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에게 잊히는 것이 싫어서 일기를 썼다 - 그림책 작가 오소리 에세이
오소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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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노를 든 신부>에서 소녀는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이번 에세이 역시 작가의 “누군가 나를 발견해 주길 바라는 마음”을 위태로운 고백으로 직접 내 비췄다. 그래서인지 읽으면 읽을수록 작가의 마음과 행동이 이해되었고 작가에 대해 더 궁금해졌다. 

이 일기는 작가의 어린시절 어른의 부족한 공감과 부족한 인정으로인해 자신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오래된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은 자신뿐임을 알게되며 과감히 6년간의 일기를 버리게 된다.
하지만 풀리지 않는 응어리는 언제고 불쑥불쑥 튀어 나오는 법. 저자는 내면의 나와 마주하는 용기를 가지게 되고 다시 일기 쓰는 과정을 통해 “나를 발견한 사람들을 만났고, 물속에서도 견딜 만한 아가미와 지느러미가 생겼다”(프롤로그)고 말한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의 나(2010년)를 미래의 내(2023년)가 만나 생각을 공유하는 부분이다. 즉, 과거의 일기를 읽으면서 달라진 생각에는 검은색 문자로 보라색 문자 뒤에 첨언을 하는 방식이다. 현재의 생각을 덧씌우지 않아 과거의 작가를 만나 이해할 수 있음이 너무 좋았다.

그런 이면에는 책의 제목처럼 작가의 바람이 있었다.
“예전의 사실들을 망각하고는 마치 답을 찾은 것처럼 착각하고 싶지 않다.”(p.57)
“단순히 시간이 지나 점점 잊히면 괜찮아진다는 말은, 현재의 나를 부정하고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잊지 않는 이상 행복은 불가능하다는 말처럼 들린다. (...) 그때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 사는 것이 더 좋다는 납득 가능한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p.58)

꿋꿋하게 존재해준 과거의 나에게 현재의 내가 고마움을 느꼈던 부분은 존재자체를 인정받는 것 같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해당 후기는 아름드리미디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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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버렸더라면 더 좋았을 것들 -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는 내려놓음의 기술
고미야 노보루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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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를 내려놓는다는 것은 포기의 의미를 갖는 것 같아 편치 않다

만약 내려놓지 않음으로써 생기는 알 수 없는 기회와 이익에 미련이 남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살면서 반드시 무언가를 내려놓아야 하고 이 책을 읽으면, "어쩔 수없이 무언가를 포기해야"하는 것이 아닌, "이걸로 충분"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내려놓음"(p.7)이 되어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한한 삶이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눈 깜짝 할 사이에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어느새 중년을 바라보며 아쉬워하는 것은, 유한한 시간에서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지내온 시간을 알기 때문이다.

유한한 시간 앞에 두 가지 중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하나는 일상의 바쁨을 찾아 일중독에 빠지거나, 수다나 오락, 번지점프 같은 활동으로 사고할 여유가 없는 상태를 만들어 죽음을 외면하는 마음을 잃은 태도이며, 다른 하나는지금 이곳그 자체에 집중해서 살아 가는 태도이다.

죽음을 직면하면 후자의 태도로 살아가게 된다고 한다. 인생은 선물이기 때문에 남은 시간은 소중하고 충실히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반대로,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죽음에 대한 공포가 강한 법이다. 심리학 연구에서도 밝혀진 사실이다.”(p.34)


-죽을 운명을 직시했다면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감정, 감각에 민감해져야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고, 잘 들어야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가족과 사회의 기대를 받으며 자신의 감정을 무시한 채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20대 여성도 울림이 없었던 삶 대신, ‘착한 아이를 내려놓고 내면의 소리를 느끼며 진짜 감정을 찾아 나선다.

이때 내면의 감정을 느끼다 보면 부정적인 감정이 대부분인데, 감정을 해방하는 것이 중요하며 안전한 장소에서 소리치거나, 글을 쓰거나 알맞은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내면의 소리는 모두 옳을까?


가슴이 뛴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옳은 마음의 소리라고 할 수 없으며,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늘 내면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의 소리를 간파하면서, 사고방식이나 행동의 궤도를 수정해 나아가야 한다.”(p.97)

-자신의 가치관을 명확히 하여, 높은 가치관을 우선시하자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그것을 소중히 여기게 되고 우선시하게 되어 더 충실히 살아갈 수 있다. 일에 있어서도 돈에 가치를 두는지, 인정받기에 가치를 두는지, 자기계발에 가치를 두는지에 따라 방향성은 달라지기 때문에 내려놓음이 명확해진다.

