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운드 Around Vol.72 Green Table - 2020.7
어라운드 편집부 지음 / 어라운드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나는 먹는 걸 좋아하는 것에 비해 신경을 많이 안쓰는 편이다. 맛있는 걸 먹으면 좋지만, 조금 더 맛있는 걸 먹기 위해 쓰는 기회비용들에게는 인색한 편인 것 같다. 이번 어라운드를 보고 내가 '음식'의 가치를 그동안 얼마나 평가절하해 왔었는지 조금 반성했다. 72호의 제목이 '맛있는 음식'이어도 좋았겠지만 그보다 '건강한 식탁'이라서 더 마음에 든다. 건강한 식탁이라는 것은 결국 음식에 대한 정성에서 비롯되는 거고 음식에 대한 정성은 결국 그 음식을 먹는 사람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한번 더 알게 됐다. 혼자 사는 내가 건강한 식탁을 마련한다는 것은 그만큼 나를 사랑하는 일이라는 것도.


어라운드 72호 건강한 식탁을 읽으며 느낀 단어들을 무작위로 나열해보자면

- 채식 / 비건

- 좋은 재료(에 대한 자부심)

- 요리하는 정성

- 음식(혹은 요리)에 얽힌 추억

- 건강에 대한 재해석

등등 이다. 탐독의 끝에서 내가 알게 된 건 '건강한 식탁'이라는 것도 결국 마인드 셋의 문제가 아닐까 하는 것. 글루텐 덩어리인 빵이 가득한 식탁은 건강하지 않은 걸까. 고급 식기에 친환경 법랑 냄비로 만든 요리는 건강한 걸까. 거기에 쉽게 답을 내릴 수가 없는 문제였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반려견과 아침을 같이 먹는 주인, 전진우 님의 글이었다. 반려견 완두랑 아침이면 빵을 나눠먹는 모습이 나는 행복해보였다. 완두와 빵을 나눠먹지만, 가끔 개가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는 것은 사랑의 모양이겠지. 그의 마지막 대사를 빌려 적어본다. 정답은 영원히 없고 가설들로 한평생 살아야 하는 운명. 하여, '모름'이 늘 더 아름다운 이 세계에서, 건강은 과연 뭘까.

https://skfkeorms96.blog.me/222034092539

가회동 집사 빈센트 : 요리할 때면 늘 긴장돼. 같은 공간 같은 재료를 넣어 만들어도 항상 같은 결과가 아니거든. 다행인 건 재료는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거야. 많은 정성을 들여 골랐고 꼼꼼히 씻었잖아? 맛을 떠나 그 부분은 항상 당당해. 그다음은 내가 연습하면 잘 나오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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