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팡세 ㅣ 세계기독교고전 32
블레즈 파스칼 지음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기도를 하는 자는 하나님을 인정하고 자신을 고백하는 것을 잊을 수 없다. 심지어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도 자신의 처지나 모습을 보며 신에게 간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을 볼 때 종교성은 인간들의 대체적인 특성이 아닐까 생각된다.
인간은 하나님을 부정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들의 비참함 곧 죄악된 모습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자신들의 비참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더 비합리적이고 부정직한 모습이 아닐까? 그렇다면 하나님을 찾는 것은 비겁함이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의 비참함과 하나님의 은혜는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상태에 놓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둠이 짙을수록 광명은 더욱 값지다.'라는 표현이 있다. 이와 비슷하게 인간의 비참함의 극치는 하나님의 은혜의 극치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이다. 로마서를 읽다보면 앞에서부터 죄에 대한 적나라한 지적과 증거들 그리고 우리 모두 죄인임을 밝히고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볼 때도, 신앙에서 하나님 없는 인간의 비참함을 아는 것만큼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감사하게 하는 것이 더 있을까?
오늘 소개하고자 하는 책은 파스칼이 쓴 <팡세>-크리스찬다이제스트-라는 책이다. 처음에는 깊은 사색에서 나옴직한 말들이 이해하기 힘들었지만 점점 신앙 이전의 나자신의 과거 모습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은혜의 깊음을 묵상케하는 책이었다.
이 책은 기독교 변증자의 입장에서 파스칼이 쓴 글들이다. 따라서 읽을 때에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의 인간적 일반성을 생각하며 그들의 입장에서도 기독교가 왜 가치있는지를 묵상해보면 좋을 듯하다. 읽다보면 카톨릭적 입장이나 논쟁의 소지가 있는 부분도 있을 것같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인간의 비참함을 아는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깊이 공감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일 것이다. 메모를 모아놓은듯 단편적으로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들이 있더라도 처음부터 읽으며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큰 줄기를 읽을 수 있다면 유익한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