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 성을 가진 노비 아이앤북 문학나눔 20
윤영선 지음, 이영림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박씨 성을 가진 노비

윤영선 금/이영림 그림

아이앤북

 

 

노비인데 성을 갖고 있다니?

 

어느 현감댁에 박비라는 남자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아들녀석 한참 책을 읽더니 "엄마! 박노비도 아니고 박비는 뭐야?"

하고 물어보더라구요.

그래서 노비(奴婢)라는 말 자체가 사내종과 계집종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알려주었지요.

계집종을 '노', 사내종을 '비'라고 부른다죠.

등장하는 인물은 남자종이고, 박씨 성을 가져서 박비라고 불리는 아이였어요.

 

 

 

엄격한 신분사회였던 조선시대에 사내종으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감히 아들녀석은 상상도 못하겠지만....

아들녀석 또래인 박비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 시대의 사회상을 엿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성도 없는 노비가 왜 박씨라는 성을 가지고 있는지 읽을 수록 궁금하고

신기하고 드라마틱한 이야기였다죠.

 

실제로 이 동화는 사육신중 한 분이신 박팽년의 손자 박일산의 이야기인데요.

올해가 박팽년 탄신600주년을 맞았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더욱 뜻깊은 이야기인것 같아요.

암튼 동화라서 그런지 생각했던 것보다 노비의 생활이 그리 참담하거나 어려운 쪽보다는

일반 양반과의 다른 점을 비교해서 많이 쓰인것 같더라구요.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이 노비로 살고있는 현감댁이 외할아버지댁이라는 설정이

더욱 그렇게 만든 것 같아요.

 

그렇게 엄마인 단이와 아빠 바우, 외할아버지 현감의 배려로 글공부도 하게 됩니다.

박비는 17살이 되어서야 자신의 신분을 알게되는데요.

 

이 부분은 이야기 처음에 등장해요.

 

박비의 이모부되는 감찰사가 현감댁에 찾아오게 됩니다.

단종시절도 끝나고 세월이 흘러 성종시절이었죠.

 임금께 자신의 신분을 속인 죄를 고하자고 권유하는데요.

자신이 노비가 아닌 반역죄로 죽은 할아버지 박팽년의 하나뿐인 손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박비는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만약 임금이 자신을 용서하지않으면 어떻게 될지 정말 불안하고 두려웠을텐데 말이죠.

자신뿐만 아니라 3대를 멸하는 형벌에도 아랑곳하지않은 할아버지의 충정심과 절개를

알게 되었으니 박비도 단단히 각오했으리라 생각되네요.

 

 시작하는 이야기에선 이모부인 감찰사가 현감과 박비를 찾아와서

 신분을 회복하기위해 상소문을 올리자고 권유하는 내용이 나오고

본론은 박비가 외할아버지댁인 현감댁에서 노비생활을 하면서 지내는 이야기를

위주로 펼쳐지는데요.

박비의 엄마인 단이는 박비에게 항상 높임말을 쓴다고

쇠똥이와 동네 노비들에게 놀림을 당하는데요.

홧김에 장독도 깨기도하고, 벌로 먹을 갈며 글공부를 하라는 나리.

마당을 쓸 다가 나리가 공부를 하면 잘 듣고 따라 하라는 엄마!

나리의 숙제로 논어학이편을 쓰다가 쇠똥이의 고자질로

양반흉내를 낸다고 안방마님한테 종아리를 맞기도해요.

이런 내용을 읽으면서..

박비도 자신은 뭔가 다르다는걸 느끼지않았을까 싶기도하더라구요.

주위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가 다르니까요.

 

한편...반역죄로 남자들은 모두 죽임을 당하고 여자들은 노비나 관비로 끌려가야했었는데요.

 달성촌에 나리의 딸 아씨마님이 관비로 오게 되어요.

자신과 운명이 뒤바뀐 채 살아온 박꽃과의 만남,

나리의 말씀대로 한글 이야기책을 빌려주고

풀 숲에서 똥 싼 왕세자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둘은 친해지게 되지요.

어느 날, 우연히 단이와 아씨마님의 이야기를 듣게된 박꽃

박꽃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면서 화공이 되겠다는 편지를 남겨두고

집을 나가버리는데요.

 끝나는 이야기에선 17살이 된 박비가 성종임금 앞에서 자신의 죄를 용서받고

일산이라는 이름과 정3품 당상관이라는 벼슬을 하사받고

아흔아홉칸의 집을 짓고 살도록 해준답니다.

달성촌에 집을 지으면서 하염없이 박꽃을 기다리는 일산....

 

 

 

 전체적으로 스펙타클한 반전이나 구구절절한 안타까움은 많이 느끼지 못했지만

아이들에겐 뜻깊은 역사 공부가 되었어요. 

 

드라마속 인물들처럼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아리송해하는 아들녀석....

조선시대에 태어나지않은게 천만다행이라는 말을 하면서 박꽃은 화공이 되었을까?

하고 궁금해하네요!

 

부록으로 박일산, 박팽년가문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자세하게 수록되어있었더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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