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성장동화/ 김수정 그림/ for book child
이 책은 일단 황선미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타이틀 만으로도 관심을 집중시킨 책입니다.
한국의 안데르센으로 어린이와 어른들 모두에게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작가이기에 새로운 작품은 언제나 반갑고 기대됩니다.
<나쁜 어린이표>, <마당을 나온 암탉>, <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우리들의 보물섬
제주도>, <마법 같은 선물이야>등을 읽으며 저희집 어린이도 속이 꽉찬 건강한 아이로 성장해나가고 있다지요^^
요즘에는 형제간에 이런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제가 어릴 때만해도 집안의 맏이들에겐 좀 특별한 대우를 해줬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만큼 누리는 혜택?이 많을 수록 뒤따르는 기대감이나 책임감은 더 커지겠지만 말이죠 ㅡ.ㅡ
특히 장손이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다면 더더욱....
주인공인 명조는 364일 먼저 태어난 형 윤조가 항상 자기 보다 더 사랑받고 대우받는다고 생각해요.
실제로도 윤조는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어요. 항상 할머니 옆에서 잠자고 아빠의 기대도 듬뿍 받고 있어요.
명조가 캔버스운동화가 신고 싶어 엄마에게 얘기하지만 할머니는 새로 산 신발을 윤조에게 먼저 신기려고해요. 깨끗이 신고 물려주라는 할머니의
말씀이 제가 봐도 참 얄밉더라구요.
저도 셋째 딸로 태어나서 항상 언니들로부터 물려받고 동생은 또 동생대로 나이차이가 나니 새로 사주고 ㅠ.ㅠ 어릴적 생각하면 정말 억울하고
공감이 가더라구요...
형 윤조의 세상에 끼어든 애 같다고 생각하는 명조.
어린 아이의 반항심 같은 것이 속에서 부글부글 ...명조는 그만 캔버스화 한 짝을 창 밖에 떨어뜨려버려요. 새 신을 못 신을 바엔
이렇게라도 해서 자신의 억울한 심정을 달래고싶었는지도 ㅜ.ㅜ
명조의 이런 생각과 달리 윤조는 오히려 이런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이 부담스러운가봐요.
아빠의 바램과는 반대로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하는 윤조.
하기싫은 보이스카웃과 등산..정작 하고 싶어하는 명조에게는 권하지도 않더라구요.
눈치없이 승마를 배우겠다고 말했다가 할머니와 아빠로 부터 서러움을 받는 모습이 어쩐지 짠 했어요.
창밖으로 던져버렸던 캔버스화를 찾기 위해 신발이 떨어진 곳에 갔지만 하늘색 캔버스화대신 분홍색 캔버스화가 있었답니다. 그렇게 명조는 짝짝이
캔버스화를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하늘색 캔버스화를 가져가서 짝짝이 신발을 가지게 된 또다른 주인공은 바로 댄스반 장나리.
어느 날 같은 반 장하늘이 명조의 그림노트를 함부로 가져가서 돌려주지않고 약올리자 형 윤조가 장하늘을 혼내주는데요.
이 때는 정말 형값을 톡톡히 하는가 싶더라구요!
이 일로 윤조는 협박 쪽지를 받게 되지만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쪽지내용을 읽어본 명조는 형이 걱정되어 아이들을 불러모아 형을 도우려고해요.
그리고 문제의 날에 맞딱뜨리게 됩니다.
그런데 참 우습고도 놀라운 상황이 벌어져요.
형에게 협박쪽지를 보냈던 아이는 장나리였어요.
장나리와 장하늘은 쌍둥이자매였다고하네요.
고작 3분차이로 동생이 된 장나리는 윤조에게 당한 언니를 돕기위해 이런 상황을 만들었던거죠.
364일의 차이도 억울했는데 고작 3분차이로 동생이 된 장나리의 모습을 보며 명조도 한 뼘 성장했겠지요?
할머니와 아빠에게 편애를 받고도 할머니를 미워하지않고 이해하려고 애쓰는 명조, 겉보기에 풍족하고 남부러울것 없을 것 같은 윤조...어른들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윤조. 동생도 잘 챙기는 멋진 형의 모습.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런게 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못마땅하고 이해안되는 부분도 있지만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며 사랑으로 감싸안으면 따뜻해진다는걸.
피를 나눈 가족이라고 막대하지말고 각자의 개성과 인격을 존중해주어야한다는 걸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