“’가치관=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알고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며 소중히 여기는 일이 필요하다.”(p.111)

저자는 존F.디마티니 박사의 <디마티니 밸류 팩터> 질문활동을 통해 생활에서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책의 본문에는 해설이, 별지에는 계절별 질문활동도 되어 있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은 과감히 내려놓자.


충실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 중심 밖에 있는 일들은 과감히 내려 놓아보자.

마지막 핵심을 읽고 두 명을 떠올렸다. 스티브 잡스나 주커버그는 수많은 선택의 고민에서 조금이라도 피로를 줄여보고자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고 한다. 불필요한 에너지를 제거하고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 패션을 과감히 내려 놓은 셈이다.

만일 내려놓음에 후회가 된다면 선택의 플러스, 미선택의 마이너스를 적는 활동을 해보자.


당신의 선택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수긍하고 납득하려면 오십 가지 이상을 적어야 할 수도 있다. 당신은 그 선택의 플러스적인 면을 찾을 수가 없어서 후회하고 있는 것이다.”(p.164)


만일 다른 선택을 했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마이너스가 있었을지 충분히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p.165)

잃어버린 것에는 반드시 대신할 무언가 있다는 것은 내려놓은 것이 아름다워 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게 무엇인지 발견하는 활동은 꼭 필요하며, 유한한 시간에서 가치 있고 감사하게 살 수 있는 확신이다.   

해당 후기는 동양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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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작은 왕 세드릭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샐리 로이드 존스 지음, 로보트 왓킨스 그림, 문혜진 옮김 / 보림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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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노랠 들으며 걸어갈 때,

시간 맞춰 버스를 탈 때,

유난히 사람이 많은 출근길

딱 내 앞에서 자리 났을 때,

예상대로 일이 술술 풀려갈 때,

이제부터 뭐든 내 멋대로 맘먹을 때,

아주 맛있는 걸 먹었을 때,

세상에나 힘도 안 줬는데 쾌변"


위는 가수 제이레빗 <Happy Things> 가사의 일부이다.

누구나 할 수 있으며,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찾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행복은 기쁨의 강도가 아닌 빈도라고 하지 않았던가.


처음에 만난 세드릭 왕은 자존감이 높아 보였다.

자신의 업적에 만족하고, 외모에 자신감이 있고, 무엇보다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는 왕으로 보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자신이 작다는 걸 계속해서 느끼게 되고, 생각은 꼬리의 꼬리를 물고 어느새 스스로 만든 꼬리표가 되었다.

세드릭 왕은 키가 커지려고 많이 먹거나 다리를 늘리거나 운동을 하거나 온갖 방법을 써서 커지려는 대신 큰 사람들을 내쫓는 부정적인 행위까지 이어진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정의 판단으로 절대 비교불가다.

처음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자기보다 큰 사람들을 볼까 봐 벽을 쌓거나 창문을 막는 모습에서는 자존감이 낮아 보이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 크다면 자기보다 큰 사람을 쫓아내지 않았을텐데.

세드릭 왕은 스스로 꼬리표를 달고 지내게 된다.


가끔은 그 꼬리표를 감추기 위해, 내가 아닌 다른 모습을 만들고 거짓으로 기뻐한다.

큰 가발, 길어 보이는 거울

그렇게 해서 세드릭 왕은 행복해졌을까?

왕이 찾는 행복의 가치는 무엇이었을까?


세드릭 왕은, 왕실의 모든 자리에 왕보다 작은 아기들을 고용하지만 제 자리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엉망인 왕실이 되고 만다. 얼떨결에 아기들의 보호자 역할이 되었고 지친 왕은 다시 부모들을 왕으로 불러들인다.


하지만, 아기들과의 생활에서 왕은 작은 행복들을 느낀듯하다.

표정도 훨씬 밝아진 왕은 비록 자신보다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도 충분히 눈 맞추며 놀아주고, 이제 더 이상 작은것에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세드릭 왕은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행동은 부정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밉지 않다. 왜냐면 다시 받아들일 수 있는 큰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다.

어디에 붙였던 꼬리표든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중요하고, 작으면 작은 대로 장점과 단점을 인정하는 용기가 중요한 것이다.

해당 후기는 보림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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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오페라 - 아름다운 사랑과 전율의 배신, 운명적 서사 25편 방구석 시리즈 2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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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는 16세기 말 이탈리아에서 시작했고, “작품의 뜻이 있다.

