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여우 미래의 고전 49
강숙인 지음 / 푸른책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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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 미래의 고전 49 / 천년 여우 / 강숙인 지음

 

 

천년묵은 여우 이야기!

초봄의 문턱에 읽는 오싹한 창작고전이랍니다.

여우하면 떠오르는 이야기가 바로 '구미호'지요.

전설의 고향을 통해 어릴 때부터 봐왔던 여우이야기.

이 작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여우전설의 뼈대를 그대로 갖추면서

주인공 솔메를 통한 고전 비틀기, 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생각해 보게되는 작품이네요. 

 

 

마을에서 알부자집이라고 불리는 솔메네는 아들만 삼형제이다. 그 중 솔메는 막내.

마을의 뒷산 여우산에서 옛날부터 천년여우에 관한 전설이 전해내려온다.

사람이 되기 위해 천년을 수행하는 여우에 관한 이야기이며, 사람들은 함부로 여우사냥을 하지않는다.

솔메는 이 천년여우 이야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솔메의 아버지는 전설에 아랑곳하지않고 천년여우 사냥에만 몰두하여 결국 천년여우사냥에 성공하면서 천년여우는 일주일만 있으면 사람이 될 수 있는 안타까운 기회를 놓치고 만다.

 

솔메는 천년 여우 이야기가 왠지 좋았다. 사람이 되려고 그렇게 대대로 열심히 수행해 왔으니, 언젠가는 천 년을 채워 진짜 사람이 되었으면 싶었다. 안 그러면 대를 이어 열심히 수행했던 여우들이 너무 가여울 것 같았다.
언젠가 솔메는 어머니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만약 지금 그 여우가 내 또래의 사람이 되면요, 내가 그 애하고 친구할 거예요." -페이지10-

 

아버지는 사냥한 여우를 목도리로 만들어 자랑스럽게 목에 두르고 다닌다.

솔메는 이 목도리를 볼 때마다 꺼림칙한 기분에 휩싸인다.

그렇게 아버지도 이상한 꿈을 꾼뒤로 목도리는 집안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다.

엄마의 임신 소식으로 목도리에 관한 이야기는 점점 사라져가고 솔메가 바라던 이쁜 누이가 태어나서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외동딸 나리가 열 살이 되던 어느 날 누이가 목에 두른 여우목도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솔메.

그날 이후부터 집안의 소들이 죽어나가고 원인을 찾기 위해 삼형제가 망을 보게된다.

솔메는 소가 죽어나가는 원인이 나리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에게 알렸으나

오히려 집에서 쫓겨나게 되는데...

이야기의 틀은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구미호의 기본틀을 크게 벗어나지않는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작가가 의도하고 집중조명한 주제는

바로 나와 다른 존재에 대한 관용과 화해라고 말한다.

인간들의 이기심과 단지 우리와 다른 존재라는 이유로 그들의 희망과 꿈까지

부정하고 앗아갈 수는 없는 법이다.

 

오랜만에 강숙인작가의 작품을 만나서 즐거운 독서시간을 가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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