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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수수께끼 - 개정판 ㅣ 마빈 해리스 문화인류학 3부작 1
마빈 해리스 지음, 박종렬 옮김 / 한길사 / 2017년 8월
평점 :
남들이 종교가 있냐는 물음에 모태신앙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내뱉던 시기가 있었다. 다들 놀라며 반응해주었다. 마치 어린 아이가 가슴에 훈장을 달고 있는 기분을 즐기는 모양이다. 일요일 아침 어린이 예배가 끝나면 허기진 즐거움을 찾아 교회 안에 있는 작은 쪽방 도서관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벤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파워 바이블 등등 성경과 관련된 만화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와 동시에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럼 신화까지 손에 잡히는 책이라면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 내 흥미를 이끌었다. 어릴적 성경 전체를 거진 2년동안 매일 소리내어 읽어 완독 했던 터라 성경 관련 만화책을 읽더라도 출판사 마다 다양한 해석을 찾아내는 것이 재미있었다. 이때의 경험이 세상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본인을 만들어 냈다고 본다.
<문화의 수수께끼>는 여러 원시민족의 종교와 그들에 대한 생활양식을 사회 문화적 현상으로 바라보고 이를 증명하는 근거와 사례를 통해 수수께끼처럼 보이는 문화의 생활양식을 인류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방법으로 파헤쳐나가야 함을 보여준다. 특히 ‘구세주’ 파트에서 ‘전투적 메시아니즘’ 이라는 표현은 오랜만에 종교에 대한 나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고취시켰다. 이 파트를 읽으며 최근 탈 종교화 이슈도 코로나 라는 사회현상과 맞물려 작용했다는 점이 떠올랐다.
유태인 게릴라들이 로마군대에 대항하여 투쟁 하면서 보여주었던 전투적 메시니아즘과 현재 특정 교인들이 본인들의 신앙을 주장하며 합법 공권력에 물리적으로 거부하는 모습이 겹쳐 보였다는 것이다.
물론 시대적 상황과 대립구조가 온전히 일치하지 않지만, 기독교를 다니며 항상 의문이었던 사랑과 평화를 외치며 정작 호전적 묘사들이 상당히 많던 성경의 내용과 현대에 독실한 기독교인들이 예수가 보면 다시 채찍을 들것만 같은 행동들을 하는 모습을 보며 환멸을 느꼈던 기억 때문인지 부정적으로 느껴졌다. 이에 마빈 해리스는 복음서에 나와있는 모순된 구절들을 대비시켜 놓으며 예수는 전투적 메시아였다는 해석과 이후 시대적 상황에 따라 평화적 메시아로 전환된 이유를 책에서 잘 설명해준다. 잠시나마 이러한 설명을 통해 ‘부정적 시선’ 보다 ‘객관적 이해’를 시도했다. 누군가는 성경을 중동 지방의 역사서 중 유명한 책 이라 생각할 것이고, 누군가는 평생을 살며, 죽는 이후 까지도 가슴속에 품어야 할 거룩한 성서로 남아 있을것이다.필자는 두가지의 관점을 모두 존중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한다. 본인의 흔들리지 않는 주관과 그 외의 모든 의견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있어야만 생각의 폭을 넓히고,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인간으로 더 성장할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수용할 자세 이지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이처럼 경제적 상황과 사회적 관계를 통해 바라본 종교와 문화의 패러다임이 더욱 다양한 방향으로 논의 되었으면 한다:)
언제는 한번 현상을 현상 그 자체로 바라보자는 “객관적 운동을” 결심을 했다.
의식은 과거의 경험과 통념으로 부터의 선입관을 수반하게 마련이다.
이 “선입관” 이라는 무서운 녀석을 한번 길들인다면 참 달콤하고 쉬운 인생을 살지도 모른다.
시각적으로 보이는건 보이는대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이미지와 눈에 보이는 모든 시각적 자료들에 의심을 가졌다. 길거리의 낙서, 예술작품, 밈(meme), 포토그래피 등. 시각 이미지를 전문으로 다루는 사람으로서 갖추어야 할 기초였기 때문이었다. 평소 아무생각 없이 짤방 모음집이나 이모티콘을 사용해왔다면, 한번쯤 그것들이 가지고있는 사회적 의미와 역사를 알고 다시한번 바라보자, 그럼 다른 세상이 보일 것이다. 필자 또한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인지는 하고 있지만 아직 실천이 부족한 ‘선입견의 통제’를 다시한번 상기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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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길사 대학생 서포터즈 2기 활동으로 이 책을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