독창을 포함해 합창과 관현악, 발레도 참가하는 규모가 큰 음악극으로 단순히 가극 이상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여기 25편의 작품은, “각 작품의 줄거리와 각 곡의 가사, 인문학적 해석까지 덧붙여”(p.6) 문학적인 서사를 펼친다.

다섯 개의 파트로 나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부르며 사랑은 강하다는 걸 보여주어 깊은 감동을 눈으로, 귀로 감상할 수 있고, 타인의 갈등을 상처의 노래, 분노의 노래로 표현하며 공감을 느끼게 되며, 순수한 사랑을 바보 취급하는 혼란스러운 세상에 그래도 주인공은 선하고 약한 사람을 돕는 영웅으로 나타내기도, 선과 악,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는 세상에서 주인공들은 혼란의 길을 걷기도 한다.

들어가기 전, 오페라의 구성요소는 목차와도 같아서 꼭 읽어야 한다. 오페라의 시간적 구성은 작품의 줄거리를 이해하고 감정을 극대화시켜 몰입을 최대로 이끌기 때문이다.

PART 1

전쟁에서 승리하면 알미레나와 결혼하기로 맹세한 리날도의 분투기를 그린 오페라 <리날도>.

2막중 적군의 여왕 요술정원에 갇힌 알미레나가 자유를 원하는 내용의 나를 울게 하소서는 더 애절하게 느껴진다. 영화 <파리넬리>에서 유명세를 타기도 해 저자는 아이들을 위한, 혹은 오페라 입문을 위한 작품으로 많이 추천”(p.59)된다고 한다.

PART 2

<피가로의 결혼>은 백작의 하인 피가로와 백작부인의 하녀인 수산나의 결혼을 앞두고 사랑의 삼각관계가 얽힌다. 희대의 바람둥이 백작은 수산나를 노리고, 피가로는 복수를 계획하지만 복수의 칼 대신 백작을 크게 골탕 먹이려 한다.

인물들이 많은 만큼 사랑과 원한의 화살표는 제각기고 그에 따른 몰입은 재미를 더해준다.

사랑의 쟁취에 있어 신분사회가 가림막이 된다면 어떨까? 지배계층인 백작과 피가로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분노 또한 생각해볼거리를 남겨준다.

PART 3

뱀에게 쫓기던 타미노 왕자에게 밤의 여왕 시녀들이 나타나 구해주고, 밤의 여왕의 딸 파미나를 구해주길 원한다. 여왕에게 받은 마술피리를 호신용으로 갖고 새잡이 파파게노와 함께 딸을 찾아 나서는데, 실은 자라스트로가 여왕의 악영향으로부터 보호하려고 딸을 납치했던 것이다. 이에 분노한 여왕이 딸을 통해 자라스트로를 죽이라며 명령하고, 이때 21장의 밤의 여왕의 아리아를 부른다. 화려하지만, 자라스트로를 죽이지 않으면 모녀 관계를 끊겠다는 섬뜩한 내용의 곡이다. 결국 파미나는 타미노와 함께 시련을 극복하고 사랑의 진리를 찾게 된다.

PART 4

전쟁터에서 무사귀환을 한 오텔로. 하지만 그의 부하 로더리고는 딴 마음을 품고, 이아고는 오텔로를 파멸시킬 음모를 꾸민다. 이아고는 카시오와 오텔로의 아내 데스데모나의 부정을 암시하는 말을 하고 오텔로의 의심은 점점 커지며, 걷잡을 수 없는 질투는 이성을 잃게 만든다.

4막 데스데모나의 침실.

오텔로에게 죽임을 당하기 전, 데스데모나는 아베 마리아를 부르고 잠자리에 든다.

감정에만 휩싸여 스스로 성찰 하지도, 타인을 헤아리지도 못한 채 영광과 행복의 절정에서 스스로 나락으로 추락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p.231)

PART 5

황제의 딸, ‘투란도트공주는 자신이 내는 세 가지 수수께끼를 푸는 사람과 구혼할 것이며, 풀지 못하는 자는 처형할 것이라고 발표한다.

이국의 왕자 칼라프는 자신의 운을 시험해보기로 마음먹고, 주변에 만류에도 수수께끼에 도전하게 된다. 수수께끼에 성공하지만 모르는 이와 결혼을 할 수 없다며 투란도트 공주는 거부하고, 칼라프는 새벽까지 자신의 이름을 알아 낼 수 있다면 공주를 자유롭게 해주기로 한다.

