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호성
구소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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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론 호러> 속 주인공인 10년차 유령 공선은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유령이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공선은 아무런 존재감이 없다. 처음에 공선은 그것이 좋았지만, 이제 공선은 만질 수도 없고 느낄 수도 없는 것에 슬픔과 허무를 느낀다.

닿고 싶어하는 유령을 보면서 '닿음'이 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사랑하는 사람을 품에 안는 것, 손을 맞잡는 것, 과일과 그 밖의 맛있는 음식들의 맛을 맛보는 것, 계절의 바람과 온도를 느끼는 것.. 많은 것들이 닿아야만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이 닿음들은 기쁨을 주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서로의 온도를 전하는 것, 그게 사람이건, 공장에서 찍어낸 상품이건, 혹은 자연이 주는 것이건간에 서로의 온도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소중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볼 수 있고,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 유령도 닿지 않음에 우울해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선에게는 미안하지만 닿음을 느낄 수 있음에, 살아있음에 새삼 감사를 느꼈다.

"나는 항상 글을 쓰며 '이들을 끝없는 절망에 갇혀 있게 두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 p.361 '작가의 말' 중에서

사람과 닿기를 소망하는 영혼, 사이비 종교를 이끌면서도 사실은 믿지 못하는 사람, 생일 날 누구의 축하도 받지 못하는 사람, 최면을 통해 '정신적 안락사'를 택하는 사람들...

소설 속에는 수 많은 이들이 나온다. 대부분 슬프고, 외롭고, 아프다. 괴로운 상황들을 견디고 있다. 그러나 죽음에 이르지 못하고, 다시 하루를 살게 되는 것은 이러한 닿음들에 있는 것 같다. <환호성>의 주인공이 파도 소리를 들었던 것처럼, <요술 궁전>에 선우와 환이 서로의 곁에 있기에 살아있는 것처럼.

앞으로 작가님이 또 어떤 글을 써나가며 사람들에게 '파도 소리' 같은 환호성을 들려주실 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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