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의 천국 문학과지성 소설 명작선 2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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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명분이 아니라 그것을 갖게 되는 과정이었다. 명분이 과정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명분이 제물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천국이 무엇인가. 천국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마음으로 얻어질 수 있는 것이었다. 스스로 구하고, 즐겁게 봉사하며, 그 천국을 위한 봉사를 후회하지 말아야 진짜 천국을 얻을 수 있게 된다.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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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시작부터 끝 날때까지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동상이다. 주정수 원장은 자신이 원생들을 위해 사명을 다 하였다는 증거로 동상을 세우도록 암묵적 동의를 하였다. 주원장이 원생들의 낙원을 만들겠다고 한 일들은 동상을 세우기 위한 핑계일 뿐이고 원생들을 착취한 결과이다. 반면에 조백헌 원장은 원생들이 스스로 자존감을 가지도록 노력한다. 그 과정에 축구 우승이 있었고, 간척 사업이 있었다. 이상욱은 이러한 결과가 결국 원생들이 원장의 동상을 세우게 만들고 원장은 전임들과 같은 동상을 숭배하는 결과를 만들것이라 우려한다. 
  섬을 천국으로 만들자는 밑그림과 명분들은 지배자에 의해 주어진 것이다. 원생들 스스로가 자신들의 천국을 만들기 위해 행함이 없었다.  스스로 천국을 만들기 위한 명분을 가지고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피 지배자 모두가 자신의 동상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얻어진 동상이 불신과 배신을 하지 않는 자긍심이 된다.  동상이란 스스로 살아 있음을, 내가  스스로 존엄함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마음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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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욱의 끝없는 불신을 대하면 ˝도데체 어쩌란 말이야!˝ 라는 외침이 튀어 나온다. 그의 사고를 쫒아가면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지배가가 피 지배자를 위해 무언가를 하면 그것은 동상을 세우는기 위한 거짓된 행위이기 때문이란다.  이제 이 생각에는 어느정도 동의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의 동상을 세우려 한다는 욕을 먹더라도 원생들의 삶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간다면, 그것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황폐화 시키는 일이 아니라면 사랑으로 행해야 한다.
사랑은 빼앗음이 아니라 베푸는 길이라서 이긴자와 진 자가 없이 모두 함께 이기는 길이기 때문이다.

|천국이란 실상은 그것의 설계나 내용이 얼마나 행복스러워 보이느냐보다는 그것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선택 행위와 내일의 변화에 대한 희망이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 수 있느냐에 더욱 큰 뜻이 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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