률은 의도하는 소리에 따라 조절 되어야 한다. 결국 성대 접촉률은 '적절'해야 하는 것이지 무조건 강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책 저자가 116페이지에서 말했듯이 '약한 성대접촉부터 강한 성대접촉까지 모두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말.은.하.지.만 '배에 힘주고 성대접촉률을 높이자!'가 결론이다. 강한 소리를 낼 줄 알아야 약한 소리를 낸다는 식이다. 문제는 그렇게 악을 지르고 배에 힘을 줘서 나는 성대 접촉률이 높은 소리가 좋은 발성의 소리냐는 것이다. (그랬으면 애초에 내가 이 책이 ㅈ같다고 말할 이유가 없지)  

게다가 지시어, 개념어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다. 소리에 대한 이론과 실제에서 이런 이해의 어려움이 다소 있을 수 있지만, 이 책은 좀 지나치다. 문체를 보면 굉장히 초심자에게 쉽게 다가가려는 느낌이 드는데 정작 초심자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불분명한 언어들을 쓴다. 과연 숙련된 발성을 하는 사람들은 이해를 할 지도 의문이지만. 이를테면 '후두개를 열어라', '성대 완성점'이라던지, '성대 방향'을 조정해 음높이를 조정한다든지 하는 식의 지도도 당최 따라할 수가 없다. 심지어 발성용어의 개념을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하다. (반가성을 바람 섞인 소리(p.112)란다) '성대공명통'이라는 유니크한(?) 단어까지 만들었는데(아니 그냥 공명강이라고 하면 되잖아요....), 발성 용어를 참 제 멋대로 정의 해 놓았다.  (사이비...?)

 세스릭스를 비롯한 수 많은 보컬 트레이너들을 통해 믹스보이스를 비롯한 발성의 용어와 메커니즘과 연습방법이 이미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되거나 수정이 되는 와중인데(물론 트레이너마다 접근법과 순서는 다를 수 있다), 이 책은 2020년에 출판된 것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구시대적이다. 강한 소리를 위해서 된소리를 내라는 둥, 후두개를 열라는둥(그게 맘대로 열고 닫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배의 압력을 이용해 소리를 지르라는 식의 코칭을 하고 있다. 그래놓고는 무슨 동요 멜로디에 된소리(...그놈의 된소리 ㅅ발....)로 접촉률이 강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개사를 해 놓은 것도 참 어이가 없다.


그냥 이 책의 주제는 단 하나!!!!!(정말 ㅈ같게도 단하나밖에없다...) 된소리를 책 내내 주구장창 남발하는 이 책의 주제는 '배에 힘 주고 후두개를 열고 성대 접촉이 강한 소리를 내는 연습하자'이다. 구라 같은가. 백문이 불여일견! 꼭 책을 사서 보길 바란다. 제발 뭐 하나 얻어갈 게 있다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초심자든 중급자든 상급자든 이 책에서 배울 것은 없다. 애시당초 오디오 시범 파일 조차 준비할 생각 없는 이런 발성책은 사는 게 아니다.

 나는 이 책의 저자 두 사람이 과연 이 책에 정리해 놓은 방법대로 노래를 연습했는지 궁금하다.



마지막으로 에필로그엔 이렇게 적혀있다.



과학적 사실이 항상 옳지만은 않다.


이 책에서 좋은 발성에 빨리 도달하기 위하여 과학적 사실을 상상력으로 왜곡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산타할아버지가 있다고 믿는 어린이의 크리스마스는 더 행복하다


 

 발성은 음성학, 이비인후과학과 예술 사이에 있다. 예술의 측면만으로도, 과학이나 의학의 측면만으로도 볼 수가 없다. 소리에 대하여 학문적이고도 예술적인 양자의 균형있는 접근을 해야 발성 기술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많은 논란과 혼란도 있었지만 마누엘 가르시아가 고안한 후두경이 사실상 성대 관찰과 후두과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처럼 말이다. 다른 전문분야의 협업으로 시행착오를 걸쳐 발전을 해 나가고 있다.

 저자가 말한 산타할아버지는 허상의 존재이다. 산타를 믿는 어린이는 행복할 지 몰라도 실존하지 않는 존재에 대한 믿음은 자랄 수록 힘을 잃을 것이다. 진실이 아닌 것에 대한 믿음은 늘 헛되다. 이 책의 어설프고 헛된 주장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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