칼라프가 공주에게 무릎 꿇을 때, "Il mio nome non sai!"(아무도 잠들지 말라) 이 테마가 등장한다.

너무나도 유명한 곡. Nessun dorma!

이름을 알아낼 때까지 아무도 잠들지 못하도록 명령하는 차가운 마음의 공주 마음과 칼리프의 마음이 아리아에 집중하게 만든다.

마치 전쟁승리를 확신하는 느낌의 Vincerò였던 곡이, 아리아가 공주를 이기겠다는 Vincerò었다니!!

장르를 떠나 어떠한 계기로 시작된 것은 관심을 갖게 하고, 그 관심은 취미로 연결되어, 더 나아가서는 교양도 될 수 있으니 계기의 시작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오페라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함으로써 오페라의 감동을 느끼고 감동적인 문장들과 함께 해 삶이 더 충만해진 느낌이 들었다.

해당 후기는 리텍콘텐츠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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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의 공장 일지
김경민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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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는책공장에서 <숨쉬는책공장 일과 삶> 시리즈를 만들어 여러 분야에서 노동하고 있는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출판 노동 이야기, 톨게이트 노동자들 이야기, 노동 정책 이야기에 이어, <미르의 공장 일지>20대의 불안정한 노동 현장 이야기를 일기 형식으로 담았다.

 

책을 읽으며 아이에게 순우리말로 미르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작가의 필명이 미르고 그래서 <미르의 공장 일지>라고 하자 무슨 책이냐며 관심을 보였다.

공장에서 일했던 누나의 일기며, 공장에서 일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그곳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 힘든 현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잘못이 아니고 사회의 잘못이기 때문에, 혼자가 아닌 여럿이 뜻을 모아서 목소리를 내어 인권을 찾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마무리 지었지만,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이렇게까지 기계 부속품 취급을 받는 줄은 몰랐다.

 

대기업 규모의 공장임에도 불구하고 재채기 한 번으로 생산 라인이 밀리는 속도며, 생산 라인의 점검여부로 점심시간이 당겨지거나 줄어드는 일, 당일 아침에 잔업 시간이 정해지거나, 붕대를 감은 채로 다시 출근길에 올라야 하는 등 부당함의 연속이다.

안전과 잔병들은 모두 본인의 몫일 뿐, 관리자의 나올래? 말래?”라는 말은 그만두라는 의미일지 몰라 힘든 몸을 이끌고 나온다.

더구나 기업에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근로기간을 줄이거나, 초초단기로 계약하는 모습은 노동자들의 불만이지만 그마저도 일자리를 잃을까 봐 지켜낼 수밖에 없다.

매번 신입 노동자들을 뽑지만, 능력을 떠나서 아무 기준 없이 정직원의 자녀거나 친척들을 뽑기 때문이다.

 

우리는 시키는 대로 했다. 우리에게는 작업을 통제할 권한도, 권리도 주어지지 않았다.”(p.24)

내가 일한 가치가 이만큼밖에 안 되는 건가 싶어 쓸쓸해지기도 한다.”(p.33)

기계가 사람한테 맞춰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 사람이 기계한테 맞춰서 무작정 생산해야 하는 곳이니까...... 마치 기계 부속품 인간인 것 같다.”(p.72)

사람 하나 쓰러져야 변화가 좀 오려나 싶었지만 쓰러져도 오지 않는다.(p.202)

 

작가는, 반복되는 악조건에 대응하는 자세는 노조의 필요성으로 연결되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통제 억압하지 않는 용기를, 투쟁하는 용기를 바라고 있다.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하는 시대에 우리의 자녀들도 취업난을 겪을 테고, 경단녀인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여서 사회 초년생의 노동 일기는 한 문장 한 문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사람들에게 은 하기 싫은 행위일 수도 있지만, 생활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왜냐면 일을 통해 자신을 쓸모있는 사람으로 느낄 수도 있기 때문이다.”(p.38)

다들 같은 마음으로 차이와 차별을 느끼고 있을 텐데. 개개인이 모여서 뭉쳐야 행동할 수 있을 텐데. 내가 보고 경험하는 이곳이, 부당함을 말하는 것조차 어렵고, 뜻을 모으기가 버거운 이곳이 현실이다.”(p.93)

서열 높은 관리자가 봉건 영주 같다. 그래서 노조가 필요한 것 같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높이려면 뭉쳐서 싸우고 쟁취하고 유지하는 것이 살길이라는 게 피부로 와닿았다. 일하면 할수록 길이 더 또렷해진다.”(p.105)

 

해당 후기는 숨쉬는책공장으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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