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공화국 - 프랑스 지리학자가 본 한국의 아파트
발레리 줄레조 지음, 길혜연 옮김 / 후마니타스 / 200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자는 1990년 처음 서울을 방문해 아파트단지의 거대함에 충격을 받은 이후, 나는 어떻게 이런 대단지 아파트가 양산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을 박사 논문의 주제로 삼기로 마음먹었다고 쓰고 있다.  

책의 읽다보면 한국의 즐비한 고층 아파트를 보고, 프랑스 지리학자가 느겼을 충격이 어떠했을지 대충 짐작이 간다. 저자는 현재 프랑스에서는 빈민가로 분류되는 공동주책 아파트가 서울에 거주하는 중산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너무 궁금하였던 것이다.

유럽 여행을 한번 다녀오신 분들이라면, 해외 특히 서구의 도시 스카이라인은 우리가 지금까지 서구적 주거시스템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아파트가 즐비한 서울의 도시경관과는 사뭇 달랐다는 것을 기억할 것이다.

서구에서도 그리 환영받지 못했던 실패한 주거시스템인 공동주택 아파트가 서울의 도시경관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저자의 박사논문 주제가 된 것이다.

어쨌든 저자는 지리학적 분석도구 들을 활용해서 한국의 아파트 문화에 대해 본격적인 해부를 시작한다. 사실 이러한 관점에서 아파트에 대해 분석을 한 책은 드문것 같다.

서문에 2000년 현재 1960년 이전에 지어진 도시 주택은 5% 이하에 불과하고 한국전쟁 이전에 지어진 가옥은 극히 드물어 간신히 3%정도 된다는 저자의 통계인용 부터 책의 내용이 어떻게 전개 되어 질지 궁금해 진다.  

단, 이책은 부동산으로서의 아파트 가격 예측이나 향후 전망 등 이런 부분을 다룬 책은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착오없으시길..

한 도시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서 이렇게 급격한 스카이라인 즉 도시경관이 바뀔 수 있는가 ? 또 그곳에 사는 주민의 생활은 어떻게 바뀌는가에 대한, 지극히 학문적인 시각으로 서술한 책이라는 점이다.

저자가 말미에 공동주택의 유지와 관리문제의 실패로 인해, 현재 서구에서 빈민가로 전락한 공동주택인 아파트에 대해서 한국의 도시계획자들은 차후 어떠한 해법을 제시하면서 풀어나갈 것인지가 궁금하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는 사실 지금 서울에서 하나 둘 불거지고 있는 문제이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그 대표적인 이슈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아파트란 우리에게 진정 무엇인지.. 도시의 경관을 그 짧은 시간에 바꿔 버릴 만큼 소중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정말 자랑스럽게 남겨줄 문화유산이 될 수 있을지, 이런 잡다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